중기부, 선진 벤처투자 시장 도약 방안 발표
[서울=뉴시스] 권혁진 기자 = 정부가 2027년까지 국내 벤처투자 시장을 역대 최대 규모인 16조원까지 끌어올린다는 구상을 내비쳤다. 글로벌 투자유치 규모도 1조원 수준으로 대폭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중소벤처기업부(중기부)는 2일 오전 열린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이같은 내용이 포함된 '선진 벤처투자 시장 도약방안'을 발표했다.
국내 벤처투자 시장은 모태펀드 출범(2005년), 벤처투자법 제정(2020년) 등 정부의 노력과 스타트업 및 벤처캐피탈의 도전에 힘입어 최근 15년간 전세계 성장률 13%를 상회하는 연평균 16% 성장을 기록했다. 이렇게 조성된 벤처펀드는 같은 기간 국고채 수익률(5년물 5.0%·10년물 3.9%)의 2배 수준인 연평균 9%의 수익률을 거뒀다.
다만 낮은 글로벌 투자 유치 비중(전체 투자액의 2% 수준), 정부 모태펀드를 비롯한 소수 투자자 중심 시장조성 등은 개선 과제로 지적됐다.
이번 도약방안은 스타트업 코리아 종합대책의 비전을 구체화한 것으로, 우리 벤처투자 시장을 국제 표준에 맞게 고도화해 글로벌 투자자와 국내 민간 투자자를 끌어들이고자 마련됐다.
'글로벌 4대 벤처투자 강국 도약'이라는 비전의 대책에는 국내 벤처투자 시장을 2027년까지 16조원, 2030년까지 20조원으로 성장시킨다는 내용이 담겼다. 정부가 글로벌 벤처투자 금액을 구체적으로 측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30년 글로벌 투자유지 목표 규모는 2조원으로 설정했다.
이를 실현하고자 정부는 글로벌 투자유치, 국내 투자자 확충, 벤처투자 시장 균형성장, 글로벌 수준 투자환경 조성 등의 4대 전략과 이를세분화 한 10대 핵심과제를 선보인다.
우선 글로벌 투자자금의 국내 벤처투자 시장 유입 촉진을 위해 글로벌 투자유치 모펀드(K-VCC)를 싱가포르에 설립한다. VCC는 싱가포르통화청(MAS)이 인가하는 전환형 펀드 제도로, 내부에 독립적인 펀드를 운영할 수 있다. 중기부는 한국모태펀드를 중심으로 VCC를 획득, K-VCC라는 모펀드를 운영한다는 방침이다.
K-VCC는 국내 벤처캐피탈이 적은 비용으로 글로벌 펀드를 설립하고, 글로벌 투자 유치를 뒷받침하는 플랫폼 역할을 수행한다. 2027년까지 싱가포르에 2억 달러 규모 펀드 조성을 추진하고 이후 중동, 미국 델라웨어 등 글로벌 금융 허브에 추가 설립을 검토할 계획이다.
해외 VC 등이 모태펀드 출자액 이상 국내 벤처·스타트업 의무투자하는 글로벌 펀드는 매년 1조원을 추가 조성해 2027년까지 15조원 규모로 확대하고, 세계적인 벤처캐피탈을 국내 유치하기 위한 인센티브도 강화한다.
또한 외국인 투자자를 위한 글로벌 벤처투자 통합신고센터를 개소하고, 관계부처 합동 매뉴얼을 통해 행정절차의 쉬운 이해를 돕는다.
국내 벤처투자 시장 참여 주체는 확충한다.
특히 은행이 보다 과감하게 벤처투자에 나설 수 있도록 일정 요건을 만족하는 정책 목적 벤처펀드의 위험가중치를 400%에서 100%로 낮추고, 금융권의 벤처펀드 참여 확대 인센티브를 제공한다.
또한 대기업의 개방형 혁신을 촉진하는 딥테크 밸류업 프로그램을 본격 운영하고, 대기업이 스타트업에 투자까지 집행하는 경우 모태펀드가 매칭 투자하는 밸류업 펀드를 신설한다. 대기업·공기업 등의 상생협력기금을 활용한 벤처투자 참여를 뒷받침하고자 한국벤처투자가 운용하는 상생협력 모펀드를 조성하고, 기업형 벤처캐피탈에 대한 외부자금 모집 및 해외투자 규제 완화도 지속 추진한다.
벤처투자조합 출자 경험이 없는 연기금, 금융사, 기관 투자자 등이 참여할 수 있는 LP 첫걸음 펀드와 퇴직연금의 벤처투자 참여 관련 논의도 시작한다.
비수도권 전용 벤처펀드는 벤처투자 시장의 균형적인 성장을 도모하기 위한 장치로 2027년까지 1조원을 추가 조성하고, 우선손실충당 등 인센티브 부여로 지역 거점기업, 지방은행 등의 참여를 유도한다.
창업초기 스타트업에는 모태펀드 창업초기 분야 출자 확대 등으로 안정적 투자자금 공급을 시도한다. 글로벌 세컨더리 펀드 1억 달러 규모 조성과 기업승계 M&A 펀드 전용 펀드 마련으로 중간 회수시장 활성화도 꾀한다.
벤처투자 환경은 글로벌 수준으로 성장시킨다.
벤처투자회사의 투자 자율성 관련 규제를 글로벌 표준 수준으로 대폭 완화하는 한편, 선진 벤처투자 시장에서 보편화된 투자·관리업무의 분업화를 허용해 펀드 운용 전문성을 제고한다.
사전동의권이 투자자와 스타트업의 권리를 균형있게 보장하도록 표준 투자계약서를 개정하는 등 글로벌 표준에 부합하는 계약 제도를 확산하고, 벤처투자자 성과평가와 벤처투자회사 관리감독 강화, 선제적 구조조정 시스템 구축도 추진한다.
오영주 중기부 장관은 "스타트업이 글로벌 혁신경쟁의 주축으로 부상한 것은 이미 전세계가 인정하고 주목하는 흐름"이라며 "이는 앞으로 스타트업 생태계에 대한 치열한 국가간 경쟁을 예고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부는 우리 스타트업이 글로벌 기업을 상대로 당당히 경쟁 우위를 선점할 수 있도록 세계 최고 수준의 역동적인 벤처투자 생태계를 조성해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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