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2년 뮌헨 올림픽 선수단 살해범들 추적 ‘신의 분노’ 작전
암살을 적대 세력 주요 인물 제거의 주요 수단으로 활용
[서울=뉴시스] 구자룡 기자 = 스티븐 스틸버그 감독의 영화 ‘뮌헨’(2005)은 1972년 9월 뮌헨올림픽 당시 이스라엘 선수들 11명을 살해한 팔레스타인 단체 ‘검은 9월단’ 대원들을 이스라엘 정보기관 모사드 대원 등이 한 명씩 찾아다니며 제거하는 내용이다.
당시 골다 메이어 이스라엘 총리는 테러에 연관된 인물들을 ‘신의 분노’로 명명된 암살 작전을 지시해 6년 여에 걸쳐 중동과 유럽 각지에서 관련 20여 명을 모두 추적해 사살했다.
지난 17일 레바논 무전기(워키토키) 폭발처럼 사무실 전화 수화기에 폭발물을 설치해 원격 조작하거나 호텔 침대에 무게를 감지하는 센서를 부착한 폭발물을 심어놓는 등 여러 방법이 동원됐다.
하마스 테러 후 암살 특수부대 ‘닐리’ 발족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은 1차 세계대전 당시 유대인 지하조직명으로 쓰이기도 한 이름으로 ‘신의 분노’ 작전을 연상시킨다고 전했다.
닐리의 목적은 하마스의 정예부대 알 카삼 내에서도 핵심 전력으로 꼽히는 ‘누크바’ 요원을 모두 사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핵심 인물은 테러를 진두지휘한 알 카삼 여단 최고지도자 ‘엘 데이프(El Deif)’와 정치 지도자 야히아 신와르라고 당시 이스라엘 언론은 전했다.
이스라엘은 모사드 등의 막강한 정보력을 바탕으로 적대 세력의 주요 지도자에 대해 독살, 교살 등 은밀한 방법부터 아파치 헬기와 미사일까지 동원한 대대적인 폭격 등을 동원해 암살을 실행했다.
지난 27일 이스라엘 폭격으로 사망한 하산 나스랄라가 헤즈볼라 최고지도자에 오른 것은 1992년 전임 최고 지도자 알 무사위도 이스라엘에 의해 살해됐기 때문이다.
1992년 2월 이스라엘 아파치 헬리콥터가 레바논 남부에서 알-무사위 등이 탄 3대의 차량 행렬에 미사일을 발사해 알-무사위와 그의 아내, 5살 아들 그리고 다른 네 명이 사망했다
1996년 모사드는 하마스의 주요 폭탄 제조자 야히아 아야쉬를 모토로라 휴대전화에 장착된 폭발물 50g으로 암살했다.
휴대전화 폭발, 독살, 아파치 헬기 미사일까지
야신 사망 이후 그의 뒤를 이어 하마스 지도자로 임명된 소아과 의사 압델 아지즈 란티시도 한 달이 안 된 그해 4월 17일 가자지구 자택 인근에서 역시 헬기 미사일 표적 공격에 의해 사망했다.
2008년 모사드는 미 중앙정보국(CIA)과 협력해 시리아에 있던 헤즈볼라의 최고 요원 이마드 무그니야를 제거했다.
2010년 하마스의 고위 군 지도자 마흐무드 알-마부가 두바이의 한 호텔 객실에서 사망했다.
자연사로 보였으나 두바이 경찰의 감시카메라 영상 분석과 부검 결과 알-마부는 전기충격으로 마비된 뒤 목이 졸려 살해된 것으로 밝혀졌다.
2020년 1월 이란혁명수비대(IRGC) 정예 쿠드스군 사령관 가셈 솔레이마니가 시리아를 경유해 레바논에 입국, 나스랄라와 만나는 정황이 이스라엘 비밀첩보기관 8200부대에 포착됐다.
이스라엘은 이란과의 전쟁 발발을 우려해 관련 정보만 미국 측에 전달해 미국이 이라크 바그다드 국제공항 근처에서 드론 폭격으로 제거했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합작이었다.(끝)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