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기시다파, 고이즈미 후보측 의원표, 결선에서 이시바에 쏠린듯
'극우' 다카이치, 아소파 지지 받았지만 의원 세력 확장 한계 보여
입헌민주당 새 대표 노다 전 총리 맞상대할 연륜 갖춘 인사 택한 듯
[서울=뉴시스] 박준호 기자 = 비둘기파 정치인으로 분류되는 이시바 시게루 전 일본 자민당 간사장이 27일 제 102대 총리가 될 집권 자민당 총재로 선출된 것은 장기간 지지율 침체기에 빠진 자민당이 40대 기수론이나 극우 성향의 지도자 보다는 안정감 있는 '연륜'을 중시한 것을 의미한다.
일반 여론조사에서 높은 지지율을 받고 있음에도 당 내 의원들로부터는 지지도가 낮았던 이시바의 총재 선출은 당 안팎에서 민심 이반에 직면한 자민당이 기존의 당 보수 색채를 더 짙게 하기 보다는 '민심'을 택한 것으로도 해석된다.
일본 집권 여당인 자민당의 제28대 총재 선거에서 이시바는 1차 투표에서 전체 736표(국회의원 368표, 당원·당우 368표) 중 당원·당우표는 108표를 얻었지만 국회의원표는 46표에 불과, 합계 154표로 집계됐다. 이는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63) 경제안보담당상 보다 27표 적어 열세를 나타냈다.
다카이치는 1차 투표에서 국회의원표 72표를 얻어 고이즈미 신지로 전 환경상(국회의원표 75표)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의원표를 얻었다. 당원·당우표에서도 109표로 일반 여론조사에서 늘 우위였던 이시바 보다 오히려 1표 더 많아, 합계 181표로 1위에 오르는 이변을 연출했다.
이러한 1, 2위 구도는 결선 투표에서는 정 반대로 역전됐다.
이시바는 결선투표에서 215표를 얻어 다카이치(194표)를 21표 차이로 누르고 새 총재에 당선됐다. 두 사람의 득표수를 살펴보면 47개 도도부현련(한국 정당의 시·도당) 표는 이시바 26표, 다카이치 21표로 큰 격차가 없었지만, 승패를 가른 건 의원표였다.
이시바는 자민당 의원 189명으로부터 지지를 얻은 반면, 다카이치는 의원표가 173표로 두 후보간 차이는 10표 이상이었다. 이번 총재 선거가 역대 최다 후보가 뛰어든 난전 속에서 선거 종반으로 갈수록 특정 후보의 유불리를 예단할 수 없었던 치열한 혼전 양상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무시할 수 없는 수치다.
1, 2차 의원 투표만 놓고 보면 이시바는 46표→189표로 무려 143표를 모은 반면 다카이치는 72표→173표로 101명을 더 확보하는데 그쳤다.
1차 투표에서는 고이즈미(75표), 다카이치(72표)에 이어 의원표 중 3위에 머물렀던 이시바(46표)가 결선투표까지 올라, 다카이치에 역전승까지 거둔 배경에는 사실상 이번 총재 선거에도 '파벌 논리'가 통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일반 여론조사에서 높은 지지율을 받고 있음에도 당 내 의원들로부터는 지지도가 낮았던 이시바의 총재 선출은 당 안팎에서 민심 이반에 직면한 자민당이 기존의 당 보수 색채를 더 짙게 하기 보다는 '민심'을 택한 것으로도 해석된다.
일본 집권 여당인 자민당의 제28대 총재 선거에서 이시바는 1차 투표에서 전체 736표(국회의원 368표, 당원·당우 368표) 중 당원·당우표는 108표를 얻었지만 국회의원표는 46표에 불과, 합계 154표로 집계됐다. 이는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63) 경제안보담당상 보다 27표 적어 열세를 나타냈다.
다카이치는 1차 투표에서 국회의원표 72표를 얻어 고이즈미 신지로 전 환경상(국회의원표 75표)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의원표를 얻었다. 당원·당우표에서도 109표로 일반 여론조사에서 늘 우위였던 이시바 보다 오히려 1표 더 많아, 합계 181표로 1위에 오르는 이변을 연출했다.
1차 투표에선 2위…결선에서 뒤집기 성공
이시바는 결선투표에서 215표를 얻어 다카이치(194표)를 21표 차이로 누르고 새 총재에 당선됐다. 두 사람의 득표수를 살펴보면 47개 도도부현련(한국 정당의 시·도당) 표는 이시바 26표, 다카이치 21표로 큰 격차가 없었지만, 승패를 가른 건 의원표였다.
이시바는 자민당 의원 189명으로부터 지지를 얻은 반면, 다카이치는 의원표가 173표로 두 후보간 차이는 10표 이상이었다. 이번 총재 선거가 역대 최다 후보가 뛰어든 난전 속에서 선거 종반으로 갈수록 특정 후보의 유불리를 예단할 수 없었던 치열한 혼전 양상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무시할 수 없는 수치다.
1, 2차 의원 투표만 놓고 보면 이시바는 46표→189표로 무려 143표를 모은 반면 다카이치는 72표→173표로 101명을 더 확보하는데 그쳤다.
1차 투표에서는 고이즈미(75표), 다카이치(72표)에 이어 의원표 중 3위에 머물렀던 이시바(46표)가 결선투표까지 올라, 다카이치에 역전승까지 거둔 배경에는 사실상 이번 총재 선거에도 '파벌 논리'가 통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파벌 없는 선거라지만 파벌 논리가 승부 갈랐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의 정책 계승을 선언하고 선거 종반 상승세를 탄 다카이치는 강경 보수 노선을 추종하며 구 아베파의 지지를 선거의 핵심 동력으로 삼고 아소파에도 구애했다.
결국 결선투표에서는 1차투표에서 탈락한 후보들을 향한 의원표가 이시바, 다카이치 중 누구에게 표를 몰아줄 것인지가 관건이었다.
산케이신문이 복수의 당 간부를 인용한 바에 따르면 당 2인자이자 아소파 수장 아소 다로 부총재는 이번 선거에서 다카이치 경제안보상을 지지할 의향을 기시다 총리 등에게 전달했다. 아소 부총재는 파벌 소속 의원들에게 다카이치 경제안보상이 결선투표로 진출한다면, 그를 지지하도록 했다고 요미우리신문도 보도했다.
기시다의 지지, 고이즈미와의 친분도 역전에 힘 보탠 듯
1차 투표에서 3위로 탈락했던 고이즈미가 이시바 전 간사장과는 가깝다는 점도 결선 투표에서 이시바에게 유리하게 작용했을 가능성이 높다.
1차 투표에서 떨어진 후보들 가운데 4위인 하야시 요시마사 관방장관과 7위인 가미카와 요코 외무상이 기시다파 출신이란 점도 이시바의 결선에서 득표 전략에 플러스가 됐을 것으로 보인다.
고노 다로 디지털상이 아소파 소속이긴 하지만 1차 투표에서 8위에 불과할 만큼 지지기반이 약했고, 아소파 내에서도 극우 성향의 다카이치의 강경 보수 노선에 부담을 가진 의원들이 적잖은 것으로 알려져, 아소파의 파벌표가 2차 투표에서 일부 이탈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다카이치가 1차 투표에서 두 번째로 많은 의원표를 획득하며 전체 합계 1위라는 파란을 일으킨 것도 다카이치가 추구하는 이념 노선에 거부감을 가진 이시바 진영이나 1차 투표에서 탈락한 타 후보 진영에 위기의식을 불러 일으켜 2차 투표에서 이시바에 몰표를 주는 쪽으로 '결집'했을 개연성도 있다.
아소파 표 이탈·다카이치 극우행보 거부감도 작용
요미우리에 따르면 최근 자민당 내에서는 제1야당 입헌민주당의 새 대표로 선출된 노다 요시히코 전 총리에 대한 경계감이 높아지고 있다고 한다. 일본 정치권의 거물로 평가받는 노다 대표는 언변이 좋을 뿐만 아니라, 전직 총리로서 경험도 풍부해 자민당 중진은 "새 총리가 답변에 막히거나 실언을 하면 갑자기 지지율이 떨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노다 대표는 일본 정치권에서 논객으로 유명한데다, 야권에선 성향이 보수 쪽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자민당과 지지층이 겹친다. 노다 대표는 보수적인 정치 성향으로 알려져, 자민당 내에는 차기 중의원 선거에서 중도 보수층을 끌어들일 것이라는 위기감이 팽배하다. 이시바는 노다 대표가 선출되자, 변론에 능한 것으로 평가하면서 "결코 만만하게 봐서는 안 된다. 매우 만만치 않은 상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제1야당 새 대표 맞상대할 연륜 있는 인물 선택
기시다 총리가 기시다파 출신 의원들에게 결선 투표에서는 "당원·당우표가 많았던 사람"을 지지할 것이라는 의향을 전달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시바는 1차 투표에서 당원당우표로 다카이치(109표)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108표를 얻었다. 기시다 총리 입장에선 '코드'가 안 맞는 강경 매파 다카이치보다는 같은 비둘기파 정치인인 이시바가 후임 총리에 오르는 것을 더 선호했을 것으로 보인다.
같은 무(無)파벌인 고이즈미가 다카이치 보다는 이시바와 더 가깝다는 점도 결선 투표에서 득표에 영향을 줬을 것으로 보인다. 고이즈미는 무파벌로 활동을 계속하면서 3년 전 총재 선거에서는 이시바와 함께 고노 다로를 지원해 '고이시카와 연합'이라고 불렸다. 최근 자민당 파벌의 정치자금 파티를 둘러싼 문제에 대해 "인사와 돈이 따라다니는 것이 파벌이라면 파벌을 없앤다는 결론 외에는 없다"고 주장하며 이시바와 같은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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