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스트 분석, 북·중·러·이란 4개국 동향과 협력이 주요 변수로
전선 다양화와 서로의 혼란을 이용하는 ‘주의 분산 배당금’도 과제
[서울=뉴시스] 구자룡 기자 = 영국 주간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러시아 중국 이란 북한 4개국간의 협력이 강화되고 있다며 이들이 ‘혼돈의 4중주’를 연출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미국 인도-태평양 사령부 존 아퀼리노 사령관은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이 이란, 이라크, 북한이 언급했던 용어를 인용해 “우리는 거의 ‘악의 축’ 시대로 돌아왔다”고 말했다.
서구 주도의 질서에 도전하고 있는 측면에서는 ‘악의 축’이 ‘혼돈의 4중주’로 바뀌었음을 의미한다.
일부는 나치 독일, 제국주의 일본, 파시스트 이탈리아를 연결하는 추축국(Axis power)과 유사하다고 지적한다.
필립 젤리코 전 국무부 고위 관리는 군사 및 안보 저널 ‘텍사스 내셔널 안보 리뷰’에서 “러시아, 중국, 이란, 북한은 1930년대의 추축국보다 더 오랫동안 더 많은 면에서 협력해 왔다”고 지적했다.
‘4중주 국가의 전략적 거래주의’
하지만 미국 주도의 질서에 대한 공통된 증오로 단결되어 있다. 한 미국 관리는 “일종의 전략적 거래주의”라고 했다.
‘4중주’ 국가의 3대 협력 분야는 총알(무기 이전), 근력(산업 지원), 두뇌(기술 확산)다.
먼저 총알. 북한과 이란은 우크라이나 전쟁을 수행중인 러시아에 200개가 넘는 파드-360 단거리 탄도 발사체를 포함한 수백 개의 미사일, 수백만 개의 포탄과 수천 개의 공격 드론을 보냈다.
러시아는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 KN -23을 약 65발 발사했다.
산업 협력. 중국은 무기를 보내지 않았지만 방대한 이중 용도 물품을 러시아에 제공했다.
미국은 러시아의 마이크로 전자 제품 수입의 90%, 공작 기계의 70%를 중국산이 차지한다고 추산하고 있다. 이들 부품으로 러시아는 순항 미사일과 드론을 대량 생산할 수 있었다.
2022년 중국에서 굴삭기 수입이 급증해 강력한 방어 진지를 구축해 지난해 하반기 우크라이나의 반격을 좌절시켰다.
러시아 기업들은 서방의 제재를 우회하기 위해 중국 위안으로 더 많은 무역과 자금 조달을 하고 있다.
‘군사 실험실’ 우크라이나 전쟁
이스라엘 라이히만대 디마 아담스키는 우크라이나가 이란인들에게 ‘지식과 학습의 실험실’이라고 말했다.
러시아는 이란 고문으로부터 드론과 미사일을 혼합한 공습을 수행하는 방법을 배운다. 러시아는 드론 제어 및 GPS 신호 방해에 대한 정보를 이란과 공유하고 있다.
북한은 서방의 방공망에 대한 미사일 성능에 대한 귀중한 기술적, 군사적 통찰력을 얻고 있다.
브라운대 중국군 전문가 라일 골드스타인은 중국 전략가들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대만을 둘러싼 전쟁에서 마주칠 것으로 예상되는 하이마스(HIMARS), 지뢰, 무인기의 성능을 연구해 왔다고 말했다.
상호 의심 때문에 방해받았던 중국-러시아는 잠수함, 항공 및 미사일을 포함한 분야에서 기술 협력이 이뤄지고 있다.
러시아는 중국이 미사일 경보 및 방어 시스템을 구축하도록 도울 의향이 있다고 한다.
우주 협력도 심상치 않다.
러시아는 이란의 우주 프로그램을 돕는데 이는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 개발의 전초전이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으로부터 구체적인 기술 지원을 약속받았다.
워싱턴의 싱크탱크 전략 및 국제연구센터(CSIS)의 빅터 차 한국석좌는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재진입체를 개발하도록 돕는 것이 포함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핵개발 협력은 확인 안 됐으나…
빅터 차는 “러시아가 왕관 보석을 내놓을지는 말하기 어렵지만, 푸틴은 탄약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에이브릴 헤인스 미국 국가정보국장은 러시아가 북한에 양보한 것은 오랫동안 유지되어 온 핵확산 금지 규범을 훼손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공동 군사 행동도 있다. 러시아 중국 이란이 오만만에서 해군 훈련을 실시했다.
중러는 알래스카 근처에서 공동 폭격기 순찰을 했다. 푸틴이 6월 평양에서 체결한 협정은 러시아와 북한이 전쟁이 발발할 경우 서로에게 군사지원을 약속했다. 러시아가 한반도의 모든 갈등에 개입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협력의 한계
중국은 러시아에 치명적인 무기 지원을 주저한다. 세계 문제에서 중립적인 중재자로서의 위상이 훼손되고, 부유한 세계와의 경제적 관계가 위태로워질 것이기 때문이다.
국제사회에서 제재를 받는 러시아, 이란, 북한은 신경을 덜 쓰지만 예멘의 민병대 후티 반군에 대함 미사일을 보내는 것은 포기했다.
또 다른 제약은 불신. 중러 양국은 영토 분쟁의 경험이 있고, 중앙아시에서의 영향력을 두고 다툰다.
CSIS의 존 알터먼은 ‘4중주’ 국가는 동맹이 아닌 ‘픽업 게임(임의적으로 필요에 따라 모여서 벌이는 게임)’이라고 했다.
서방에 주는 골치
작년 155mm 포탄 부족이 대표적이다. 미국은 1월 이스라엘에 저장된 비상 재고를 꺼내 우크라이나로 보냈다. 10월에는 방향을 바꿔 우크라이나로 향하던 포탄을 이스라엘로 돌려야 했다.
홍해의 후티 무인기에 미사일을 발사하면서 대만 방어에 사용할 수 있는 미사일이 줄어든다.
기술과 노하우의 교환은 서방 무기의 효능을 희석시킨다. CSIS의 마크 캔시안은 러시아의 방해로 GPS 유도 포탄인 엑스칼리버의 효과가 10% 미만으로 떨어졌다고 평가했다.
이들 4대 독재 국가는 아직 핵무기 개발 노력을 조율하거나 합동 군사 작전을 수행하지는 않았다.
서로의 혼란을 이용하는 ‘주의 분산 배당금’도 과제 키워
존스홉킨스대 핼 브랜즈 교수는 ‘주의 분산 배당금’이 각 구성원들이 개별적으로나 집단적으로 제기하는 과제를 더 키울 수 있다고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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