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타냐후 총리실 "미국 주도 이니셔티브 공유"
전날 美발표 레바논 휴전안에 "우리 방향 아냐"
美 불쾌감에 해명…네타냐후 측근, 美관료와 회동
[서울=뉴시스] 이혜원 기자 =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간 임시 휴전을 놓고 미국과 이스라엘이 엇박자를 내는 가운데, 이스라엘 총리실이 미국 측과 휴전안에 대해 사전 공유한 바 있다고 해명에 나섰다.
27일(현지시각) 타임스오브이스라엘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 총리실은 "미국 주도 휴전 이니셔티브에 대한 잘못된 보도가 많아 몇 가지 사항을 명확히 하는 게 중요하다"며 성명을 냈다.
총리실은 "이번 주 초 미국은 다른 국제 및 지역 파트너들과 함께 레바논에서 휴전 제안을 내놓겠다는 의사를 이스라엘과 공유했다"고 확인했다.
이어 "이스라엘은 북부 국경에 있는 주민들이 안전하게 집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하는 미국 주도의 이니셔티브의 목표를 공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의 노력에 감사한다면서, 이스라엘과 미국 측이 만나 관련 논의 중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성명은 미국 등이 발표한 휴전 촉구 성명 전 이스라엘과 사전 논의 여부를 놓고 당사국 간 서로 다른 주장을 내놓은 가운데 나왔다.
미국과 프랑스, 기타 서방 및 아랍 10개국은 지난 25일 레바논에서 21일간 즉각 휴전을 촉구하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미국 측 설명에 따르면 이번 논의는 발표 이틀 전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의 측근인 론 더머 이스라엘 전략장관의 통화로 시작됐다.
더머 장관은 일시 휴전에 찬성했으며, 네타냐후 총리도 헤즈볼라와 지상전에 끌려가고 싶지 않다는 입장이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휴전안 발표 직후 이스라엘 극우 장관들은 반발하며 정부가 이에 동의하면 연정에서 탈퇴하겠다고 압박했다.
그러자 네타냐후 총리실은 성명을 내 "휴전 관련 뉴스는 사실이 아니다"라며 "현재 이스라엘의 방향은 휴전이 아닌 헤즈볼라에 대한 추가 군사 행동"이라며 사실상 거부 입장을 냈다.
미국은 반박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 소통보좌관은 휴전안이 이스라엘과 협의 후 발표됐다며, 이스라엘이 내용을 철저하게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네타냐후가 왜 그런 말을 했는지 모르겠다. 정치적 고려인지 작전상 고려인지도 모르겠다"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최대 우방인 미국에서 당혹스럽다는 목소리가 나오자 이스라엘 총리실이 진화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네타냐후 총리가 27일 유엔총회 연설을 앞둔 만큼 국제무대에서 지지 목소리를 확보하기 위해 한발 물러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이러한 가운데 더머 장관은 아모스 호흐스타인 백악관 특사와 브렛 맥거크 미국 국가안보회의 중동 담당 보좌관을 만나 레바논 상황을 논의했다.
미 국무부는 성명에서 블링컨 장관이 26일 뉴욕에서 더머 장관을 만났다며, 이스라엘-레바논 국경에서 21일간 휴전 관련 합의와 양측 민간인들이 집으로 돌아갈 수 있는 외교적 해결 방안의 중요성을 논의했다고 설명했다.
블링컨 장관은 분쟁이 격화되면 오히려 피란민들의 귀환이 더 어려워질 것이라며 휴전 중요성을 강조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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