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해경, 지적장애 선원 임금착취·폭행한 4명 검거

[통영=뉴시스] 신정철 기자 = 통영해양경찰서는 지적능력이 부족한 선원의 임금을 착취하고, 폭행 등 인권을 유린한 무등록 선원소개업자 1명을 구속했다. 또 어선 선주로부터 선급급을 편취한 3명을 불구속 송치했다.

통영해경은 26일 기자회견을 열고 지적장애선원의 임금을 착취한 무등록 선원소개업자 A씨를 준사기, 직업안정법 등의 혐의로 구속했다고 밝혔다. 이와함께 A씨와 공모해 조직적으로 어선 선주로부터 선급금을 편취한 B·C·D씨는 사기 혐의로 불구속 송치했다.

A씨는 지난 2019년도부터 최근까지 부산에서 무등록 선원소개소를 운영하면서 지적장애가 있는 선원 1명, 경계선지능을 가진 선원 2명을 소개소로 데려와 숙식 제공을 빌미로 채무를 지게 한 후 서해안 통발어선에 선원으로 일을 시킨 혐의를 받고 있다.

특히 A씨는 이들 지적장애인이 일한 약 3년 3개월간의 임금 1억3000만원을 자신의 통장으로 받아 가로챈 혐의도 받고 있다.

통영해경의 수사 결과, 지적장애 선원들은 근무환경이 열악한 서해안 통발어선에 넘겨진 후 임금을 받지 못하고 고된 노동력 착취를 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A씨로부터 선원들을 넘겨받은 통발어선의 선주 중 일부는 한 철(약 5개월) 조업기간 중 선원들의 이탈을 막기 위해 조업 후 입항해도 육지에 배를 대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고된 노동을 못 이겨 선원들이 병원 진료를 통해 하선해 주거지로 돌아오면 사람들을 보내 다시 어선에 데려와 일을 시킨 것으로 확인됐다. 더욱이 A씨는 선원들의 계약기간이 종료되면 택시를 보내 다시 소개소로 데려와 다른 어선에서 일을 시킬 때까지 관리하면서 말을 듣지 않는다는 이유로 폭행한 것으로 밝혀졌다.

A씨는 지적장애 선원과 일반선원 등 140명을 서해안 통발어선에 소개하고 총 1억원의 불법 소개비를 받아 챙겼고 선원 B·C·D씨와 공모해 남해안 통발어선에 선원으로 승선할 것처럼 선주들을 속여 1년간 승선 조건의 선원 선급금 3000만원을 편취하고 무단 하선 후 다시 다른 어선에도 선급금을 받고 무단 하선하는 방법으로 총 4차례에 걸쳐 약 1억2000만원을 편취해 선원들과 나눠 쓴 혐의도 받고 있다.

A씨는 선원들의 임금과 선급금, 불법 소개비 등의 범죄 수익금 약 4억원을 생활비 및 유흥비로 대부분 사용하고 나머지 약 1억7000만원은 1403회에 걸친 인터넷 불법도박으로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통영해경은 경상남도 발달장애인지원센터와 연계하여 임금을 착취당한 지적장애 선원 등을 서해안 어선에서 구출해 가족에게 인계 후 보호조치하고 있다.

통영해양경찰서 이정석 수사과장은 “지적장애 선원이나 연고가 없는 선원 등 사회적 약자를 상대로 한 인권유린과 임금착취 사범에 대한 수사를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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