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사랑기부제로 지방 부동산 투자 제안
지자체 기획 H-REST 상품 지분 투자·배당
[서울=뉴시스]정진형 기자 = 현재 단발성 답례품을 주는 데 그치는 고향사랑기부금을 지방 유휴 부동산 투자에 투자할 수 있게 해 지방 소멸에 대응하자는 주장이 나왔다.
25일 국토연구원 송하승·최명식 연구위원과 이정민 전 연구원은 '부동산 플랫폼 투자를 활용한 고향사랑기부제 활성화 방안' 국토 이슈 리포트를 통해 '고향부동산 토큰증권'(H-REST) 도입을 제안했다.
리포트에 따르면, 현재 전국 읍면동의 54.5%가 소멸 위험 지역일 정도로 저출생에 따른 인구 감소와 수도권을 비롯한 대도시로의 지방 인구 유출이 심각한 실정이다.
국토교통부 자료를 보면 2022년 기준 전국의 빈집은 10만8000호로, 전남(15.2%), 제주(14.25), 강원(13.1%), 전북(12.9%), 경북(12.8%) 등 수도권에서 멀어질수록 빈집 비율이 높아지는 양상을 보였다.
지난해부터 시행된 고향사랑기부금은 약 651억원으로 집계됐다. 답례품은 가공식품, 농축산품·수산물 등 일회성 상품이 83.5%(98억4000만원)를 차지해 기부금 활용이 단발적이고 휘발성이 높고, 차별성도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국토연구원은 "지방 소멸에 대응하기 위해 정주 인구(이주)와 교류 인구(관광)에서 관계 인구로 인구 패러다임이 변하고, 관계 인구를 늘리는 데에는 부동산을 소유하도록 유도하는 것이 효과적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통계청 자료를 보면 '에코세대'(1979~1992년생)의 68.4%, 에코세대 이후(1993년생 이후)의 80.2%가 수도권에서 태어나, 지방 정주 인구를 늘리는 것은 쉽지 않다는 게 국토연구원의 설명이다.
H-REST는 크라우드 펀딩 중 기부형과 지분 투자형이 혼합된 형태로 ▲언제, 어디서나 자유로운 투자와 소유 ▲누구나 쉽게 참여 ▲실시간 의사결정에 직접 참여 등이 핵심이다.
고향사랑기부 답례품을 일회성 특산품에서 영구성 부동산을 '소유'하는 형태로 바꿔 지속적인 관계를 만들자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고향사랑e음에서 H-REST를 선택하면 세액공제와 함께 지역 부동산의 지분소유권과 유사한 토큰 증권을 받고, 투자한 부동산(구매 토큰)에서 발생한 수익을 지역화폐나 특산품으로 배당을 받게 한다.
지자체가 H-REST 상품을 기획해 고향사랑e음에 등록을 지원하고, 민간 자산운용사는 상품 개발·기획 제안서를 지자체에 제출하는 등 공공과 민간이 역할을 분담할 수도 있다.
여기에 토큰 증권을 답례품으로 할 수 있도록 지자체 조례를 개정하고, 유사 토큰증권인 'DAO'(탈중앙화된 자율조직) 형태를 활용해야 한다는 제안도 나왔다. 일본의 경우 고향 납세에 대한 답례로 NFT를 제공하며 디지털 주민 자격을 부여하는 사례도 소개됐다.
국토연구원은 "H-REST는 경제 모델에서 공공의 이익 모델인 국민신탁운동에도 확장, 활용할 수 있다"며 "문화유산, 자연유산 등 국가유산과 함께 그 주변 지역을 보전하기 위해서 토지와 건축물을 확보하는 방식으로 고향사랑기부제 기반 플랫폼 투자를 활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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