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팀 '체코리아', 원전 르네상스 이루자" 체코 대통령 "EU 교두보"(종합)

[프라하·서울=뉴시스]박미영 김지훈 기자 = 체코를 공식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이제는 '팀 코리아'에서 나아가 '팀 체코리아(Czech-Korea)'가 되어 '원전 르네상스'를 함께 이뤄나가자"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프라하 시내 호텔에서 열린 '한-체코 비즈니스 포럼'에 참석해 기조연설에서 "지난 7월 '팀 코리아'가 체코 신규 원전 건설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는 기쁜 소식이 있었다"며 이같이 밝혔다.

윤 대통령은 "원전 건설과 운영에서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갖춘 팀코리아는 체코 원전 사업에 있어 최적의 파트너가 될 것"이라며 "두코바니 사업의 성공을 위해 팀코리아는 끝까지 최선을 다할 것이며, 정부는 필요한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또한 "이번 원전 협력을 계기로 양국 관계는 한층 더 높은 수준의 포괄적이고 미래지향적인 협력 관계로 도약할 것"이라며 "원전 건설부터 기술 협력, 인력 양성까지 원전 생태계 전 주기에 걸친 협력 기반을 구축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윤 대통령은 "원전 분야의 협력 모멘텀을 산업 전반으로 살려나가야 한다"며 "공업 강국 역사와 튼튼한 산업 기반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양국 간 협력 가능성이 무궁무진하고, 주력 제조업을 첨단산업으로 고도화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어 양국의 협력 방향성 또한 일치한다"고 주목했다.

윤 대통령은 "양국 정부 간 무역투자촉진 프레임워크(TIPF)를 체결해 산업 전반의 포괄적인 협력을 제도적으로 뒷받침하고, 공급망·에너지대화(SCED)를 통해 주요 협력 사업을 논의하며, 배터리·미래차 산업협력센터 설치와 수소연료전지 협력 확대 등 첨단산업 분야별 협력 기반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우주항공, 바이오, 첨단화학·소재, 디지털, 에너지가 양국 연구기관 간 협력이 유망한 분야로 도출됐다"며 "양국 간 공동연구와 원활한 인적 교류를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인프라 분야 협력 의지도 밝혔다. 윤 대통령은 "한국은 세계에서 네 번째로 고속철도 차량을 독자 개발해 수출한 국가이며, 패스트 앤 세이프(Fast and Safe)라는 명성을 쌓아온 만큼 체코의 고속철도 건설과 운영에 한국 기업들이 기여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의 인프라 재건을 위한 인도적 지원에도 함께 힘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전쟁으로 파괴된 주택과 학교, 병원, 도로 등 인프라 재건이 시급하다"며 "양국 정부와 기업들도 국제사회와의 긴밀한 공조 아래 우크라이나 재건을 위해 적극 협력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윤 대통령은 "한국과 체코가 수교도 하기 전인 1989년은 '한-체코 경제협력위원회'가 발족돼 양국 경제계가 교류를 시작했고, 한국산 자동차가 시베리아 횡단 열차를 통해 체코에 처음 수출된 해이다. 35년이 지난 지금은 체코 노쇼비체에서 양국 기술자들이 현대자동차를 함께 만들어 74개국으로 수출하고 있다"라며 "원전을 계기로 새로운 협력의 시대가 열릴 것이다. 지금 성과에 만족하지 말고 눈부신 미래를 향해 더 힘차게 나아가자"라고 경제인들을 격려했다.

이 자리에 함께한 페트르 파벨 체코 대통령은 "한국수력원자력이 두코바니 원전 건설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면서 우리의 협력 관계는 새로운 장이 열리게 됐고, 더 많은 것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고부가가치산업, 연구와 개발, 혁신에 역점을 두는 협력 관계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특히 전기 모빌리티, 배터리, 고속철도, 반도체, AI, 항공우주, 방위산업, 수소, 로봇 등을 다 포함해서"라며 "한국의 경제사절단 모습만 보더라도 우리에게는 정말로 많은 기회가 있고, 협력할 수 있는 많은 기회가 있다고 느낀다"고 말했다. 나아가 "제3국에서도 많은 협력의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파벨 대통령은 그러면서 "분명하게 말씀드릴 수 있는 사실은 체코는 한국의 우크라이나 재건에 있어서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 그리고 EU(유럽연합) 시장의 교두보로써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포럼은 대한상공회의소, 체코상공회의소, 체코산업연맹이 공동으로 개최했다. 양국 기업인과 정부 관계자 등 470여명이 참석했다. 한국에서는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구광모 LG회장,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 등이 참석했다. 체코에서는 페트르 파벨 체코 대통령, 페트르 노보트니 스코다그룹 최고경영자 등이 참석했다. 포럼에서는 양국 기업·기관 간 총 14건의 MOU가 체결됐다.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은 환영사를 통해 "원전 협력과 또 다양한 에너지 분야의 협력을 이어나가야 할 것"이라며 "특히 밸류체인 전반에 걸쳐서 빠르게 성장 중인 한국의 수소 기술은 수소 경제 발전을 도모하고 있는 체코와 협력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 원전을 이용한 수소 생산도 양국의 최우선 과제로 고려해 볼 필요가 있겠다"고 말했다.

얀 라파이 체코산업연맹 회장은 "더 많은 한국 투자자들을 체코에 유치할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며 협력 의지를 강조했다. 원전 협력에 관해서는 "한수원이 전체 사업의 60%를 국산화, 진정한 파트너가 될 수 있다는 점 잘 알고 있다"며 "체코의 산업은 단지 공급업체로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진정한 파트너로서 참여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이 파트너십에 대해 강력한 믿음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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