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25일부터 11월10일까지 서울·전주서 개최
[전주=뉴시스]강경호 기자 = 행정가와 정치가의 길을 걸어왔던 송하진 전 전북도지사가 붓을 잡은 서예가로 돌아온다.
한국미술관과 전주현대미술관은 오는 25일부터 서울과 전주에서 '거침없이 쓴다, 푸른돌·취석(翠石) 송하진 초대전'을 연다고 20일 밝혔다.
이번 초대전은 9월25일부터 10월1일까지 서울 종로구 인사동 한국미술관에서, 10월11일부터 11월10일까지는 전북 전주시 전동 전주현대미술관에서 각각 개최된다.
16년 동안 정치에 몸을 담았던 송 전 지사는 지난 2022년 6월 전북도지사 임기를 마무리한 후 서예가로써 새 삶을 시작한다.
송 전 지사는 이전부터 서예가로서의 활동을 지속해왔다. 그의 아버지인 강암 송성용 선생은 근현대 한국서예를 대표하는 대가 중 한 명으로, 송 전 지사 역시 강암 선생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이번 초대전에서 송 전 지사가 보여주는 서예 작품들은 기존 서예의 형식에 얽매이지 않고 거침없이 나아감을 특징으로 삼는다.
송 전 지사의 이번 작품은 서예가 추구했던 예쁘고 정돈된 글씨를 뛰어넘어 거칠고 자유분방한 서체를 통해 서예의 미적 개념의 확장을 시도했다.
그러면서도 작품 속의 한국적인 느낌과 분위기를 추구하면서 중국·일본의 서예와 다른 한국적인 서예에 대한 끊임없는 탐구와 논쟁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서예가이자 평론가인 김병기 교수는 "손으로 글씨를 쓰는 행위가 사라지는 현실 속 송 전 지사는 '거침없이 쓰는 서예의 즐거움'이라는 자신의 서예를 들고 나왔다"며 "그가 구사하는 서예는 한국서예가 구현해야 할 시대정신이고 젊은이들에게 전통서예를 알리는 효과적 묘안"이라고 평했다.
송 전 지사는 "서예는 문자를 소재로 한 번의 붓질로 추상적인 이미지를 통한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예술행위"라며 "서예의 기본 정신이 중요하면서도 또 우리 한국서예만의 빼어난 아름다움을 위해 많은 노력을 거쳤다"고 말했다.
송 전 지사는 1979년 고려대학교 법학과를 졸업한 후 행정고시에 합격, 전북도청에서 공무원을 시작했다.
이후 제36·37대 전주시장, 제34·35대 전북도지사 등을 역임한 뒤 지난 2022년 6월 말 공직에서 은퇴,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 조직위원장을 맡으며 작품 활동을 이어나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