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추 전년比 63.2% 높은 가격…무도 69% 뛰어
소 등심 가격 전년 수준 돌파…돼지고기도 오름세
[세종=뉴시스]임소현 기자 = 추석 연휴가 끝나고 김장철을 앞둔 상황에서 물가가 좀처럼 잡히지 않으면서 장바구니 물가에는 여전히 비상이다. 정부는 최근 물가 안정으로 소비 회복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는 평가지만 과일·채소류 상승세가 계속되며 체감물가는 여전히 고공행진 중이다.
여기에 아프리카돼지열병, 럼피스킨 등 가축전염병이 잇따라 발생하며 그나마 안정세인 축산물 물가 관리에도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장기적인 내수 부진 속 고물가가 내수 회복세에 걸림돌이 되고 있는 가운데 정부는 체감물가 안정에 힘쓰겠다는 입장이다.
22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지난 20일 기준 배추 가격은 포기당 8989원을 기록했다. 전월(6463원)보다 39.1%, 전년(5509원)대비 63.2% 높은 수치다.
시금치 역시 100g에 3697원으로, 전월(2477월)보다 49.3% 높았고 전년(2511원)보다는 47.2% 오른 가격이다. 열무는 1㎏당 5430원으로 전월(4387원)보다 23.8%, 전년(4157원)보다 30.6% 높은 가격으로 거래됐다.
무도 1개당 3909원으로 전월(3156원)대비 23.9%, 전년(2313원) 대비 69% 올랐다.
폭염으로 인해 채소가격이 여전히 높은 수준에 형성된 데다 추석 성수기 진행한 정부와 유통사의 할인 지원이 종료되면서 국민이 체감하는 장바구니 물가는 더욱 치솟을 가능성이 높다. 추석 연휴 이후 김장철을 앞둔 시점에서 배추·무 등 가격이 꺾이지 않을 경우 김장물가에도 비상이 걸릴 전망이다.
그나마 약세를 보이고 있는 축산물의 경우 전염병으로 인한 가격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모양새다. 지난 19일 충북 충주시 소재 한우농장에서 럼피스킨(LSD) 발생이 확인되며 올해만 다섯 번째 럼피스킨 확진 사례가 나왔다.
특히 18일 경기 여주에서 럼피스킨 확진 사례가 나온 데 이어 추석 연휴에만 연이어 이틀 연속 럼피스킨이 발생한 것이다.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지난 19일 기준 한우 1등급 등심 소매가격은 100g 당 9247원으로 전년(9088원) 수준을 뛰어넘었다. 지난 7일 7925원을 기록하며 7000원대까지 떨어졌던 가격이 다시 9000원대로 올라선 것이다.
같은 기준 삼겹살 가격도 100g 당 2719원으로 이달 들어 가장 높았다. 전년(2668원)과 비교해도 소폭 높았다.
가축질병 위기단계는 아프리카돼지열병과 럼피스킨이 '심각' 단계를 유지하고 있다. 아프리카돼지열병의 경우 올해만 8건 발생했다.
내수 침체가 계속되는 가운데 정부는 내수 회복속도를 높이기 위해 물가 잡기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농축수산물 가격은 국민의 장바구니 체감물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정부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우리 경제는 견조한 수출 호조로 회복 흐름이 이어져 왔지만 내수 회복은 상대적으로 속도가 나지 않는 모습을 보여왔다"며 "정부는 체감물가 안정에 더욱 힘쓰면서 내수와 민생 회복속도를 더욱 높이는 데 총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