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곳이 회의 0…'식물' 정부위원회 줄인다더니 여전히 590곳

기사등록 2024/09/22 13:00:00

최종수정 2024/09/22 13:08:33

행안부, '2024년 행정기관 위원회 현황' 보고서

위원회 636개 중 246개 '폐지·통합' 발표했지만

올해 6월말 기준 590개…"법안 폐기·신설 영향"

1년간 회의 미개최도 44개…예산 편성만 329억

행안부 "일괄정비법안 국회 제출…조속히 정비"

[서울=뉴시스] 김사열 당시 국가균형발전위원장이 2020년 9월23일 서울 종로구 국가균형발전위원회 회의실에서 비대면 영상회의로 열린 '제27차 국가균형발전위원회 본회의'를 주재하고 있는 모습. 2020.09.23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김사열 당시 국가균형발전위원장이 2020년 9월23일 서울 종로구 국가균형발전위원회 회의실에서 비대면 영상회의로 열린 '제27차 국가균형발전위원회 본회의'를 주재하고 있는 모습. 2020.09.23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강지은 기자 = 정부가 운영실적 저조 등 불필요한 정부위원회를 40% 가까이 줄이겠다고 했지만, 여전히 그 수가 590곳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 1년 간 회의를 단 한 번도 열지 않은 곳도 44곳이나 됐다.

22일 행정안전부가 발간한 '2024년 행정기관 위원회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6월말 기준 법률과 대통령령에 근거한 정부위원회는 총 590개다.

이 중 대통령과 국무총리, 중앙행정기관에 설치된 행정위원회는 40개, 자문위원회는 550개다. 행정위원회는 자문위원회와 달리 행정기관 사무의 일부가 부여돼 인사·조직·예산 등 독자적인 권한을 행사할 수 있다.

정부위원회를 소속별로 보면 대통령 소속 18개, 국무총리 소속 58개, 각 부처 소속 514개다. 부처별로는 국토교통부가 62개로 가장 많고 보건복지부(51개), 교육부(29개), 산업통상자원부(28개), 농림축산식품부(27개) 등의 순이었다.

행안부는 "조직 규모가 크거나 민간 부문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부처에서 위원회를 많이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현재 정부위원회 수는 정부가 운영실적 저조, 유사·중복, 단순 자문 성격의 위원회를 과감하게 정비하겠다고 밝힌 것을 감안하면 여전히 많은 수준이다.

앞서 행안부는 윤석열 정부 출범 해인 2022년 9월 정부위원회 636개 중 불필요하거나 비효율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위원회 246개(39%)를 폐지·통합하는 내용의 '정부위원회 정비 방안'을 발표한 바 있다.

대통령 소속 21개→13개, 국무총리 소속 61개→21개, 부처 소속 554개→212개 등으로 위원회를 대폭 줄이겠다는 것이다.

특히 위원회 정비를 위한 점검 결과, 일부 위원회는 위원을 위촉해 놓고도 실제 회의는 거의 개최하지 않는 등 사실상 '식물위원회'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정부는 밝히기도 했다.
[서울=뉴시스] 최근 5년(2020년 6월~2024년 6월)간 정부위원회 변동 사항(자료=행정안전부 제공)
[서울=뉴시스] 최근 5년(2020년 6월~2024년 6월)간 정부위원회 변동 사항(자료=행정안전부 제공)

이에 정부는 본격적으로 위원회 정비에 나섰지만 지난해 6월 기준 위원회는 615개(21개 증가·42개 감소), 올해 6월 기준은 590개(15개 증가·40개 감소)로 유의미하게 줄어들지는 않은 모습이다.

대통령 소속 지방시대위원회 등이 신설됐고, 대통령 소속 군사망사고진상규명위원회와 국가균형발전위원회, 국무총리 소속 국가보훈위원회 등이 정비되거나 폐지됐다.

행안부 관계자는 "위원회 정비는 법 개정 사항인데, 21대 국회 회기 만료로 관련 법안이 폐기되면서 시간이 다소 걸리는 부분이 있다"며 "여기에 새 정부 출범 이후 새로 필요한 위원회가 신설된 영향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체 위원회 수로 보면 크게 줄어들지 않은 것처럼 보이지만, 정비 대상 위원회로 보면 246개 중 현재까지 절반 수준인 126개가 정비된 상태"라고 부연했다.

정부위원회 590개의 최근 1년 간 회의 개최 횟수는 평균 16.1회다. 이는 지난해(14.9회) 대비 1.2회 증가한 수치다.

이 중 계속·상시 업무를 수행하는 행정위원회의 회의 개최 횟수는 평균 91.3회로 높았으며, 자문위원회의는 평균 10.7회로 집계됐다. 4회 이상 회의를 개최한 곳은 총 279개로, 전체의 47.3%에 해당했다.

그러나 1년 간 회의를 한 번도 개최하지 않은 위원회도 44개나 됐다. 이는 전체의 7.5%로 지난해(14.1%) 대비 크게 줄어든 것이라는 게 정부 설명이지만, 안일한 운영이 지속되고 있다는 얘기다.

이 중 법령상 개최 요건이 발생하지 않은 위원회는 28개, 위원회를 구성 중이거나 회의 개최 예정 등인 곳은 16개였다. 회의를 1번만 연 곳은 88개, 2회 78개, 3회 55개였다. 기타 46개는 통·폐합 등 정비 중인 위원회다.

올해 정부위원회에 편성된 예산은 총 329억9000만원으로, 평균 5600만원이다. 이 중 절반 이상인 336개 위원회는 별도 예산이 편성되지 않았지만, 규제개혁위원회 등 6개 위원회는 10억원 이상 편성됐다.

행안부는 회의 개최 실적이 저조한 위원회 등을 정비 대상으로 추가 선정해 위원회 정비에 보다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또 폐기된 정비 법안을 재입법해 진행 상황을 주기적으로 점검할 예정이다.

행안부 관계자는 "위원회 정비와 관련한 법안이 많기 때문에 각 부처에서 일괄 정비 법안을 다시 마련해 국회에 제출한 상태"라며 "국회에 적극적으로 입법의 취지를 설명해 위원회 정비가 조속히 진행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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