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켓몬 베끼지마" 닌텐도, 법적 대응…크래프톤에 불똥 왜?

[서울=뉴시스] 오동현 기자 = 일본 게임사 닌텐도가 '포켓몬스터' 지식재산권(IP) 지키기에 나섰다. 포켓몬스터 표절 논란에 휩싸였던 게임 '팰월드'의 제작사를 상대로 특허권 침해 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이는 '팰월드' IP로 모바일 게임을 개발하려던 한국 게임사 크래프톤에도 불똥이 튈 전망이다.

닌텐도와 포켓몬컴퍼니는 지난 18일 팰월드 제작사 포켓페어를 상대로 도쿄 지방법원에 특허권 침해 소송을 제기했다. '팰월드'가 포켓몬스터의 특허권을 다수 침해한다는 이유로 침해 금지 및 손해 배상을 구하는 소송이다.

닌텐도는 19일 공식 웹사이트를 통해 "당사는 닌텐도 브랜드를 포함한 IP를 침해하는 행위에 대해 필요한 조치를 취해 수년 간 공들여 쌓아온 IP를 보호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소송에 함께 한 포켓몬컴퍼니는 포켓몬스터 IP를 관리하는 닌텐도 계열사다.

논란이 된 '팰월드'는 일본 도쿄 소재 게임 개발사 포켓페어가 약 3년 간 개발한 3인칭 오픈월드 슈팅 샌드박스 게임이다. 글로벌 PC 게임 플랫폼 스팀에서 출시 당시 역대 동시접속자 수 2위에 해당하는 210만명을 기록하며 큰 주목을 받았다. 출시 한 달 만에 2500만장이 팔렸을 정도다.

게임은 포켓몬스터를 닮은 다양한 디자인의 몬스터 '팰'을 포획해 전투를 진행하는 방식이다. 팰을 활용해 건축과 생존에 필요한 음식과 재료들을 수급할 수 있다. 재료를 모아 집을 짓고 물건을 제작하는 공장을 만들거나 세계를 탐험하는 게임 방식 등은 샌드박스 게임 '마인크래프트'와도 비슷하다.

특히 팰월드에서 포켓몬과 상당히 유사한 팰이 등장한다는 것 뿐만 아니라, 다양한 게임을 표절했다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더욱이 미조베 포켓페어 대표가 닌텐도의 게임 개발자 양성 프로그램 '닌텐도 게임 세미나' 출신인 점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하지만 미조베 대표는 저작권 침해 논란에 대해 부인하고 있다. 올초 일본 미디어 '오토메이션'과 진행한 인터뷰에서 "팰월드는 출시 전 법무적 검토를 모두 거쳤으며, 타 기업에 의한 법적 조치도 가해지지 않았다"고 밝힌 바 있다.

이제는 닌텐도의 소송으로 상황이 달라졌다. 지난 7월 소니뮤직엔터테인먼트, 애니플렉스 등과 손잡고 팰월드엔터테인먼트를 설립해 게임 외 분야에서 IP 사업을 확장하려던 계획에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포켓페어 측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우리가 어떤 특허를 침해했다는 것인지 (닌텐도 등으로부터) 고지 받지 못했다"며 "게임 개발과 무관한 문제로 상당한 시간을 할애하게 된 것이 안타깝다. 개발자들이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추구하는 데 방해받지 않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팰월드 IP의 모바일 플랫폼 확장 가능성을 눈 여겨 보던 한국 게임사 크래프톤의 발등에도 불이 떨어졌다. 최근 크래프톤은 '팰월드 모바일' 게임 개발자를 구인하는 공고를 낸 바 있다. 현재는 모집 공고가 'New Project(새로운 프로젝트)'로 변경된 상태다.

'팰월드 모바일' 게임 개발 지속 유무 등 관련 질문에 크래프톤 측은 "확인해줄 내용이 없다"며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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