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바논·시리아 헤즈볼라 호출기 동시 폭발…"수백명 이상 부상"

기사등록 2024/09/18 00:49:54

최종수정 2024/09/18 06:44:24

사망자는 아직 보고 안 돼…레바논 주재 이란대사도 부상

[아이타알샤브=AP/뉴시스]이스라엘 공습을 받은 레바논 국경 마을 아이타 알샤브 외곽에서 검은 연기가 피어오르는 모습. 2024.09.18.
[아이타알샤브=AP/뉴시스]이스라엘 공습을 받은 레바논 국경 마을 아이타 알샤브 외곽에서 검은 연기가 피어오르는 모습. 2024.09.18.
[서울=뉴시스] 박준호 기자 = 수백대의 무선 호출기가 17일(현지시각) 레바논과 시리아 일부 지역에서 거의 동시에 폭발하면서 레바논 무장단체 헤즈볼라의 구성원과 이란 대사 및 수십 명의 다른 사람들이 부상을 입었다고 AP통신 등이 보도했다.

익명을 조건으로 말한 헤즈볼라 관계자는 AP에 호출기가 폭발하면서 레바논의 여러 지역에서 수백명이 부상을 입었으며, 그 중에는 헤즈볼라 구성원도 포함됐다고 말했다. 그는 몇몇 헤즈볼라 전투원도 시리아에서 그들이 휴대하던 호출기가 폭발하면서 부상을 입었으며,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사람들이 사망했는지는 즉시 알 수 없으며, 레바논 국경을 가로질러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사이의 긴장이 고조되는 시기에 헤즈볼라 관계자들은 이스라엘이 정교한 원격 공격을 감행한 것으로 지목했으나, 이스라엘 군은 관련 논평을 거부했다.

이란 반관영 파르스 통신은 텔레그램 채널을 통해 모즈타바 아마니 주레바논 이란대사가 경미한 부상을 입어 병원에서 진찰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텔레그램 채널을 통해 보도한 또 다른 반관영 메흐르 통신은 아마니 대사가 호출기 폭발로 부상을 입었다고 보도했다. 
 
소셜 미디어와 현지 언론에 따르면 베이루트 남부 교외의 사진과 영상에는 사람들이 손이나 바지 주머니 부근에 상처를 입은 채 도로에 누워 있는 모습이 담겨 있다.

헤즈볼라의 최고 지도자인 하산 나스랄라는 이전에 이 단체 대원들에게 휴대전화를 소지하지 말 것을 경고하면서 이스라엘이 이들의 움직임을 추적하고 표적 공격을 수행하는 데 사용할 수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레바논 보건부는 모든 병원에 응급 환자를 수용할 준비를 갖추고 호출기를 소유한 사람들은 호출기를 가까이 두지 않도록 권고했다. 또한 의료진에게 무선 장치 사용을 피하라고 요청했다. 

AP는 현지 병원의 응급실이 환자로 과밀화 상태이며, 많은 환자가 사지에 부상을 입었고 일부는 중태라고 보도했다.

레바논 국영 NNA통신은 레바논 남부, 동부 베카 밸리, 베이루트 남부 교외의 병원이 사람들에게 모든 유형의 혈액을 기증해 줄 것을 호소했다고 전했다. 이 지역들은 모두 헤즈볼라가 강력한 입지를 굳힌 곳이다.

NNA통신은 베이루트 남부 교외와 다른 지역에서 "최첨단 기술을 사용해 무선호출기 시스템이 폭발했고 수십 명의 부상자가 보고됐다"고 보도했다.
  
헤즈볼라 관계자는 익명을 전제로 한 AP 인터뷰에서 이번 폭발은 "장치(호출기)를 표적으로 삼은 보안 작전"의 결과라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적(이스라엘)이 이 보안 사건의 배후에 있다"고 말했지만 자세한 설명은 언급하지 않았다. 그는 헤즈볼라 구성원들이 휴대하던 새로운 호출기에는 폭발한 리튬 배터리가 들어 있었다고 덧붙였다. 

리튬 배터리는 과열되면 연기가 나고 녹으며 심지어 불이 붙을 수도 있습니다. 충전식 리튬 배터리는 휴대전화와 노트북에서 전기 자동차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소비자 제품에 사용됩니다. 리튬 배터리 화재는 최대 590℃까지 타오를 수 있다. 

이번 호출기 폭발 사건은 레바논과 이스라엘 간의 긴장이 고조된 시기에 발생했다. 레바논의 무장단체 헤즈볼라와 이스라엘군은 이스라엘과 가자지구에서 헤즈볼라 동맹인 하마스 간의 전쟁을 배경으로 11개월 이상 거의 매일 충돌해 왔다. 

이 충돌로 인해 레바논에서 수백 명이 사망하고 이스라엘에서 수십 명이 사망했으며 국경 양쪽에서 수만 명이 이주했다. 이스라엘은 17일 주민들이 집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북부에서 헤즈볼라의 공격을 중단하는 것이 이제 공식적인 전쟁 목표라고 밝혔다. 

이스라엘은 과거에도 폭발물이 달린 휴대전화를 이용해 하마스 무장세력을 사살한 적이 있으며, 2010년 이란 핵 프로그램을 겨냥한 컴퓨터 바이러스 '스턱스넷' 공격의 배후는 이스라엘이라고 보는 시각이 널리 퍼져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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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바논·시리아 헤즈볼라 호출기 동시 폭발…"수백명 이상 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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