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연구원, '한부모 가구주의 노동시장 이행 궤적' 연구
남성은 취업자 지위 유지…여성은 '비경제활동' 반복 경험
학력 높고 상용직 경력 길수록 안정 일자리 가질 가능성↑
[서울=뉴시스] 고홍주 기자 = 한부모 가구주가 된 후 일자리 질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인이 가족 해체 이전의 상용직 근무 경력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특히 노동시장 밖에 있었던 '경력단절여성'의 경우 한부모 가정의 가구주가 되면 다수가 안정적이지 않은 일자리에 노출되거나 다시 비경제활동상태로 이동되는 패턴을 보였다.
15일 한국노동연구원에 따르면, 월간 노동리뷰 2024년 8월호에는 이 같은 내용이 담긴 김영아 노동연구원 연구위원의 '한부모 가구주의 노동시장 이행 궤적' 연구가 실렸다.
이번 연구는 어떤 특성을 가진 사람이 한부모가 된 이후 불안정한 일자리로 진입하게 되는지에 초점을 맞춰 진행됐다. 4년 동안 배우자 없이 18세 미만 자녀와 함께 살고 있는 한부모 가정이 분석 대상이다.
김 연구위원은 한부모 가구 전후 4년 간의 노동시장 이행 궤적을 ▲지속적 상용직 유형 ▲불안정 경력 유형(계속해서 일자리를 옮기는 유형) ▲임시 및 일용직 위주의 임금근로 유형 ▲비임금근로 유형 등 네 가지로 분류했다.
분석 결과 노동시장 진입 이후 상용직 근무 경력이 길수록, 학력이 높을수록 한부모가 된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상용직을 가질 가능성이 높았다. 자녀 수는 많을수록 지속적으로 상용직을 가질 가능성을 낮췄다. 자녀 나이가 어릴수록 상용직보다는 임시일용직 유형이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거주하는 집의 형태도 영향을 미쳤다. 전세인 경우 자가에 비해 지속적인 상용직보다 임시 및 일용직 유형이 될 가능성이 2.3배나 높았다. 월세는 2.96배 높았다.
지역별로는 광역시에 거주할수록 서울에 비해 지속적 상용직보다 비임금근로화 유형이 될 가능성이 2.72배 증가했다.
성별로 나눠 분석하면 남녀 간 차이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남성 한부모는 한부모가 된 이후에도 이전 일자리 지위를 유지하거나 노동시장 내에서 '취업자'로서 일자리를 이동했다. 반면 여성 한부모는 한부모가 되는 시점에 노동시장 밖에 있던 비취업자였다면 다수가 안정적이지 않은 일자리에 노출되거나 '비경제활동(취업도 실업도 아닌, 일을 할 능력이 없거나 할 의사가 없는 사람)' 상태가 되는 경우가 빈번했다.
즉, 여성의 경우 한부모가 되는 시점에 노동시장 밖에 있었던 '경력단절' 상태였다면 노동시장에 진입하면서 불안정한 경력 또는 임시직 및 일용직화에 노출될 가능성이 큰 것이다.
다만 일부 여성 한부모는 곧바로 상용직으로 진입했는데, 이에 대해 김 연구위원은 "높은 교육 수준이 지속적 상용직 유형이 될 가능성을 증가시켰다"고 설명했다.
김 연구위원은 "한부모가 되기 이전 생애 동안 축적한 안정적인 일자리에서의 커리어는 한부모가 된 이후 지속해서 상용직으로 커리어를 이어가는 데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했다"며, "한부모 가구주의 직업능력 개발과 자립 역량 강화를 위해 노동생애 초기부터 축적한 커리어 특성을 반영한 맞춤형 커리어 플랜을 설계해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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