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심분리기 종류도 다르고 시설 면적도 크게 넓어
북한이 자체 설계하고 금지 부품 수입해 제작한 듯
원심분리기 1680개 작동…별도 장소에 추가 설치 중
[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북한이 13일 처음 공개한 우라늄 농축시설은 2010년 미국의 핵과학자 지그프리드 해커 박사가 방문한 영변 농축시설보다 훨씬 발전된 새로운 시설이라고 미국의 북한 전문매체 38노스(38NORTH)가 13일(현지시각) 보도했다.
해커박사가 목격한 농축장치는 P-2형이었다. 그러나 이번에 공개된 농축시설은 P-2와는 전혀 다른 형태다. 또 농축장치와 시설 규모도 크게 확장된 형태다. 김정은 총비서가 지시한 “기하급수적 규모”는 아닐지라도 북한의 농축 능력이 크게 증가한 것이 분명하다.
무엇보다 이번에 공개한 농축시설이 북한이 자체 설계하고 제조한 것으로 보인다. 물론 수십 년 동안의 제재에도 불구하고 일부 부품은 수입했을 것이 분명하다.
북한이 공개한 사진에 따르면 냉각 코일이 원심분리기를 둘러싼 틀 속 원심분리기 모터 주변에 설치돼 있다. 틀은 초고속으로 회전하는 원심분리기가 부서지는 경우 옆의 원심분리기에 피해를 주지 않도록 설치한 차폐장치다.
또 각각의 원심분리기에 연결된 투입 및 배출 초고속 밸브와 파이프에 진동 센서가 달려 있다. 밸브는 고장 난 원심분리기를 격리함으로써 압력 증가를 막거나 다른 원심분리기를 오염시키는 것을 막는 장치다. 이 밸브는 수출 통제 품목이며 제조하기가 대단히 힘든 품목이다. 고장에 대비해 원심분리기 고정 장치도 매우 튼튼하게 돼 있다.
무엇보다 원심분리기 설치 규모가 크게 늘어났다.
북한이 공개한 사진에 따르면 김정은이 처음 방문한 시설에는 원심분리기가 섹션마다 280개가 있는 것으로 보이며 시설 전체로는 1680개의 원심분리기가 설치된 것으로 추정된다.
김정은이 두 번째로 방문한 장소는 첫 번째 장소와는 다른 곳으로 아직 일부 원심분리기가 설치돼 있지 않다. 북한이 농축시설을 계속 확장하고 있음을 과시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두 곳의 시설을 합하면 원심분리기가 모두 2000개를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첫 번째 시설은 영변의 핵과학연구센터에 있는 농축시설일 가능성이 있다. 두 번째 시설의 위치는 확인되지 않으나 2021년과 2022년 영변에서 확장한 시설이거나 영변이 아닌 다른 미확인 지역에 있는 것일 수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