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이수지 기자 = 글은 인간이 만든 도구 가운데 가장 정교해 거의 정신의 원점까지 밀고 나간다.
형체가 없는 마음은 도구와 매체에 의해 조형, 변형된다. 그러나 글이 아름답고 풍성해지면 그 사람의 마음 역시 아름다움과 풍성함에 가까워진다.
특히 정신 속에서 개념과 글의 길을 내면 그 길들은 서로 이어진다.
반대로 걷지 않으면 그 길은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
책 '조각난 지혜로 세상을 마주하다'(글항아리)는 글쓰기, 말하기, 읽기, 듣기로 인문학을 강의하는 시인이자 철학자 김영민의 열 차례 강의 모음집이다.
저자는 말하기와 글쓰기, 시간에 따른 변화를 쫓으면서 인문학적 관심이 어떻게 넓어지고 재배치되며 진화하는지를 살핀다. 말하기는 글 쓰듯 하면 안 되고 말은 듣는 이와 정신적 관계를 맺는 일이므로 그를 위해서, 그를 향해서 이뤄져야 한다고 전한다.
공부는 무엇보다 '글'이다. 저자는 글 쓰면서 공부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아왔다.
정신의 길들을 걷기 좋게 정비하고, 곳곳에 개념들의 표지석을 세우며, 각각의 길이 이어져 통하도록 만드는 것이 정신과 마음을 다루고 키우는 기초적이고도 표준적 방식이라고 조언한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