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심, 누락을 넘어 내용 수정 부분 있어 허위 보고로 판단
항소심, 유족의 요구는 2차 가해자 처벌 등과 일맥상통
[대전=뉴시스]김도현 기자 = 고 이예람 중사 사건과 관련해 속보 보고에 ‘강제추행 사건 피해자’라는 정보를 누락한 상태로 보고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공군 간부가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12일 지역 법조계에 따르면 대전지법 형사항소4부(부장판사 구창모)는 허위공문서작성, 허위작성공문서행사, 의무자허위보고 혐의로 기소된 전직 공군 구사경찰단장 A씨에게 징역 8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뒤집고 무죄를 선고했다.
A씨는 지난 2021년 5월 21일 오전 영내 관사에서 이 중사가 극단적 선택을 한 뒤 사건을 국방부에 보고하면서 강제추행 피해자라는 부분과 유족이 관련자 처벌을 요구하는 부분을 의도적으로 누락하고 국방부에 단순 사망 사고처럼 보고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특히 유가족이 이 중사가 일부 인원들로부터 가해자의 선처를 요구받아 힘들어했고 이들의 조사 및 처벌을 요구한 내용이 기존 문서에 있었지만 국방부 보고 당시 문서에는 ‘유가족이 사망 동기를 명확히 밝혀달라는 것 외에 특이반응이 없다’는 취지로 기록된 것으로 전해졌다.
1심을 심리한 국방부 보통군사법원은 “공군 참모총장에게 보고된 국방부 사고 속보에 내용 누락을 넘어 내용이 수정된 부분이 있어 허위 보고로 판단한다”며 A씨에게 징역 8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1심 판결에 불복한 A씨는 이 중사 사망 원인에 대한 수사가 본격적으로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사망 원인에 대한 잘못된 예단 및 이 중사에 대한 2차 가해 발생 방지를 위해 내용을 축약해 기재한 것이라고 항소했다.
구 부장파사는 “문서에 기재된 ‘딸의 사망 동기를 명확히 밝혀달라’ 등의 내용은 전체적인 맥락상 유가족이 사망 동기를 밝혀달라고 요구한 사실로 이해할 수 있으며 이는 유가족의 요구 사항 핵심이 사망한 원인을 명확히 조사해 강제추행 사건과 관련된 부대원들의 2차 가해가 밝혀지면 처벌해 달라는 것으로 볼 수 있어 일맥상통하는 면이 있다”며 “이와 같은 요구의 취지 및 문언 전체적인 맥락을 고려할 때 이는 유가족 반응 부분 기재가 허위라고 다정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이미 피고인이 이 중사 사망 후 공군 관계자에게 강제추행 피해 사실을 보고했고 실제로 당시 국방부 장관에게 사망 사건 사망자와 관련해 부대 내 강제추행 피해 사실이 있었던 것 같고 2차 가해 정황이 있는 것 같다는 유선보고를 했다”며 “제출된 증거만으로는 이 사건 사고 속보의 유가족 반응란 기재 내용이 허위라거나 피고인이 이를 허위라고 인식했다는 점이 합리적으로 의심의 여지 없이 증명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한편 이 중사는 2021년 3월 2일 부대의 한 중사에게 강제추행을 당해 신고했지만 2차 가해에 시달렸고 같은 해 5월 21일 극단적 선택을 했다.
해당 사건에 부당 개입한 혐의를 받은 전익수 전 공군본부 법무실장은 지난달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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