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평 용천사·영광 불갑사 꽃무릇 축제 개막
폭염으로 대부분 개화 안돼 휑한 모습 연출
[함평=뉴시스]맹대환 기자 = 국내 최대 꽃무릇 군락지인 전남 함평 용천사와 불갑사 일대에서 꽃무릇 축제가 시작됐지만 정작 꽃이 개화하지 않아 관계 공무원들이 울상이다.
12일 함평군에 따르면 이날 용천사 꽃무릇공원 일원에서 제25회 함평모악산 꽃무릇 축제가 개막해 오는 15일까지 열린다.
하지만 축제의 주인공인 꽃무릇이 대부분 개화하지 않아 축제의 의미가 퇴색됐다.
용천사 꽃무릇공원은 사찰로 올라가는 숲길 양 옆에 약 40만평 규모로 꽃무릇이 군락을 이루고 있으며, 매년 9월 초 붉은 융단을 깔아 놓은 듯한 모습을 연출한다.
축제가 개막한 이날 꽃무릇 꽃대가 드문드문 올라오고는 있지만 빨간 꽃이 개화하지 않아 꽃무릇 군락지인지 가늠하기 힘들 정도다.
축제 관계자들은 올 여름 기록적인 폭염이 장기간 이어지고 9월 초 강수량도 적어 꽃무릇 개화가 늦어진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함평 용천사 인근 영광군 불갑사 꽃무릇공원도 사정은 마찬가지이다.
극히 일부에만 꽃무릇이 개화했고 대부분의 군락지는 산속 풀밭이다.
함평과 영광의 꽃무릇은 추석 연휴가 끝난 뒤 개화가 절정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불갑사 공원에서는 오는 13일부터 22일까지 '상사화 빛에 물들고, 영광에 머물고'를 주제로 제24회 영광불갑산 상사화축제가 열린다.
꽃무릇과 상사화는 외모가 비슷하지만 생물학적으로 다른 식물이다. 두 꽃 모두 꽃과 잎이 따로 피어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이라는 의미를 갖고 있다.
함평모악산 꽃무릇축제와 영광불갑산 상사화축제 관계자들은 꽃이 피지 않았지만 축제는 예정대로 진행한다.
함평에서는 치유농업, 편백온열테라피, 건강측정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영광에서는 미디어파사드, 달빛야행, 산사음악회 등 볼거리와 즐길거리를 제공한다.
함평군 관계자는 "폭염으로 꽃무릇이 제 때 피지 않은 것은 처음"이라며 "다음 주 말쯤에 꽃무릇 개화가 절정에 이를 것으로 보여 축제가 끝난 뒤에도 꽃무릇공원을 찾아 즐기기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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