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불황에 더는 못 버텨"…건설업 폐업·부도 '속출'

기사등록 2024/09/15 16:55:00

올해 건설사 22곳 부도…4년 만에 최다

'악성 미분양' 증가세…유동성 위기 고조

[서울=뉴시스] 김금보 기자 = 24일 서울 시내 한 아파트 공사 현장에 타워크레인이 설치돼있다. 2024.06.24. kgb@newsis.com
[서울=뉴시스] 김금보 기자 = 24일 서울 시내 한 아파트 공사 현장에 타워크레인이 설치돼있다. 2024.06.24.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박성환 기자 = 주택 경기 침체와 건설 원자재가격 증가, 유동성 위기 등 악재가 겹치면서 건설경기 불황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자금난에 어려움을 겪고, 더는 버티지 못하면서 건설사들의 폐업과 부도가 잇따르는 등 건설업계가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다.

실제 올해 부도난 건설업체 수가 22곳에 달한다. 이는 2020년 이후 최다 수준이다. 건설산업지식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9월(7일 기준) 누적 기준 부도난 건설업체(금융결제원이 공시하는 당좌거래 정지 건설업체로 당좌거래정지 당시 폐업 또는 등록 말소된 업체 제외)는 모두 22곳이다. 이는 동기 기준(1~9월) 지난 2019년(42곳) 이후 가장 많은 수치이자, 지난해 전체 부도 업체(21곳) 수를 넘어선 것이다.

면허별로 부도 업체는 ▲종합 7곳 ▲전문 15곳 등으로 나타났다. 지역별로 ▲서울 1곳 ▲경기 2곳 ▲부산 5곳 ▲광주 2곳 ▲울산 1곳 ▲강원 1곳 ▲충남 1곳 ▲전북 1곳 ▲전남 2곳 ▲경북 2곳 ▲경남 2곳 ▲제주 1곳 등이다.

건설사 폐업도 증가했다. 올해 1~7월 누적 종합건설사 폐업 신고는 295건으로, 전년 동기(218건) 대비 35.32% 늘었다. 같은 기간 전문건설사 폐업 신고는 1158건으로, 1270건 증가했다.

건설업계는 통계로 드러나지 않지만, 영업을 중단한 지방 소규모 건설사들도 적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건설 원자재가격과 임금 인상 속에 기존에 계약했던 공사가 중단되거나, 공사 발주 자체가 줄면서 경영난이 심각한 상태"라며 "그래도 규모가 어느 정도 있는 회사는 당좌거래를 이용하기 때문에 부도가 나면 확인이 되지만, 규모가 작은 회사는 부도가 나더라도 확인하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신규 등록 면호가 감소했다. 올해 1~7월 누적 종합건설사 신규 등록은 지난해 같은 기간(624건)보다 56.08% 감소한 274건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전문건설사 신규 등록은 지난해 1~7월 누적 2868건에서 올해 같은 기간 3101건으로 증가했다.

좀처럼 해소되지 않은 미분양 물량이 건설업계의 발목을 잡고 있다. 지난 7월 기준 전국 미분양 주택이 7만1822가구로, 8개월 만에 감소했다. 다만 '악성 미분양'으로 분류되는 준공 후 미분양은 1만6038가구로, 12개월째 증가하고 있다.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2024년 7월 주택 통계'에 따르면 7월 말 기준 전국 미분양 주택은 총 7만1822가구로, 전월(7만4037가구) 대비 2215가구(3%) 감소했다.

다만 준공 후 미분양은 1만6038가구로, 전월(1만4856가구) 대비 1182호(8%) 증가했다. 전체 미분양 물량 중 80.2%(5만7833가구)가 지방에 집중돼 있다. 수도권은 1만3989가구로, 전월(1만5051가구) 대비 1062가구(7.1%) 감소했다. 미분양물량이 가장 많은 지역은 경기도(1만187가구)와 대구(1만70가구) 등 순으로 집계됐다.

건설 경기 침체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건설경기실사 '종합실적지수'는 69.2로, 전월 대비 3.0%p(포인트) 하락했다. 건설경기실사 '종합실적지수'는 건설기업이 체감하는 경기 수준을 지표화한 것으로, 기준선인 100을 넘으면 낙관론이, 100 이하면 부정론이 우세한 것으로 판단한다.

이지혜 건산연 연구위원은 "건설경기실사 '종합실적지수'를 기업 규모별로 살펴보면 전월 대비 대기업 지수는 상승한 반면 중견과 중소기업 지수는 하락해 격차가 확대됐다"며 "서울과 지방 지수 모두 상승했지만 두 지수간 격차는 큰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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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등록 2024/09/15 16:55:00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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