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심의위, 결격사유자 위촉했다 뒤늦게 9명 해촉
제조사 이해관계 얽힌 인사들이 차량 제작결함 등 심의
"정부, 사전 결격사유 확인 제대로 안해…신뢰 떨어뜨려"
[서울=뉴시스]조재완 기자 = 자동차 리콜 심의기구인 '자동차안전·하자심의위원회(자동차심의위)'가 결격사유가 발견된 심의위원들을 최근 무더기 해촉한 것으로 확인됐다. 차량 결함을 시정하라고 지시해야 할 심의위원들이 해당 제조사와 이해관계가 얽힌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면서다.
10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전용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자동차심의위가 최근 심의위원 이력을 전수조사한 결과 결격사유가 발견된 9명을 해촉했다. 지난 5월에 8명, 7월에 1명에 대해 각각 해촉 처분을 내렸다.
해촉된 이들은 차량 제작결함 사건이 발생한 자동차 제조사 출신이거나 자문·연구·용역을 수행한 이력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현대차그룹 계열사인 현대차·기아차·현대엔지비와 얽힌 위원이 8명이었고, 나머지 1명은 폭스바겐 출신이었다.
자동차심의위는 차량 제작결함이 발견됐을 경우 하자 여부를 따지고 제조사에 시정을 요구하거나 차주와 제조사 간 관계를 중재하는 역할을 한다. 심의위는 지난해 1월 자동차·법률 분야 전문가 60명을 위원으로 위촉했는데, 자동차 제조사와 이해관계가 얽힌 위원들에게 사건 중재를 맡긴 셈이다. 현행 자동차관리법은 심의위원이 사건이 발생한 자동차 제작사에 종사했거나 용역·연구지원을 받는 경우 직무에서 배제하도록 하고 있다.
정부가 조치에 나선 건 해당 위원들이 이미 임기를 절반 이상 채운 뒤였다. 심의위원 임기는 위촉일로부터 2년으로, 올해 12월까지다.
전 의원은 "국토교통부와 교통안전공단이 사전에 결격사유를 확인해야 했음에도 이를 제대로 하지 않아 위원회 심의의 공정과 신뢰를 떨어뜨렸다"며 "자동차 심의위원 자격과 결격사유를 면밀히 검토해 심의위 공정성에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