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상 2·3상서 고배
[서울=뉴시스]황재희 기자 = 알츠하이머 치료제 개발이 또 한 번 좌초됐다.
6일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의 뇌 질환 전문 신약개발 기업 아티라 파마(Athira Pharma, 이하 아티라)가 진행한 알츠하이머 임상 2·3상이 실패로 돌아갔다. 간세포 성장인자(HGF) 양성 조절제인 ‘포스고니메톤’이 1차 및 주요 2차 평가변수에서 위약(가짜약)보다 더 나은 결과를 얻지 못했기 때문이다.
아티라는 알츠하이머 치료제로 쓰이는 아세틸콜린에스테라제 억제제를 복용하지 않는 경증에서 중등도 알츠하이머 환자 312명을 대상으로 26주간 임상시험을 진행했다. 1일 1회 포스고니메톤을 주사하고 이를 위약과 비교하는 방식이다.
그 결과, 포스고니메톤은 인지 평가 점수인 ‘ADAS-Cog11’과 기능 평가 점수인 ‘ADCS-ADL23’을 합산한 글로벌 통계 테스트에서 위약보다 더 나은 결과가 나오지 않아 1차 평가변수를 달성하지 못했다.
다만 질병이 더 진행된 환자 하위 그룹의 분석 결과, 위약에 비해 포스고니메톤 치료 그룹의 임상 결과에서 더 큰 치료 효과가 나타났다.
아티라 최고 의료 책임자인 하비에르 산 마틴(Javier San Martin) 박사는 성명을 통해 “이번 임상은 우리가 기대했던 결과가 아니다”라며 “위약 그룹에서 임상적 감소가 나타나지 않은 것은 짧은 연구 기간과 함께 포스고니메톤의 효과를 해석하는 시험 능력에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 워싱턴에 본사를 둔 아티라는 2020년 8500만 달러(한화 약 1132억원)의 시리즈 B 투자를 유치하고 2억4000만 달러(약 3200억원)를 연달아 유치하며 시장에 등장했다.
뇌 속에 쌓여 알츠하이머를 유발하는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을 표적으로 해 개발하는 다른 기업과는 달리 HGF와 세포표면에 발현하는 단백질(MET)을 표적으로 한 포스고니메톤 주사제를 개발하며 주목을 받아 왔다. 신경세포 증식과 생존을 촉진하는 HGF를 조절해 알츠하이머의 치료 결과를 개선할 것으로 기대를 받아왔다.
그러나 앞서 2022년 임상 2상에서 효능 입증에 실패한 데 이어 이번 임상 2·3상에서도 고배를 마시면서 개발에 빨간불이 켜졌다.
실제로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투자자들은 아티라의 주식을 대거 매도했다. 아티라 주가는 시판 전 거래에서 73% 하락한 0.76달러까지 하락하기도 했다.
이에 아티라는 근위축성 측색 경화증(ALS), 알츠하이머병 및 기타 신경 퇴행성 질환 치료를 위해 개발 중인 차세대 경구용 저분자 약물 후보물질인 ‘ATH-1105’를 개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아티라는 최대 80명의 건강한 지원자를 대상으로 ATH-1105의 안전성, 내약성 및 약동학을 평가하는 용량 증량 1상 임상시험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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