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환 금융위원장, 저축銀 비판…"부동산 편승해 손쉽게 영업"

[서울=뉴시스] 최홍 기자 = 김병환 금융위원장이 저축은행장들을 만나 그 간의 영업행태를 지적했다. 본연의 서민금융공급 기능을 외면하고, 부동산 파이낸싱프로젝트(PF) 대출 등 부동산 경기에 편승해 손 쉽게 영업을 해왔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김 위원장은 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저축은행중앙회장, 8개 저축은행장들을 만나 위기극복을 통한 시장신뢰 제고와 지역·서민금융 공급기능 회복 방안에 대한 의견을 청취했다.

김 위원장은 "저축은행이 지역 내 서민·중소기업에 자금을 공급하는 대표적인 서민금융기관으로 자리매김해 왔다"면서도 "최근 부동산 PF 문제로 경영건전성 우려 등 신뢰의 문제에 직면한 엄중한 상황에 처해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부실우려 등급 사업장은 6개월 내 경공매 등을 통해 조속히 정리하는 등 재구조화·정리계획을 이행하는데 한 치의 소홀함 없도록 해야 한다"며 "손실가능성에 대비한 충분한 대손충당금 적립과 자본확충에도 각별히 신경써서, 부동산 PF 시장의 자금 선순환과 신뢰 회복에 앞장서 달라"고 요청했다.

이날 김 위원장은 저축은행의 지역·서민금융공급 기능을 회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지역경제 침체와 더불어 대출자의 상환능력 악화로 리스크 부담이 가중되면서 지역·서민금융공급자로써 역할을 수행하는데 애로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러나 그 동안 본연의 역할수행을 위한 혁신노력보다는 부동산 경기에 기대어 손쉬운 선택을 한 결과가 아닌지 냉정하게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신용평가역량 등 본연의 역할수행을 위한 여건을 갖추지 못한 채 급격한 디지털 전환 등 영업환경 변화에도 효과적으로 대응하지 못해 저축은행 업계가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위원장은 "서민금융공급기관으로서의 역할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업계 스스로가 신용평가 등 영업역량과 기반을 확충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적극적인 디지털 전환노력, 비대면 영업채널 확대 등 비용구조 개선과 판매채널 다각화를 통한 경쟁력 강화도 시급하게 요구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또 "저축은행업계가 주기적인 신뢰위기를 겪지 않도록 부동산 PF 등 특정자산 쏠림으로 위기가 반복되는 현실을 냉철하게 진단해야 한다"며 "정부도 지역·인구구조 변화, 디지털 전환 등 환경변화 등에 따른 저축은행의 포지셔닝 재정립과 이를 위한 제도개선 방안에 대해 업계와 함께 고민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이에 저축은행업권은 PF사업장 재구조화·정리계획을 신속히 이행하고, 충당금 적립과 자본확충 등 손실흡수능력 확충에도 부족함이 없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아울러 지역·서민금융 공급이라는 본연의 역할을 통한 수익 창출과 영업기반 강화에 집중하겠다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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