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애니메이션 '캐치! 티니핑' 열풍
하츄핑·행운핑 등 등장 캐릭터 107마리
부모들에겐 등골핑·파산핑으로 불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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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허나우 리포터 = 요즘 '티니핑'을 모르면 아이들과 대화를 나누기 힘들 정도라고 한다. 어린이들이 푹 빠진 티니핑은 과연 무엇이며 어떻게 인기를 끌 수 있었던 걸까?
'캐치! 티니핑'은 2020년 3월부터 KBS 2TV를 통해 방영을 시작한 한국 애니메이션 시리즈다. 이모션 왕국(극 중 마을 이름)의 공주 '로미'가 지구로 뿔뿔이 흩어진 마음의 요정인 '티니핑'들을 잡으러 지구로 떠나는 이야기다.
작다(Tiny)와 요정(Pixie)의 합성어로 티니핑은 작은 요정을 의미한다. 실제로 극중 티니핑은 아주 작은, 인간의 발정도 크기로 특유의 귀여움을 자랑한다.
큰 눈과 동그란 얼굴로 주로 2010년대생 여자아이들에게 인기가 많다.
'캐치! 티니핑'은 2020년 3월부터 KBS 2TV를 통해 방영을 시작한 한국 애니메이션 시리즈다. 이모션 왕국(극 중 마을 이름)의 공주 '로미'가 지구로 뿔뿔이 흩어진 마음의 요정인 '티니핑'들을 잡으러 지구로 떠나는 이야기다.
작다(Tiny)와 요정(Pixie)의 합성어로 티니핑은 작은 요정을 의미한다. 실제로 극중 티니핑은 아주 작은, 인간의 발정도 크기로 특유의 귀여움을 자랑한다.
큰 눈과 동그란 얼굴로 주로 2010년대생 여자아이들에게 인기가 많다.
1기부터 4기까지 총 107마리 티니핑들이 등장했으며 감정이나 상태에 따라 이름이 부여된다.
로미와 늘 함께하는 주인공 격 '하츄핑'은 사랑의 감정을 대표하는 티니핑으로 '하트(hearts)'에 '핑'을 붙여 하츄핑이 됐다. 용기의 티니핑은 '아자핑', 믿음의 티니핑은 '믿어핑', 행운의 티니핑은 '행운핑' 처럼 작명된다.
다만 티니핑은 107마리고 감정의 수는 한정적이다 보니 물건에 빗대어 이름이 지어진 경우도 있다. 샤베트를 좋아하는 '샤샤핑', 상큼함의 '새콤핑', 순수의 솜사탕 같은 '포실핑'처럼 말이다.
가장 호평을 받는 점도 감정의 '캐릭터화'다. 아이들에게 감정의 다양함과 자연스러움, 나아가 모든 감정은 사랑받을 만한 자격이 있다는 것을 알려준다.
악역 티니핑도 있다.
대표적인 악당으로 등장하는 다해핑은 '헌신의 티니핑'이다. 주인에게는 헌신하지만 하츄핑에 대해서는 열등감을 느낀다.
하츄핑을 배척하는 모습이 많은 시청자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지만 한편으로 남을 질투하고 미워하는 감정 또한 인간의 보편적인 정서임을 보여준다.
이제 티니핑은 아이들 뿐만 아니라 어른들 사이에서도 인기 있는 애니메이션이 됐다. 어른들이 자신의 자녀 혹은 조카를 위해 티니핑을 보다가 자신도 모르는 새 '입덕'하는 것이다.
실제로 티니핑을 검색하면 '티니핑은 무엇인가'와 같은 티니핑 소개 영상이 검색창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글 혹은 영상에선 티니핑에 대한 자세한 소개를 비롯하여 티니핑에 대해 알고 싶어하는 어른들을 위한 설명이 담겨있다.
또한 티니핑의 다양한 이름만큼 '00핑'이 '밈'(Meme)화되어 MZ세대에서 유행하기도 했다.
한 온라인커뮤니티에는 "(조카가) 00핑 하길래 시진핑(중국 국가주석)? 그랬다가 한 소리 들었다. 좋은 삼촌, 이모가 되려면 티니핑 이름 종류 꼭 확인해라"는 글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코미디언 겸 방송작가 유병재(36·류병재)는 '조카들과 티니핑 퀴즈대회'를 개최하는 영상을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올렸다.
퀴즈대회 전, 유병재가 직접 티니핑의 이름을 하나씩 외운 뒤 자신의 조카들과 퀴즈대결을 하는 것이다.
그가 티니핑의 107가지 이름을 모두 외우고 티니핑 모습만으로 이름을 유추하는 것, 조카들 역시 삼촌에게 지지 않으려 노력하는 모습까지 담겨 시청자들의 큰 웃음을 유발했다.
티니핑의 유행에 힘입어 각종 유통업계와 제과업체까지 티니핑과 협업을 진행하고 있다.
햄버거 프렌차이즈 맘스터치는 '하츄핑 버거 세트'를 만들어 티니핑 인형을 함께 판매하기도 했으며 일시적 품절상태가 될 만큼 인기다.
제과업체 뚜레쥬르에서는 '티니핑 케이크'를 판매하고 있으며 커피 프랜차이즈 메가MGC커피는 '사랑의 하츄핑' 랜덤피규어 6종을 판매하고 있다.
나아가 지난달 7일에 개봉한 영화 '사랑의 하츄핑'은 90만 관객 돌파를 목전에 두고 있어 '티니핑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다.
하츄핑이 영화관에 찾아와 여타 배우들처럼 직접 영화관을 찾는 '무대인사'가 이번 추석에 열릴 계획이기도 하다.
한편 하츄핑의 가격이 지나치게 부담스럽다며 가격 인하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다양한 캐릭터에 시즌마다 업그레이드되는 값비싼 굿즈(물품) 탓에 자녀를 둔 부모 세대에게는 일명 '파산핑' 혹은 '등골핑'이라는 악명아닌 악명을 떨치고 있는 것이다.
최근 인기 스트리머 '침착맨(40·이병건)'은 자신의 유튜브에 '최대한 늦게 입문 시켜야 한다'라는 영상을 게재했으며 이 영상은 조회수 약 120만 회를 기록했다.
영상에서 그는 "티니핑이 파산핑이라 불린다. 티니핑 굿즈를 다 사주다 보면 파산이 된다. 아이를 키우는 집들은 티니핑 접촉을 최대한 늦게 시켜야 한다"고 말해 웃음과 공감을 유발했다.
이에 '스브스 뉴스'에 출연한 에스에이엠지(SAMG) 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애니메이션은 추억이다"라며 "행복한 기억을 더 만들어줄 수 있는데 왜 돈을 아끼냐"라고 말하며 가격 인하 생각이 없음을 은연중에 드러냈다.
전문가들은 티니핑과 같이 캐릭터의 번영은 좋지만 지나친 상품화는 경계해야 한다며 주의를 요구했다.
또한 캐릭터의 스토리나 서사 구축이 아닌 판매 목적에 치중한 캐릭터 양산은 오히려 소비자의 반감을 불러일으킬 수도 있으니 장기적으로 사랑받기 위해 더 신중해야 할 제작자들의 책임 의식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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