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하지현 기자 = "이래서는 화나도 멱살도 못 잡겠네."
지난 1일 열린 여야 대표 회담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멀찍이 떨어진 테이블을 보고 한 말이다. 여야 대표가 공식적으로는 11년 만에 웃으며 손을 맞잡았지만, 아직은 갈 길이 먼 협치의 상황을 보여주고 있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에게 '민심'은 빼놓을 수 없는 키워드다. "민심의 파도에 올라타겠다"던 그는 여야 대표 회담을 성사시키며 민심에 호응하기 위해 노력중이다. 채상병 특검법 대안 제시부터 의대 증원 유예 제안까지, 당과 정부의 기존 입장과도 결을 달리하면서 현안 해결을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하지만 호기로운 외침에 비해 아직 성과는 미미하다. 당론을 거스르며 제시한 '제3자 주도' 채상병 특검법은 취임 한 달이 지나도록 당내에서 공식 논의가 이뤄지지 못했다. 당에서는 정부와의 사전 조율과 당 내부 의견 수렴 절차 부재에 "당내 동의를 받기가 어렵다"는 이야기가 공개적으로 나왔다. 오히려 4번째 특검법을 발의한 야당이 '한동훈 안까지 포함했다'며 선심 쓰는 듯한 빌미를 줬다.
'의대 증원 유예안'은 한 대표의 문제 해결 방식의 문제점을 여실히 드러냈다. 그는 2026학년도 의대 증원 유예가 국민 여론이고 민심이라고 했지만, 당장 당내에서도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다. 당내 소통과 합의가 없는 대안을 민심이라고 단정할 수 있을까. 정부와 의료계가 여전히 평행선을 달리는 상황에서 증원 유예안을 제시했지만, 정부가 일축하면서 결국 대안으로서 기능을 상실했다.
한 대표는 의정 갈등이 당정 갈등으로 비화한다는 지적에 "이견이 있는 게 잘못된 건 아니지 않나"라고 했다. 맞는 말이다. 다양한 의견이 건강한 당정 관계를 만들 수도 있다. 하지만 집권 여당 대표는 의견을 제시했다가 아니면 말아도 되는 자리가 아니다. 이견을 조율하고 타협해 실질적인 해결책을 만들어내는 게 집권 여당 대표가 해야 할 일이다. 갈등이 있다면 끈질기게 설득해 성과를 내야 하는 자리다.
민심을 반영하겠다는 한 대표의 노력은 의미가 있다. 하지만 당정간 이견이 공개적으로 노출되고, 당내에서조차 합의가 안되면서 해법 찾기는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여야 대표 회담에서의 멀찍한 테이블 거리가 여권 내에서도 존재하고 있는 듯하다.
당면 현안을 해결하기 위한 한 대표의 노력이 여권 내부에서 '반대를 위한 반대'로 비쳐서는 안된다. '자기 정치 한다'는 소리를 들어서는 더더욱 안된다. 그러기 위해서는 당장 용산과 당내 친윤계 등 여권 내부 소통부터 시작해 테이블의 거리를 좁혀야 한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지난 1일 열린 여야 대표 회담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멀찍이 떨어진 테이블을 보고 한 말이다. 여야 대표가 공식적으로는 11년 만에 웃으며 손을 맞잡았지만, 아직은 갈 길이 먼 협치의 상황을 보여주고 있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에게 '민심'은 빼놓을 수 없는 키워드다. "민심의 파도에 올라타겠다"던 그는 여야 대표 회담을 성사시키며 민심에 호응하기 위해 노력중이다. 채상병 특검법 대안 제시부터 의대 증원 유예 제안까지, 당과 정부의 기존 입장과도 결을 달리하면서 현안 해결을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하지만 호기로운 외침에 비해 아직 성과는 미미하다. 당론을 거스르며 제시한 '제3자 주도' 채상병 특검법은 취임 한 달이 지나도록 당내에서 공식 논의가 이뤄지지 못했다. 당에서는 정부와의 사전 조율과 당 내부 의견 수렴 절차 부재에 "당내 동의를 받기가 어렵다"는 이야기가 공개적으로 나왔다. 오히려 4번째 특검법을 발의한 야당이 '한동훈 안까지 포함했다'며 선심 쓰는 듯한 빌미를 줬다.
'의대 증원 유예안'은 한 대표의 문제 해결 방식의 문제점을 여실히 드러냈다. 그는 2026학년도 의대 증원 유예가 국민 여론이고 민심이라고 했지만, 당장 당내에서도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다. 당내 소통과 합의가 없는 대안을 민심이라고 단정할 수 있을까. 정부와 의료계가 여전히 평행선을 달리는 상황에서 증원 유예안을 제시했지만, 정부가 일축하면서 결국 대안으로서 기능을 상실했다.
한 대표는 의정 갈등이 당정 갈등으로 비화한다는 지적에 "이견이 있는 게 잘못된 건 아니지 않나"라고 했다. 맞는 말이다. 다양한 의견이 건강한 당정 관계를 만들 수도 있다. 하지만 집권 여당 대표는 의견을 제시했다가 아니면 말아도 되는 자리가 아니다. 이견을 조율하고 타협해 실질적인 해결책을 만들어내는 게 집권 여당 대표가 해야 할 일이다. 갈등이 있다면 끈질기게 설득해 성과를 내야 하는 자리다.
민심을 반영하겠다는 한 대표의 노력은 의미가 있다. 하지만 당정간 이견이 공개적으로 노출되고, 당내에서조차 합의가 안되면서 해법 찾기는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여야 대표 회담에서의 멀찍한 테이블 거리가 여권 내에서도 존재하고 있는 듯하다.
당면 현안을 해결하기 위한 한 대표의 노력이 여권 내부에서 '반대를 위한 반대'로 비쳐서는 안된다. '자기 정치 한다'는 소리를 들어서는 더더욱 안된다. 그러기 위해서는 당장 용산과 당내 친윤계 등 여권 내부 소통부터 시작해 테이블의 거리를 좁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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