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국제대학원 주최 '한미 관계 컨퍼런스'
"핵무기 지키려는 김정은, 견해 안 바꿔"
조태열 "철통같은 한미동맹 유지 확신"
[워싱턴=뉴시스] 이윤희 특파원 = 해리 해리스 전 주한미국대사가 "김정은이 언젠가 핵무기를 포기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순진해빠진 것"이라고 지적했다.
해리스 전 대사는 3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DC 존스홉킨스대 국제관계대학원(SAIS)에서 열린 KDI국제정책대학원 등 주최 '한미 관계 컨퍼런스'에서 이같이 말하며 "우리는 이러한 새로운 현실에 맞게 우리의 생각을 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해리스 전 대사는 "김정은 4가지를 원한다. 제재 완화를 원하고, 그의 핵무기를 지키길 원한다. 한미 동맹을 찢어놓길 바라고, 궁극적으로 한반도를 지배하길 원한다"며 "그가 이러한 견해를 바꿨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해리스 전 대사는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미국 태평양사령관을 지냈고, 이어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선 주한미국대사를 역임했다.
그는 오바마 행정부의 제재 중심 '전략적 인내' 대북 전략이 트럼프 행정부에서 협상 전략으로 전환됐다고 언급한 뒤 "이 시기 우리의 군사적 대비태세는 사실상 감소했다고 생각한다. 한반도에서의 대규모 군사훈련이 중단됐기 때문"이라며 "이러한 정책은 트럼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이 김정은과 협상을 모색하면서 모두로부터 지지받았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현시점에서는 중국, 러시아, 북한 그리고 이란간 편의에 따른 동맹 관계가 "매우 우려된다"며 "저는 이것이 현실이고 한미가 직면해야할 문제이며 우리는 국제시스템에서 이 문제를 제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패널 토의에 함께 참석한 오준 전 유엔대사는 미국 정권 교체시 북미 대화 재개 가능성이 있으나, 극적인 변화가 일어나기는 힘들다고 봤다.
오 전 대사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워싱턴에서 다시 집권한다면, 그의 독특한 외교 스타일을 고려할 때 한국 및 북한과의 관계에 분명히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면서도 "사실 우리는 미국 대통령이 북한 지도자를 한국에서 직접 만나더라도 북핵과 같은 실제 안보 측면에서 극적인 변화는 일어나지 않는 다는 것을 이미 경험했다"고 말했다.
KDI국제정책대학원이 존스홉킨스대 SAIS, 조지워싱턴대 한국학연구소와 공동 주최한 이번 컨퍼런스는 이날부터 5일까지 미 워싱턴DC에서 진행된다.
이날 첫번째 세션은 한미 관계의 현재와 미래를 주제로 진행됐다. 유종일 KDI국제정책대학원장 사회 아래 해리스 전 대사, 오 전 대사, 안호영 전 주미대사, 에드 로이스 전 미 하원 외교위원장, 로버트 앳킨슨 IT혁신재단 회장이 패널 토의에 나섰다.
이 밖에 ▲한미 미래지향적 통상환경 구축을 위한 과제 ▲첨단기술 경쟁과 한미 관계 ▲한반도 통일을 향한 불확실성 등을 주제로 사흘간 논의가 진행된다.
컨퍼런스는 미국의 정책이 한국의 경제, 안보, 외교, 산업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상황에서 한미 연구기관, 학계, 민간에서 정책 현안에 대해 소통하기 위해 올해 처음으로 마련됐다.
조태열 외교부 장관은 영상 축사를 통해 "한미 파트너십은 더욱 공고해지고 있다"며 "양국은 한반도와 인도태평양 전역에서 일자리를 창출하고 혁신을 촉진하며 문화를 풍요롭게하는데 기여하고 있다. 자유와 민주주의를 수호하고 평화와 안보를 보장한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지난 70여년 동안 그랬던 것처럼 우리의 철통같은 동맹은 어떤 도전에도 유지될 것이라고 확신한다"며 "우리는 워싱턴선언과 핵협의그룹(NCG)를 통해 확장억제력을 강화하는 방안도 지속적으로 모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한미는 산업 및 혁신 역량을 결합해 역내 번영을 견인할 뿐만 아니라 시급한 도전에 의미있는 해결책을 제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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