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 바이오생명 국가산업단지 후보지 방문
경북바이오산업연구원 등 연구기관·기업 집중
"예타 예정 국가산단 중 가장 빠른 추진속도"
[서울=뉴시스] 고가혜 기자 = 과거 '정신문화의 수도'라는 슬로건 아래 관광에 특화된 도시였던 경상북도 안동이 최근 정부의 국가산업단지 후보지 발표와 더불어 바이오·백신 산업의 중심지로 발돋움하고 있다.
2일 기자가 지난달 29일 방문한 경상북도 안동 바이오생명 신규 국가산업단지 후보지 인근에는 경북 바이오산업연구원과 및 동물세포실증센터 등 바이오산업 중간지원기관들은 물론 바이오 관련 30여개 주요 기업체들이 이미 위치해 있었다.
지난해 5월 바이오산업연구원 내 새로 출범한 백신상용화기술지원센터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차기 팬데믹에 대응한 백신 후보물질 개발 및 비임상 단계 후보 백신 수율개선, 효능평가 등을 위해 센터를 운영하고 있다"며 "센터 내에는 서울대학교가 본원인 국제백신연구소(IVI)의 분원이 유일하게 안동에 위치해 있다"고 설명했다.
또 연구원 인근에는 동물세포 및 바이러스를 이용해 제조하는 독감·수두·코로나19 등의 백신 개발을 위해 2020년 7월 설립된 동물세포실증센터가 함께 운영되고 있었다.
특히 연구원은 '헴프천연물 연구센터'를 통해 의료용 대마인 '헴프(HEMP)' 종자 및 부산물을 연구하고 사업화하는 데에도 앞장서고 있는데, 이는 안동이 과거부터 대마를 이용한 직물인 '삼베'를 재배 및 가공해오던 주요 생산지였기 때문이다.
대마는 우리나라 등 일부 국가에서 마약류로 분류되며 안 좋은 인식이 많았으나, 최근 많은 나라에서 의료용 대마를 합법화하고, 의료용 상품으로 개발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이미 지난 2018년부터 의료용 대마 수입 및 연구를 허용하고 2020년 안동에 의료용 대마 산업 규제자유특구를 만들어 산업용 대마 연구에 주력하고 있다.
정부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글로벌 바이오의약품 시장이 지난해 4800억달러에서 2028년 7521억달러로 연평균 10% 정도의 고성장이 예상되고, 헴프 시장도 연평균 30% 이상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국토교통부 및 한국주택토지공사(LH)에 따르면 LH는 이러한 기반을 토대로 안동시 풍산읍 일원에 약 105만㎡ 규모의 '안동 바이오생명 국가산단'을 조성, 기술개발, 임상시험, 생산, 시장 출시 등의 과정을 원스톱으로 추진하는 바이오·의약품 핵심 생산지로 육성할 계획이다.
정부는 바이오·제약산업과 전·후방 산업, 지원기관이 연계되는 선순환 생태계를 조성하고, 생산시설 외에도 상업·주거·문화·편의시설이 구비된 복합용지를 도입해 산업단지 내에서 주거와 문화생활이 가능해지도록 할 예정이다.
안동은 중부 내륙권에 위치해 광역접근성(중앙고속도로, 중앙선(철도), 국도 34호선 등)이 우수하다. 게다가 정부가 올해 6월 안동을 '바이오 분야 국가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로 선정하면서 국가첨단산업단지 조성은 더욱 탄력을 받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현재 안동 국가첨단산단 후보지에는 현재까지 3개 기업이 MOU를 체결하고, 52개 기업이 입주의향을 보이는 등 320%의 수요를 보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LH는 안동시와 기본협약을 마무리하고 지난 6월 지방권 국가첨단산단 중 최초로 KDI에 예비타당성 조사를 신청했다. 안동 국가산단은 연내 예비타당성 조사를 완료하고 2025년부터는 본격적인 산업단지 조성 절차에 착수, 2027년 착공을 거쳐 2031년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안동 국가산단은 신규 국가산단 15개 중 예타면제를 받은 3곳을 제외하면 가장 빠른 추진 속도를 보이고 있다"며 "산업단지 입주기업에게는 취득세 최대 75%, 재산세 5년간 75%(수도권은 35%) 감면 등 혜택이 있을 예정"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