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연 교육감, 대법원에서 직 상실형 확정 판결
혁신학교 4배 증설…유·초·중·고에 무상급식 완성
모의선거·학생인권조례 둘러싸고 좌우 격론 야기
자사고 폐지 소송 전패 패착…특수학교 설립 성과
[세종=뉴시스]김정현 기자 = 지난 2014년 "희망의 교육, 혁신미래교육으로 21세기 세계 시민을 길러내겠다"며 출발했던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10년이 지나 대법원의 확정 판결로 직을 잃으면서 29일 퇴장했다.
직선제 도입 이래 사상 첫 3선 고지에 오른 서울시교육감인 그는 수장으로 머무른 시간 만큼 많은 족적을 남겼다. 업적도 있었지만 그림자와 과제도 적지 않다.
첫 진보 교육감인 곽노현 전 교육감이 씨앗을 뿌린 친환경 무상급식과 서울형 혁신학교를 안착 시켰고, 학생들의 인권과 탈 경쟁을 강조하는 교육을 추진했다.
그러나 자율형 사립고 폐지를 밀어 붙이는 과정에서 사립고들과 법정 공방을 벌인 끝에 전패했고, '탈경쟁'을 강조하면서 서울 학생들의 기초학력이 저하됐다는 비판을 받았다. 학생인권을 증진했지만 임기 말 교권침해의 원인을 제공했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재임 중 4배 늘어난 서울형 혁신학교…변곡점 맞나
그러나 보수 교육계에서는 '무자격 교장 제도', 학생들의 성적 저하를 유발하는 '노는 학교'라는 시선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교육열이 높은 강남3구에서는 '혁신학교'에 대한 거부감이 여전히 매우 큰 상황이다.
조 교육감이 취임할 당시 2014년 68개교였던 서울형 혁신학교는 지난해 253개교로 늘어났다. 조 교육감이 퇴장하면서 혁신학교의 미래는 후임자의 정책 기조에 따라 계승될지, 퇴조할지 변곡점을 맞을 전망이다.
유·초·중·고에 무상급식…2021년에 입학준비금까지
2018년 문재인 정부가 출범하자 지원을 받아 고교 무상교육 확대에 앞장섰고, 2021년 모든 고교에 도입하기도 했다. 고교 무상교육은 학생 모집난으로 어려움을 겪는 시내 광역단위 모집 자율형 사립고(자사고)들을 일반고로 전환하는 마중물 역할을 하기도 했다.
2021년 조 교육감은 중학교와 고등학교 입학생 전원에게 30만원씩 교복과 교육 준비물을 구입할 수 있도록 하는 '입학준비금'을 도입했다. 그러나 이런 정책은 일각에서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이 남아돈다는 빌미를 제공하는 '현금성 정책'의 사례로 비판을 받기도 했다.
'민주시민교육'과 '학생인권조례'는 진보 교육감들이 공통적으로 지향하던 정책이다. 학생을 일상의 민주 시민으로 기르고, 보편적 인권 감수성을 높이는 교육적인 효과를 기대했다. 그러나 부작용과 논쟁도 컸다.
조 교육감은 2020년 국회의원 총선부터 고교 3학년이 유권자로 참여할 수 있게 되면서 모의선거 교육을 추진했다. 실제 출마한 후보자를 학교 내에서 검증하고, 모의투표도 할 계획이었으나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제동을 걸어 결국 무산됐다. 정치권 논란도 가열됐다.
조 교육감은 서울 학생인권조례를 적극 활용했다. 2019년 두발 및 교복 공론화, 학생 체벌금지 정착, 학생생활규정(교칙) 개정 시 학생 의견 50% 이상 반영 등 학생들을 온전한 인격체로 존중하도록 노력했다.
그러나 임기 말인 지난해 서이초등학교 교사 사망 사건이 빚어지며 분위기는 반전됐다. 학생인권을 과도하게 강조하면서 교사가 제대로 된 생활지도를 하지 못한다는 비판이 높아졌다. 서울시의회가 보수 국민의힘으로 넘어가면서 결국 폐지가 결정됐고, 조 교육감은 이를 대법원에 제소해 효력을 정지시킨 상태다.
2021년 조 교육감은 중학교와 고등학교 입학생 전원에게 30만원씩 교복과 교육 준비물을 구입할 수 있도록 하는 '입학준비금'을 도입했다. 그러나 이런 정책은 일각에서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이 남아돈다는 빌미를 제공하는 '현금성 정책'의 사례로 비판을 받기도 했다.
학생인권조례·민주시민교육…교권침해·편향 논쟁도
조 교육감은 2020년 국회의원 총선부터 고교 3학년이 유권자로 참여할 수 있게 되면서 모의선거 교육을 추진했다. 실제 출마한 후보자를 학교 내에서 검증하고, 모의투표도 할 계획이었으나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제동을 걸어 결국 무산됐다. 정치권 논란도 가열됐다.
조 교육감은 서울 학생인권조례를 적극 활용했다. 2019년 두발 및 교복 공론화, 학생 체벌금지 정착, 학생생활규정(교칙) 개정 시 학생 의견 50% 이상 반영 등 학생들을 온전한 인격체로 존중하도록 노력했다.
그러나 임기 말인 지난해 서이초등학교 교사 사망 사건이 빚어지며 분위기는 반전됐다. 학생인권을 과도하게 강조하면서 교사가 제대로 된 생활지도를 하지 못한다는 비판이 높아졌다. 서울시의회가 보수 국민의힘으로 넘어가면서 결국 폐지가 결정됐고, 조 교육감은 이를 대법원에 제소해 효력을 정지시킨 상태다.
자사고 폐지 추진, 소송 전패…특수학교 설립 확대
그러나 시교육청의 평가로 자사고 지위를 박탈한 고교들은 소송을 제기했고, 2021년 법정에서 모두 패소했다. 중앙 정부가 보수 성향으로 바뀐 후 일반고 일괄 전환 정책도 폐기됐다. 다만 학생 수 감소에 의한 자사고들이 지위를 포기하도록 지원금을 지급했다.
반면 특수학교 확대는 교육계 관계자 대다수가 공감하는 그의 대표적 성과로 꼽힌다. 2017년 9월 강서구 특수학교 학부모들이 설립을 반대하는 주민들에게 무릎을 꿇은 '무릎 호소' 사건 후 신설을 적극 추진했다.
그 결과 2002년 서울경운학교 설립 이후 17년 만에 서울에서 공립 특수학교인 '서울나래학교'가 2019년 문을 열었다. 사회통합형 협의기구를 만들어 이 과정에서 주민 갈등을 최소화했다. 무릎 호소 사건이 있었던 강서구에도 2020년 서울서진학교가 문을 열었다.
사립유치원 공공성 강화에도 적극 앞장섰다. 2018년 10월 사립유치원 공공성 사태가 발생한 후 2019년 관내 236개였던 공립유치원을 올해 298개로 늘렸다. 온라인 입학관리시스템 '처음학교로'를 2017년 전국 처음 시범 운영해 학부모들의 편의 증진도 기여했다.
사회학자 출신인 조 교육감은 '국토인생'(국제공동수업·토의토론교육·인공지능·생태전환) 등 우리 사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교육에 접목하고 정책으로 구현하기 위해 '아젠다'를 던지는 데 능했다는 평도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