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 문제 고려해 예인 허용"…구체 계획 없어
美국방부, 전날 "기름 새고 있다…예인 시도 막혀"
[서울=뉴시스] 이혜원 기자 = 홍해에서 예멘 후티 반군 공격을 받은 그리스 국적 유조선에서 기름이 유출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후티는 유조선 예인에 합의했다.
28일(현지시각) AP 등에 따르면 후티는 유엔 주재 이란 대표단을 통해 그리스 국적 유조선 M/V 수니온 호 관련 "인도주의와 환경 문제를 고려해 지원하는 걸 허용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주유엔 이란 대표부는 수니온 호에서 발생한 화재와 그에 따른 환경 위험 이후 "신원을 밝히지 않은 일부 국가들이 후티에 예인선과 구조선의 사고 지역 진입을 위한 임시 휴전을 요청했다"고 전했다.
다만 구체적인 예인 계획 등은 밝히지 않았다.
모하메드 압둘 살람 후티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내 이번 공격이 자신들이 선박에 대한 공격을 얼마나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는지 보여줬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여러 국제단체, 특히 유럽 단체가 우리에게 연락을 취한 뒤 불타는 유조선 수니온 호를 예인하도록 허용했다"고 말했다.
앞서 전날 팻 라이더 미 국방부 대변인은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제3자가 예인선 두 척을 피해 수니온에 보내려 했지만 후티에 의해 막혔다고 밝혔다.
수니온 호가 현재 홍해에 정박된 채 불타고 있다며 "기름이 새고 있어 항해 위험과 잠재적인 환경 재앙을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복수의 미 국방부 관계자들은 CNN에 선박 자체에서 연료나 엔진 오일이 새는 것으로 보인다며, 원유 배럴에 불이 붙은 건 아니라고 전했다.
다만 화재가 빠르게 확산돼 원유에 불이 붙을 위험이 있다고 우려했다.
유럽연합(EU) 해양안보작전은 이날 엑스(X, 옛 트위터)를 통해 "기름 유출은 없으며, 선박은 아직 정박해 있고 표류하지 않고 있다"면서 주갑판 여러 곳에서 화재가 감지됐다고 전했다.
수니온 호는 지난 21일 새벽 예멘 호데이다 항구에서 서쪽으로 약 145㎞ 떨어진 곳을 항해하던 중 두 척의 소형 선박 공격을 받았다.
짧은 총격전이 벌어진 뒤 선박은 후퇴했지만, 세 개의 미확인 발사체에 맞으면서 화재가 발생했다.
수니온 호엔 약 100만 배럴 상당 원유에 실려있으며, 피격 당시 이라크에서 그리스로 항해 중이었다. 필리핀 선원 23명과 러시아 선원 2명 등 승무원 전원은 구출됐다.
야히야 사레아 후티 군 대변인은 지난 23일 TV 연설에 나서 "팔레스타인 점령 항구 진입 금지를 위반해 유조선을 공격했다"며 책임을 주장했다.
후티는 지난해 10월7일 가자지구 전쟁 발발 이후 팔레스타인과 연대 명목으로 홍해에서 상업용 선박을 공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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