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 반도체 기업 위상 되찾자' 취임 일성
조직 개편, 사업 분위기 쇄신 등 일제 단행
HBM 퀄 통과 등 진행 중…경쟁력 입증 과제
[서울=뉴시스]이인준 기자 = "경영진과 구성원 모두가 한마음으로 힘을 모아 최고 반도체 기업의 위상을 되찾자."(취임사)
전영현 삼성전자 DS(디바이스솔루션) 부문장(부회장)이 28일로 취임 100일째를 맞는다. 그러나 한마음으로 뭉쳐 최고 반도체 기업의 위상을 되찾자는 전 부문장의 취임사는 아직 현실이 되기에는 이르다는 진단이다.
지난 5월 21일 '원포인트' 인사를 통해 DS부문장에 선임된 그는 그동안 반도체 사업 분위기 쇄신을 위한 조직 정비에 전력투구했다는 평가다.
단 메모리 반도체 경쟁력 하락과 미래 먹거리인 파운드리(위탁생산) 사업 부진은 뾰족한 해법이 보이지 않는 가운데, 노사 갈등 등 조직 안정은 극복할 선결 과제로 꼽힌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전영현 부회장 취임 100일간 행보는 '근원적 경쟁력 회복'으로 통한다.
그는 지난달 2분기 DS부문이 시장 기대치를 크게 웃도는 실적을 발표했지만 "실적 개선은 시황이 좋아졌을 뿐, DS 부문은 근원적 경쟁력 회복이라는 절박한 과제에 직면해 있다"고 강조하며 조직에 긴장을 주문했다.
LG반도체 D램 개발 연구원 출신인 전 부회장은 메모리 개발부터 마케팅까지 두루 경험한 반도체 전문가로 잘 알려진 인물이다.
삼성전자의 '메모리 사업 성공 신화'의 주역 중 한 명인 그는 DS부문장에 취임한 직후 각 사업부와 연구소로부터 현안 보고를 받은 지 불과 한 달 만에 조직 개편을 단행하는 과감함을 보였다.
특히 전 부회장은 HBM 개발 전담 조직을 꾸려 차세대 HBM 연구개발(R&D)에 선제적으로 나서도록 했다. 삼성전자는 2세대 HBM2를 경쟁사보다 먼저 개발하고도 차세대 제품 경쟁력에서 밀려 작금의 위기를 맞게 된 아픈 과거가 있다.
삼성전자는 이 팀을 통해 HBM3(4세대) 및 HBM3E(5세대)를 비롯해 차세대 HBM4(6세대) 기술 개발에도 뛰어든다. 첨단 패키징(AVP) 개발팀 및 설비기술연구소도 메모리 중심으로 인력을 재편해 HBM 경쟁력 확보를 위한 전열 정비에 힘써 왔다.
전 부회장은 사업 분위기도 강도 높은 쇄신을 요구해 왔다. 특히 "직급과 직책에 관계없이 안 되는 것은 안 된다고 인정하고 도전할 것은 도전하며, 투명하게 드러내 소통하는 반도체 고유의 치열한 토론문화를 재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 부회장 취임 100일간 노력에도 아직 삼성전자를 둘러싼 우려는 말끔히 가시진 않고 있다.
여전히 삼성전자는 엔비디아의 HBM3E 품질 테스트를 받고 있다. 일단 전 세대 제품인 HBM3를 납품하며 일단 공급망 진입에 성공했지만, 아직 제품 경쟁력에 대한 시장의 우려를 안고 있다.
일각에선 삼성전자가 이르면 이번 3분기(7~9월) 중 HBM3E도 공급할 것이란 관측이 커지고 있지만, 문제는 그 이후다. 고용량 제품인 HBM3E 12단, 내년 하반기 양산하는 6세대 HBM 등에서 여전히 SK하이닉스를 추격해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밖에 DDR5 등 최신 D램의 제품 경쟁력 강화도 입증해야 한다. 삼성전자는 메모리 업계 31년 연속 1위를 지키고 있지만, 서버 D램 등 차세대 고성능 제품 시장에서는 경쟁사들과의 격차가 많이 좁혀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HBM 준비에서 뒤처진 흑역사를 딛고, 차세대 연결 기술인 CXL(컴퓨트익스프레스링크)와 메모리가 일부 연산 기능을 수행하는 PIM(프로세싱인메모리) 같은 미래 반도체 시장에서 주도권을 선점할 지 관심이 쏠린다.
파운드리 사업도 업계 1위 TSMC가 오히려 격차를 벌리는 가운데, 중국 기업인 SMIC의 추격을 받고 있어 '샌드위치' 상황을 어떻게 돌파하느냐가 과제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삼성전자 파운드리의 2분기 점유율은 13%에 머물러 있다. 삼성전자는 경쟁 업체와 차별화 전략으로 메모리와 파운드리에 이어 첨단 패키징까지 전 공정을 수행하는 이른바 '턴키 전략'에 주력하고 있다.
조직 사기 회복도 급선무다. 현재 삼성전자 최대 노조인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는 반도체 직원들을 중심으로 가입자 수가 급증하며, 사측과 대립하는 양상이다.
전 부회장은 지난달 1일 파업을 앞둔 노조와 직접 만났으나 설득에는 실패했다. 전 부회장은 앞서 취임사에서 "저는 부문장인 동시에 여러분의 선배"라며 "삼성 반도체가 우리 모두의 자부심이 될 수 있도록 앞장서겠다"고 밝혀 어떻게 해결 실마리를 찾을지 주목된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전영현 삼성전자 DS(디바이스솔루션) 부문장(부회장)이 28일로 취임 100일째를 맞는다. 그러나 한마음으로 뭉쳐 최고 반도체 기업의 위상을 되찾자는 전 부문장의 취임사는 아직 현실이 되기에는 이르다는 진단이다.
지난 5월 21일 '원포인트' 인사를 통해 DS부문장에 선임된 그는 그동안 반도체 사업 분위기 쇄신을 위한 조직 정비에 전력투구했다는 평가다.
단 메모리 반도체 경쟁력 하락과 미래 먹거리인 파운드리(위탁생산) 사업 부진은 뾰족한 해법이 보이지 않는 가운데, 노사 갈등 등 조직 안정은 극복할 선결 과제로 꼽힌다.
전 부회장 100일 행보 '근원 경쟁력 회복' 주력
그는 지난달 2분기 DS부문이 시장 기대치를 크게 웃도는 실적을 발표했지만 "실적 개선은 시황이 좋아졌을 뿐, DS 부문은 근원적 경쟁력 회복이라는 절박한 과제에 직면해 있다"고 강조하며 조직에 긴장을 주문했다.
LG반도체 D램 개발 연구원 출신인 전 부회장은 메모리 개발부터 마케팅까지 두루 경험한 반도체 전문가로 잘 알려진 인물이다.
삼성전자의 '메모리 사업 성공 신화'의 주역 중 한 명인 그는 DS부문장에 취임한 직후 각 사업부와 연구소로부터 현안 보고를 받은 지 불과 한 달 만에 조직 개편을 단행하는 과감함을 보였다.
특히 전 부회장은 HBM 개발 전담 조직을 꾸려 차세대 HBM 연구개발(R&D)에 선제적으로 나서도록 했다. 삼성전자는 2세대 HBM2를 경쟁사보다 먼저 개발하고도 차세대 제품 경쟁력에서 밀려 작금의 위기를 맞게 된 아픈 과거가 있다.
삼성전자는 이 팀을 통해 HBM3(4세대) 및 HBM3E(5세대)를 비롯해 차세대 HBM4(6세대) 기술 개발에도 뛰어든다. 첨단 패키징(AVP) 개발팀 및 설비기술연구소도 메모리 중심으로 인력을 재편해 HBM 경쟁력 확보를 위한 전열 정비에 힘써 왔다.
전 부회장은 사업 분위기도 강도 높은 쇄신을 요구해 왔다. 특히 "직급과 직책에 관계없이 안 되는 것은 안 된다고 인정하고 도전할 것은 도전하며, 투명하게 드러내 소통하는 반도체 고유의 치열한 토론문화를 재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직은 우려 많아…경쟁력 입증·사기 회복은 선결 과제
여전히 삼성전자는 엔비디아의 HBM3E 품질 테스트를 받고 있다. 일단 전 세대 제품인 HBM3를 납품하며 일단 공급망 진입에 성공했지만, 아직 제품 경쟁력에 대한 시장의 우려를 안고 있다.
일각에선 삼성전자가 이르면 이번 3분기(7~9월) 중 HBM3E도 공급할 것이란 관측이 커지고 있지만, 문제는 그 이후다. 고용량 제품인 HBM3E 12단, 내년 하반기 양산하는 6세대 HBM 등에서 여전히 SK하이닉스를 추격해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밖에 DDR5 등 최신 D램의 제품 경쟁력 강화도 입증해야 한다. 삼성전자는 메모리 업계 31년 연속 1위를 지키고 있지만, 서버 D램 등 차세대 고성능 제품 시장에서는 경쟁사들과의 격차가 많이 좁혀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HBM 준비에서 뒤처진 흑역사를 딛고, 차세대 연결 기술인 CXL(컴퓨트익스프레스링크)와 메모리가 일부 연산 기능을 수행하는 PIM(프로세싱인메모리) 같은 미래 반도체 시장에서 주도권을 선점할 지 관심이 쏠린다.
파운드리 사업도 업계 1위 TSMC가 오히려 격차를 벌리는 가운데, 중국 기업인 SMIC의 추격을 받고 있어 '샌드위치' 상황을 어떻게 돌파하느냐가 과제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삼성전자 파운드리의 2분기 점유율은 13%에 머물러 있다. 삼성전자는 경쟁 업체와 차별화 전략으로 메모리와 파운드리에 이어 첨단 패키징까지 전 공정을 수행하는 이른바 '턴키 전략'에 주력하고 있다.
조직 사기 회복도 급선무다. 현재 삼성전자 최대 노조인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는 반도체 직원들을 중심으로 가입자 수가 급증하며, 사측과 대립하는 양상이다.
전 부회장은 지난달 1일 파업을 앞둔 노조와 직접 만났으나 설득에는 실패했다. 전 부회장은 앞서 취임사에서 "저는 부문장인 동시에 여러분의 선배"라며 "삼성 반도체가 우리 모두의 자부심이 될 수 있도록 앞장서겠다"고 밝혀 어떻게 해결 실마리를 찾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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