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딥페이크 범죄 검거 297건…증가세
피해자 신고 접수된 지역은 수사 착수
[서울=뉴시스]임철휘 기자 = 음란 합성 영상인 '딥페이크' 성범죄가 대학생뿐 아니라 초중고 학교까지 퍼지면서 그 피해가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파악됐다. '딥페이크' 성착취물 피해 지역과 명단이 전방위로 확산되자 경찰이 실태 파악에 나섰다.
경찰청 관계자는 27일 뉴시스에 "전국적으로 확산하는 딥페이크 성착취물 사건에 대한 대응 방침을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아직 명확한 피해 규모는 드러나지 않았으나 국민 불안이 큰 만큼 경찰청도 피해자의 직접 신고가 있는지 등을 면밀히 들여다 보고 있다.
우선 딥페이크 성범죄를 포함한 사이버 성폭력 수사 일체를 시·도 경찰청에서 전담하도록 하고, 최근 불거진 딥페이크 사태와 관련해서는 경찰청 차원에서의 수사 방침을 논의 중이다.
피해자의 직접 신고가 접수된 지역에서는 관련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
인하대 재학생이 타깃이 된 단체대화방 딥페이크 사건을 수사하는 인천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텔레그램 대화방 참가자 2명의 신원을 20대 남성으로 특정해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해 수사 중이다.
다만 사건이 보도된 후 텔레그램 채널이 개설과 폐쇄를 반복하면서 운영자 신원 특정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전남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지난해 10월과 올해 2월 신고를 접수해 딥페이크 성착취물을 제작·유포한 피의자 2명을 각각 추적 중이다.
충북 충주경찰서도 또래 여학생 얼굴 사진을 이용해 성착취물을 제작·유포한 고교생을 불구속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
이와 별도로 참여 인원만 22만여명에 달하는 딥페이크 제작 텔레그램 채널과 관련해서는 서울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가 내사에 착수했다.
이 채널은 여성의 사진을 넣으면 이를 합성해 나체 사진으로 만드는 불법합성물 제작 프로그램(봇)을 탑재하고 있고, 이용자 수가 22만7000명에 달해 사태 심각성이 높은 상황이다.
경찰청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전국 경찰에 신고된 딥페이크 성착취물 범죄는 2021년 156건, 2022년 160건, 2023년 180건으로 집계됐다. 올해 1~7월에는 모두 297건이 접수돼 지난해 전체 범죄 건수를 훌쩍 뛰어넘었다.
관련 피의자 검거 건수도 해마다 증가하는 추세다. 2021년 74건이었던 검거 건수는 2022년 75건, 2023년 93건으로 오름 추세를 보이더니 올해 1~7월 147건으로 3년 전에 비해 2배 가까이 늘었다.
올해 1~7월 서울경찰청에서만 14세 이상 청소년 10명이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아동 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검거됐다.
딥페이크 성범죄는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인터넷에 떠도는 얼굴과 음란물을 합성한 가짜 영상물을 제작·유포하는 범죄를 뜻한다.
최근 엑스 등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텔레그램 딥페이크 피해자 학교 명단이 게재됐다. 해당 명단에는 전국적으로 100여개가 넘는 피해 학생의 학교가 게재돼 있는데, 대학 뿐 아니라 중·고등학교 수십군데도 포함돼 있다.
윤석열 대통령도 이날 국무회회에서 "딥페이크 영상물은 단순 장난이라 둘러대기도 하지만 익명의 보호막에 기대 기술을 악용하는 명백한 범죄 행위"라며 "관계 당국에서는 철저한 실태 파악과 수사를 통해 이러한 디지털 성범죄를 뿌리 뽑아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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