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사고 운전자는 무죄…"주의의무 다해도 사고 회피 어려워"
[수원=뉴시스] 변근아 기자 = 무면허 운전 중 횡단보도를 건너던 50대를 차로 치어 숨지게 한 60대 운전자가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23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지법 형사14단독 박이랑 판사는 교통사고처리특례법위반(치사), 도로교통법위반(무면허운전) 등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다.
A씨는 2022년 12월21일 오전 7시25분께 경기도 화성시의 한 도로에서 횡단보도를 건너던 피해자 B씨를 차로 들이받아 넘어지게 해 반대편에서 달려오던 C(40대)씨의 차에 치여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이 사건 이전에 음주 운전으로 5번의 벌금형을 받는 등 교통 관련 범죄로 8번 처벌받고도 이 사건 당시에 또 무면허로 운전을 한 것으로 파악됐다.
박 판사는 "이 사건 피고인의 과실이 중하며, 피해자는 생명이 박탈되는 회복할 수 없는 손해를 입었다"며 "다만, 범행을 인정하고 있는 점, 피해자의 사망에는 2차 사고가 기여한 면이 있는 점 등을 유리한 정상으로 봤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재판부는 다만, 2차 사고를 내 교통사고처리특례법위반(치사) 혐의로 같이 재판에 넘겨진 C씨에게는 무죄를 선고했다.
C씨는 재판에서 업무상 주의의무가 있었다 하더라도 이 사고를 피할 수 없다고 주장했고,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였다.
박 판사는 "피고인이 업무상 주의의무를 다했다면 횡단보도에 쓰러져있는 피해자를 인지할 수 있었던 지점부터 사고 지점까지 거리가 사고 직전 피고인의 운행속도에 따른 정지거리보다 길었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이어 "사고 직전 피고인의 운행속도가 제한속도보다 낮았던 점을 보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인이 업무상 주의의무를 다했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사고를 회피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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