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TV를 바보상자래?…삼성, AI TV로 '홈 AI시대' 성큼

[서울=뉴시스]이인준 기자 = 삼성전자가 AI(인공지능)를 통해 사용자별 맞춤 시청 경험을 제공하는 'AI TV'의 시장을 선도한다.

삼성전자는 올해 하반기부터 AI 음성 기술 등 새로운 기능을 대거 선보이고, TV 운영체제인 '타이젠 OS'의 무상 업그레이드도 실시한다. 삼성 AI TV를 앞세워 'AI 홈 라이프'의 대중화를 이끌겠다는 비전도 제시했다.

용석우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사장은 22일 삼성전자 수원사업장 디지털연구소(R4)에서 열린 'AI 스크린 미디어 브리핑'을 통해 "삼성 AI TV가 집안의 다양한 기기를 연결하는 것을 넘어 기기와 사람, 사람과 사람을 연결해 소비자들의 일상이 더 풍요롭고 가치 있게 변화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2024년 삼성전자 AI TV'는 집안의 AI 가전과 조명, 커튼 등 스마트 기기들을 연결할 수 있다. TV에 스마트싱스(SmartThings) 허브가 내장돼 있어 별도의 허브 기기 없이도 동작한다.

삼성전자는 '바보상자'라고도 불리던 TV의 역할을 '지휘 본부'로 격상시키겠다는 포부다.

대화면을 활용한 '3D 맵 뷰(Map View)'로 집안 곳곳에 연결된 기기 온·오프 상태를 한눈에 확인하고 제어할 수 있고, 날씨나 생활 정보 등 유용한 일상 정보를 알려주는 '데일리 보드(Daily Board)' 기능도 추가로 제공한다.

시청 경험도 계속 업그레이드한다. AI가 영화·스포츠·예능 등 영상 장르별 맞춤 화질과 사운드를 제공한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풀HD(1920*1080픽셀) 등 작은 크기로 제작된 영샹을 16배 큰 8K(7680*4320픽셀) 대형 화면에 맞춰 화질을 개선해주는 'AI 업스케일링' 기능은 소비자들의 호평을 받고 있다.

하반기에는 최초로 TV에 대화하는 것처럼 자연어를 기반으로 맥락을 이해하고, 콘텐츠 재생과 볼륨 조절 등 두 가지 이상의 지시를 한 번에 명령할 수 있는 AI 음성 기술을 공개한다.

삼성전자가 개발한 '가우스 AI'를 활용한 이미지 생성 AI '제너러티브 월페이퍼(Generative Wallpaper)'도 연내 공개한다. 사용자가 그날의 감정 등 몇 가지 조건을 선택하면 AI가 그에 맞는 이미지를 추천해 준다. 영상 내 텍스트를 AI로 검출해 음성으로 변환하는 '들리는 자막'도 앞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용 사장은 이날 행사를 통해 AI 홈 라이프의 대중화를 앞당기기 위해 2024년 삼성전자 AI TV를 구매한 고객에게 향후 7년간 새로운 AI 기능이 탑재된 타이젠 OS 업그레이드를 무상으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타이젠 OS 7년 업그레이드는 2023년형 일부 제품도 해당된다.

삼성전자가 개발한 운영체제인 타이젠 OS는 삼성전자 TV에 적용된 세계 최대 스마트 TV 플랫폼 중 하나로, 2023년 기준 2억7000만대 이상의 삼성 스마트 TV에 적용돼 있다. 용 사장은 "타이젠 OS는 스마트 TV 운영체제 시장에서 구글의 안드로이드에 이어 2위"라며 "광고 매출로 VD사업부에 상당한 이익을 기여하고 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2006년 첫 글로벌 TV 시장 1위 달성 이후 18년 연속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옴디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상반기에도 금액 기준 28.8%의 시장 점유율을 기록해, 19년 연속 1위 달성에 한 걸음 더 다가섰다. 다만 초대형 TV 시장에서 중국 업체들의 추격을 받고 있다. 삼성전자의 80형 이상 시장 점유율은 올해 상반기 33.5%로, 전년 같은 기간 41.7% 대비 8.2%포인트 감소했다.

TV가 '지휘 본부'가 되면 모바일, 가전 등 다른 제품군의 판매와도 시너지를 낼 수 있다. 용 사장은 "AI TV가 모바일, 가전과 연결돼서 다양한 기능을 제공할 수 있다는 점은 다른 회사들과의 차별화"라며 "중국 TCL 등이 가성비를 무기로 판매에 나서고 있는데, 그런 차별화를 통해 열심히 해볼 생각을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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