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전부터 역사 담은 시민 쉼터 추진
임시청사~옛 KT~중앙공원 4만1245㎡
400m 거리 도로 막고 광장 조성 '글쎄'
[청주=뉴시스] 임선우 기자 = 김영환 충북지사의 청주 사직대로 센트럴파크 조성 계획에 반기를 든 충북 청주시가 800억원대 원도심 공원 조성에 속도를 낸다.
옛 청주읍성 내 남아 있는 역사자원을 활용한 중앙역사공원을 도심 한복판에 만들어 센트럴파크 역할을 부여한다는 구상이다.
청주시가 이미 5년 전부터 이 사업을 추진해 오고 있는 데다 일부 건물까지 매입한 상황이어서 김 지사의 사직대로 센트럴파크 조성 제안은 중복 사업 및 예산 낭비에 가깝다는 의견이 나온다.
22일 시에 따르면 2019년 행안부 타당성조사를 통과한 중앙역사공원 조성사업이 편입토지 감정평가, 실시설계 등을 거쳐 내년부터 본격적인 공사에 돌입한다.
옛 청주읍성 병영 터인 중앙공원 관아 터(상당구 남문로 2가 92-6 일원) 4만1245㎡를 묶어 대규모 역사공원을 짓는다. 전국의 읍성 터에 관아와 병영이 함께 있는 곳은 청주읍성이 유일할 정도로 중앙역사공원은 역사와 센트럴파크 기능을 모두 갖춘 최적의 장소로 평가된다.
고려~조선 유적이 남아 있는 중앙공원은 '병영마당'으로, 옛 관아 터에 세워진 청주시청 1임시청사(옛 청원군청)는 '동헌마당'으로', 옛 KT 청주지사 일대는 도심 속 잔디광장인 '천년의마당'으로 가꿀 계획이다.
충청도병마절도사영문(충북유형문화유산15호), 조헌전장기적비(충북유형문화유산 136호), 척화비(충북기념물 23호) 등 문화유산이 남아 있는 병영마당에는 발굴조사 등을 거쳐 조선시대 병영 건물이었던 운주헌, 통군루, 집사청, 사령청을 재현한다.
중앙공원 앞 청주YMCA와 대한노인회 청주시지회, 청주예총 건물도 매입·철거해 개방감을 확보할 계획이다.
현재 청주시청 1임시청사 부지는 관아 터로 부활한다. 보존 중인 동헌(청녕각)을 중심으로 내아, 행랑채, 책당 등을 조성해 '동헌마당'으로 꾸린다. 동헌은 조선시대 청주목사가 집무를 보던 관아다.
병영마당과 동헌마당 사이에는 KT 청주지사 건물을 허물어 2714㎡ 규모의 잔디 광장을 만든다. 공연 관람이 가능한 스탠드와 녹지도 확보해 시민 쉼터로 제공할 예정이다. 부지 한 켠엔 조선시대 곡식창고인 사창(社倉)을 지어 역사박물관과 카페로 활용한다.
잔디 광장 옆 옛 청주우체국 건물은 우정박물관으로 활용하고, 2013년 YMCA 건물 옆에 복원한 청주읍성벽은 35m에서 78m로 확장할 계획이다.
사업비 868억원은 전액 시비로 충당된다. 시는 지난 3월 사업비 절감을 위해 감정평가액(444억원)보다 150억원 감액된 294억원에 옛 KT 청주지사 부지와 건물을 매입했다.
사업 완료일은 당초 2026년이었으나 신청사 건립 지연에 따라 2030년으로 미뤄졌다. 동헌마당과 천년의마당에 각각 자리 잡은 청주시청 1임시청사와 청주시의회 임시청사는 2028년 하반기 북문로 3가 신청사 준공 후 이전할 예정이다.
시 관계자는 "내년부터 지장물 철거와 문화유산 발굴조사, 토지 및 지장물 보상 등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며 "중앙역사공원 자체가 센트럴파크를 의미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범석 시장도 지난 7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사직대로에 지하차도를 만들고 그 위에 잔디광장을 조성하면 많은 사람이 몰려 원도심이 활성화할 것이라고 하는데, 저는 굉장히 회의적으로 본다"며 "잔디광장은 중앙역사공원과 청주시 신청사에도 충분하게 조성될 것"이라고 김 지사의 센트럴파크(문화의 바다) 사업 제안을 사실상 거부했다.
김 지사는 대현지하상가를 포함한 청주대교~상당공원 700m 구간을 지하차도화 한 뒤 지상에 대규모 광장을 조성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앙역사광장 내 잔디광장과 400여m 밖에 떨어지지 않은 거리다.
청주시는 중앙역사공원 외에도 폐점 상태에 놓인 대현지하상가를 청년특화지역으로 만들기 위한 연구용역을 수행 중이다. 이 시설은 민간 투자자의 무상 사용권이 만료되는 2028년 청주시로 소유권이 넘어온다. 청주대교~상당공원을 잇는 사직대로의 소유권과 관리권도 청주시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