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에서 삼성·구글페이 사용 가능해진다

[서울=뉴시스]윤현성 기자 = 애플이 아이폰에서도 삼성페이, 구글페이 등 타사 간편결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빗장을 풀기로 했다. 다만 아직 한국에서는 이같은 기술 개방이 공식화되지 않은 만큼 이른 시일 내 서비스 국가가 확대될 지 주목된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iOS 18.1 버전부터 아이폰 NFC(근거리무선통신) 결제 서비스 기능을 위한 API(앱프로그래밍인터페이스)를 외부 앱 개발자에게 개방한다고 최근 공지했다.

이같은 NFC API 개방은 일단 미국, 영국,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일본에 위치한 개발자들에게만 적용된다. 이와 함께 애플의 보안 요건 등을 충족해야만 애플의 승인을 받을 수 있다. 애플은 향후 API 제공 국가를 추가할 방침이다.

애플페이와 같은 NFC 비접촉결제는 매장 결제 시 스마트폰을 카드 단말기에 갖다 대기만 하면 스마트폰 내 NFC 칩이 단말기와 연결돼 결제가 진행되는 형태로 이뤄진다.

여기서 결제를 위해 필수적인 NFC 기능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일종의 통로 역할을 하는 API가 필요하다. 애플은 이같은 자사 간편결제 기술을 '탭앤고(Tap-and-Go)'라고 지칭하는데, 이를 외부에도 개방한 것이다.

기존에는 애플이 탭앤고 기술을 개방하지 않으면서 애플페이 등 자체 서비스에만 활용돼왔다. 안드로이드 진영에서는 구글이 NFC API를 공개하며 다른 업체들도 삼성페이 등을 개발했던 것과 대조적이다.

다만 애플은 자사 NFC API를 사용하는 외부 개발자들에게 수수료를 부과하고 관련 계약을 의무적으로 체결하도록 할 예정이다. 아직 명확한 수수료 규모는 공개되지 않았다. 기술적 장벽은 사라졌으나 애플이 애플페이 이상의 수수료율 등을 요구하는 방식으로 타사를 견제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셈이다.

애플이 공식적으로 언급하진 않았으나 이처럼 간편결제서비스 기술을 개방한 것은 규제 당국의 압박이 거세지고 있기 때문으로 읽힌다.

앞서 애플은 지난달 EU(유럽연합)의 반독점 규제 압박에 탭앤고 기술을 제3자 앱에도 개방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EU 집행위원회와 애플의 합의에 따라 EU 27개국에서는 NFC API가 완전 무료로 개방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iOS 18은 오는 9월 아이폰16 시리즈와 함께 출시될 예정이다. 간편결제서비스가 개방되는 iOS 18.1은 추가 업데이트 버전인 만큼 올 4분기께 적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후 실제 외부 앱 개발자의 간편결제 앱이 아이폰에 적용되는 시점은 빨라야 연말 이후일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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