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도한 자신감 보여온 푸틴 당혹하게 만들어
러가 반드시 승리할 것이라는 생각 깨트렸다"
우크라 군과 국민들의 사기 크게 진작하는 계기
"러군 우크라 전투부대 돌리지 않으면 막지 못해"
[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미 당국자들이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영토 점령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공격 능력을 약화시키고 러시아 정부에 큰 피해를 입히는 등 전략적으로 중요한 사건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미 뉴욕타임스(NYT)가 15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미 당국자들은 이번 사태에 대한 최종 평가를 내리기에는 아직 이르며 더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한 자세를 보인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군과 국민들의 사기를 크게 높이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러시아 습격은 지난해 여름 우크라이나군의 대반격전이 실패한 것과 크게 대비된다. 우크라이나 전선에 투입된 러시아군 병력을 분산하고 협상 카드로 삼기 위해 철저하게 비밀을 유지하면서 진행된 작전이다.
우크라이나군은 지난해 여름 대반격전 준비를 공개적으로 진행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군이 대반격전을 위해 훈련하고 장비를 갖추는 동안 강력한 방어선을 구축했었다.
윌리엄 번스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은 푸틴의 자만심에 흠집을 내야한다고 공개적으로 발언해왔다. 우크라이나의 강력한 전쟁 능력으로 푸틴의 과도한 자신감이 깨지기 전에는 러시아가 결코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해왔다.
이번 우크라이나의 쿠르스크 진격은 러시아의 취약점을 드러내고 푸틴을 당혹하게 만들었다.
미 당국자들은 우크라이나가 러시아가 반드시 승리할 것이라는 인식을 깨트리는 과감한 작전을 펼쳐야 한다고 강조한다. 러시아 영토 추가 점령이나 비밀 사보타지 공격, 전혀 예상하기 어려운 새로운 방식의 공격 등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크리스토퍼 카볼리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사령관은 미 뉴욕 외교협회(CFR) 모임에서 현재까지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침투가 성공적이라고 평가했다. “(작전이) 아주 잘 진행된다고 말하기에 충분하다”며 “러시아군 취약점을 신속하고 능숙하게 공격했다”고 말했다.
"작전 아주 잘 진행된다고 말하기에 충분"
조 바이든 미 대통령도 2차 세계대전 이래 러시아 영토에 대한 최대 공격을 당한 러시아 정부가 곤경에 처했다고 밝혔다. 그는 미 당국자들이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공격 작전 동안 우크라이나와 계속 접촉해왔음을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푸틴에게 딜레마를 안겼다. 우리는 우크라이나와 직접적이고 상시적으로 접촉해왔다. 여기까지만 밝히겠다”고 말했다.
미 의원들도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공격을 크게 칭찬하고 있다.
이번 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비공개 회동한 린지 그레이엄 공화당 상원의원, 리차드 블루멘탈 민주당 상원의원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지원 강화를 촉구했다.
"푸틴의 엉덩이를 걷어차라"
기존에 우크라이나 특공대의 러시아 공격과 달리 이번 작전에는 수천 명의 정규군과 휴대용 대공미사일, 러시아 레이더를 무력화한 전파방해 장비가 동원됐다. 또 지난해 여름 실패했던 기계화 전쟁 능력이 크게 개선됐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번 기습이 러시아 영토 깊숙이 침투하기 위한 작전임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지난해 폭로된 미 정보 보고서에 따르면 우크라이나가 러시아를 공격하려는 의도를 보인 것은 1년도 넘었다. 이번 작전이 전략적 목표에 따른 것임을 시사한다. 당시 공개된 정보에 따르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러시아 도시 점령을 원했다.
바이든 "우크라와 계속 접촉해왔다"
미국은 그러나 장거리 정밀 폭탄을 사용한 러시아 공군기지 등 군사표적 공격은 아직 제한하고 있다.
이와 관련 미 당국자들은 이번 공격에 미 지원 무기가 사용됐으나 제한 범위를 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존 커비 미 백악관 대변인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주둔 병력 일부를 쿠르스크로 돌리고 있다고 밝혔다. 미 당국자들은 그러나 반격에 필요한 전투 부대들은 아직 투입되지 않고 있다고 전한다. 이들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동부 전선 병력을 쿠르스크에 투입하지 않고는 우크라이나 군을 격퇴하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우크라이나가 동부 도네츠크 지역의 러시아군을 격퇴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이번 공격에 상당한 병력을 투입한 탓에 병력 여유가 없는 때문이다. 미 당국자들은 올해 러시아군의 방어벽이 강력한 동부 및 남부 전선에서의 반격을 만류했었다.
우크라군 총사령관 "시르스키 특집"
미 당국자들은 쿠르스크 지역을 지난 봄 러시아군이 점령한 하르키우 주변 지역과 맞교환하는 협상 카드로 사용할 수 있다고 우크라이나가 밝힌 것으로 전했다.
한 미군 고위 당국자는 이번 작전을 “시르스키 특집”이라고 표현했다. 지난 2월 우크라이나 총사령관이 된 시르스크 사령관의 구상이라는 것이다. 그는 젤렌스키 대통령도 기발한 이번 작전을 크게 환영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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