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왕이, '내전' 미얀마 군사정권 수장 만나…"국경 안정 희망"

[베이징=뉴시스]박정규 특파원 =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이 내전이 진행 중인 미얀마의 군사정권 수장과 만나 국경지역 문제 등을 논의했다.

15일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왕 부장은 전날(현지시각) 미얀마 수도 네피도에서 민 아웅 흘라잉 미얀마 최고사령관과 회담했다.

미얀마는 2021년 2월 군부가 쿠데타를 일으키면서 선거를 통해 선출된 아웅산 수지 여사가 이끄는 정부를 축출하고 집권했다. 이후 민주진영 임시정부인 국민통합정부(NUG) 산하 반군이 소수민족 무장단체와 함께 무장투쟁에 나서면서 내전이 이어지고 있다.

이날 회담에서 왕 부장은 "중국은 미얀마가 조속한 정치적 화해를 실현하고 민주적 전환과정을 회복하면서 장기적인 안정을 찾는 것을 지지한다"며 "우호적인 이웃국가로서 중국은 미얀마의 전쟁, 역외 세력의 내정 간섭, 중국과 미얀마의 관계를 이간질하고 중국을 모독하려는 어떠한 언행도 반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미얀마가 중국·미얀마 국경의 평화·안정을 수호하고 국경을 넘나드는 범죄에 대한 합동 단속을 강화하는 한편 양측의 교류·협력을 위해 안전한 환경을 조성하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아울러 "중국의 대(對)미얀마 우호정책은 미얀마 인민 전체를 지향하고 내정 불간섭 원칙을 견지한다"며 "미얀마의 정치적 전통과 자국의 국정에 따라 선택한 발전 경로를 존중한다"고 밝혔다.

흘라잉 최고사령관은 "미얀마 평화회담 추진에 대한 중국의 건설적 역할에 감사한다"며 "미얀마가 국내 안정을 유지하고 정치적 화해를 이룰 수 있도록 계속 지지해 줄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고 중국 외교부는 전했다.

또 "미얀마도 인터넷 도박·전기 사기 등 초국가적 범죄를 단속하기 위해 중국과 계속 협력할 것"이라며 "중국의 안보와 이익을 해치는 어떠한 행위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국은 미얀마 내전에서 중재자로서 역할을 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중국은 미얀마 군사정권을 상대로 무기 등의 공급을 통해 지원하고 있지만 동시에 중국계인 코캉 소수민족 등 반군과도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군사정권과 반군은 지난해 12월과 올해 1월 중국 중재로 임시 휴전에 합의하기도 했지만 이후에도 산발적 교전이 이어졌고 지난 6월 말부터 미얀마 북부 샨주를 중심으로 교전이 격화됐다.

특히 지난 1월에는 군사정권과 반군의 전투 과정에서 발사된 포탄으로 인해 중국의 접경도시 난산에서 5명이 부상을 입는 등 피해가 발생하면서 중국은 우려를 표명해왔다. 아울러 양국은 온라인·통신 사기 범죄조직 단속 등의 문제에 대해서도 협력할 필요가 있는 상황이다.

왕 부장은 흘라잉 최고사령관과의 만남과 별도로 탄 쉐 미얀마 부총리 겸 외교장관과도 회담을 가졌다. 왕 부장은 14일부터 17일까지 미얀마 방문에 이어 태국을 방문해 '란창강·메콩강 협력회의' 9차 외교장관회의에 참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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