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유공자 후손 일일이 소개 "귀하고 고마운분들" 예우
허미미 "태극마크에 자부심…LA올림픽선 애국가 부를것"
카자흐 등 해외 거주 유족들 참석 "순방서 많이 배웠다"
'건국절 논란' 광복회 참석 안해…작년엔 이종찬 건배 제의
[서울=뉴시스] 박미영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은 광복절을 하루 앞둔 14일 독립유공자 후손들을 초청해 오찬을 함께했다.
이 자리에는 해외 거주 중인 유공자 후손, 대학생 후손들, 순국선열유족회 회원 등 100여명이 초청됐다.
그러나 독립유공자 대상 행사에 빠지지 않았던 광복회는 이날 오찬에 참석하지 않았다.
이날 참석자는 허미미 선수, 백범 김구 선생 손녀사위 김호연 빙그레회장, 신광열 선생의 외아들 신민식 자생의료재단 사회공헌 위원장, 유일한 박사의 손녀 유일링 유한학원 이사, 한기악 선생의 후손 한민구 한국과학기술한림원 이사장, 이육사 시인의 외동딸 이옥비씨 등과 해외 거주 독립유공자 후손 33명 등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참석자들을 일일이 호명하고 선조 독립운동가들과의 관계를 소개하면서 "이 자리에 참석하신 모두가 참으로 귀하고 고마운 분들"이라며 감사를 표했다.
그러면서 "영웅들께서 남겨주신 독립의 정신과 유산을 영원히 기억되고, 유공자와 후손들께서 합당한 예우를 누리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날 참석자 중 2024 파리 올림픽에 출전해 은메달을 획득한 허미미 유도 국가대표 선수가 단연 주목을 받았다.
윤 대통령은 허 선수에 대해 "독립유공자이신 고(故)허석 선생님의 5대손"이라며 "할머니의 유언에 따라 일본 국적을 포기하고 대한민국 국가대표가 되는 길을 택했다"고 소개했다.
소개를 받은 허 선수는 "할머니의 유언에 따라 한국에 처음 왔을 때 독립유공자 후손이란 걸 알게됐다"며 "태극마크를 달고 유도를 하게 돼 더 큰 자부심을 느꼈다"고 말했다.
이어 "더 열심히 훈련해 LA올림픽에서는 애국가를 부를 수 있도록 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러자 참석자들은 일제히 허 선수에 축하와 격려의 박수를 보냈다.
이날 오찬 참석자 중에는 미국, 중국, 카자흐스탄 등 해외 거주 중인 독립 유공자들도 있었다.
윤 대통령은 "멀리서 독립유공자 후손들이 오셨다. 어디 계시죠"라며 박수를 보내달라 했다.
특히 "카자흐스탄과 우즈베키스탄에 과거의 독립운동 후손들과, 또 연해주에 거주하다가 강제 이주를 당하신 우리 동포들의 후손들이 많이 살고 계셨다. 그분들을 순방 때 많이 만나뵀다"며 "저한테는 정말 좋은 공부의 기회가 되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어 이육사 시인의 외동딸 이옥비씨를 소개하며 "학생 때 국어 공부를 제대로 한 사람이면 모를 수 없는 우리의 저항시인, 독립 의지를 드높인 저항시인인 이육사 선생님 다 아시죠"라며 "이렇게 와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날 오찬 건배 제의는 김시명 순국선열유족회 명예회장이 했다.
김 명예회장은 윤 대통령이 대선후보 시절 순국선열 사무소를 찾아 위패에 참배했던 일을 거론하며 "대통령님, 순국선열 만세"라고 선창했다. 지난해 행사에서는 이종찬 광복회장이 건배제의를 했었다.
이어 이동일 순국선열유족회 회장은 "순국선열 위패가 협소한 공간에 모셔져 있는데 윤석열 정부에서 새공간인 '독립의 전당'을 곧 착공한다"며 감사의 뜻을 표했다.
이날 오찬에는 채소와 버섯, 두부를 으깨 뭉쳐 꽃으로 만든 '꽃두부선', 평안도식 어복쟁반, 어간장 쏨뱅이 구이, 김새우전, 산채비빔밥, 건새우 아욱국 등이 나왔다. 디저트로는 태극기를 흔들던 애국선열들을 기리는 뜻에서 태극 무늬 솔잎 무스케이크를 냈다.
오찬을 마친 윤 대통령은 테이블을 돌며 참석자들과 악수를 나누고 전원이 모여 "대한민국 만세"를 외치며 기념촬영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