싼타페 하이브리드, 아빠의 '현실 드림카'로 불리는 이유[시승기]

[서울=뉴시스]안경무 기자 = 현대차가 지난해 내놓은 5세대 싼타페에는 하이브리드(HEV) 엔진이 처음 적용됐다.

가뜩이나 공간성과 활용성이 뛰어나 소비자들 사이에서 호평을 받아온 싼타페가 "그야말로 날개를 달았다"는 평가까지 나왔다.

이러한 진단은 고금리로 인한 수요 침체 가운데서 판매 증가로 이어졌다.

국산차 수요가 올해 금감하고, 전기차는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으로 휘청이고 있지만, 싼타페 HEV를 사려면 이날 기준으로 4개월을 '대기'해야 한다. 한 마디로 차가 없어서 못 판다는 얘기다.

싼타페의 매력은 무엇일까?

이달 9일부터 12일까지 3박 4일에 걸쳐 싼타페 HEV를 타보니 이 차가 왜 소비자(아빠)로부터 사랑받는지 짐작할 수 있었다.

싼타페의 가장 큰 장점은 패밀리카로 중형 SUV라는 체급을 뛰어넘는 공간감이다. 2열 시트 뒤쪽 적재 용량은 무려 725리터에 달한다. 이는 골프백 4개가 여유롭게 들어가는 수준이다.

이를 가능하게 하는 것은 후면부의 널찍한 '테일게이트'다.

실제 싼타페 테일게이트는 체급 이상으로 크다.

개구부 하단의 최대 폭은 기존보다 145㎜ 넓은 1275㎜까지 커졌다. 이는 SUV 라인업에서 한 급 위인 팰리세이드 개구부 하단 폭(1196㎜)보다 더 넓은 수치다. 개구부 높이도 팰리세이드와 동일한 812㎜다.

각진 후면부 디자인은 소비자 사이에서 호불호가 명확히 갈린다. 그러나 공간 활용 측면에서 주는 장점은 분명하다.

이날 시승하면서 2열에 카시트 2개를 설치하고, 아이들을 가까이에서 보살피기 위해 아내가 3열에 앉았다.

아내는 "발을 놓는 위치가 1열과 2열보다는 불편했으나, 머리 위 공간감(헤드룸)이 넉넉했고 앞 좌석과의 간격도 크게 불편함이 없었다"고 말했다. 특히 3열 공조 장치를 운전석에서 별도로 조작할 수 있다는 점도 탑승객을 위한 세심한 배려로 꼽힌다. 

뛰어난 연비는 주행 만족감을 높이는 요소다. 싼타페 HEV 공인 연비는 리터당 15.5㎞다. 실제 주행하면 어렵지 않게 더 높은 연비를 경험할 수 있다.

고속도로와 국도를 오가며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기능을 활용했는데, 공차 중량 1865㎏의 싼타페 HEV는 어렵지 않게 리터당 17㎞ 이상의 연비를 보여줬다. 이는 3열까지 사람을 태우고, 트렁크에 짐을 가득 실었을 때 기록한 연비다.

업그레이드된 편의사양 중에선 현대차 최초로 적용한 '스마트폰 듀얼 무선충전 시스템'이 단연 눈에 띄었다.

통상 차에 탔을 때 운전자가 무선 충전 트레이를 쓴다. 동승자가 스마트폰을 충전하려면 별도의 USB 케이블이 필요한데, 차 안에 USB 케이블이 없어 운전자나 동승자 중 한 명은 스마트폰을 충전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2개의 스마트폰을 동시 충전할 수 있는 듀얼 시스템을 쓰니, 기대보다 만족도가 더 높았다.

전반적으로 만족도 높지만, 덩치에 비해 힘이 부족하다고 느낀다. 1.6 터보 하이브리드와 6단 자동변속기 조합의 파워트레인은 전기모터와 결합해 최고 출력 235마력, 최대 토크 27kg.m를 낸다.

이는 일상 주행 영역에선 큰 불편함이 없는 수준이지만, 고속도로에선 다소 아쉬움이 느껴진다. 예컨대 앞서 있는 차를 추월하려면 엑셀러레이터를 몇 초간 꾹 밟아주면서 힘을 한참 높여야 한다.

운전자마다 다르게 느끼겠지만, 182㎝ 키의 기자에겐 차량 시트 포지션이 다소 높은 편이다.

마지막으로 이 차 가격도 상품성을 높이는 요소다.

4인 가족은 물론, 6~7명까지도 탈 수 있으며 동급 최강의 공간감과 효율성을 보이는 싼타페 HEV 가격은 4031만원부터 시작한다. 물론 옵션을 더하면 사실상 가격은 4000만원 중반대로 올라간다고 봐야 한다.

다만 국내뿐만 아니라 수입 차량과 비교했을 때도, 이 가격대에서 싼타페 HEV만큼의 상품성을 보여주는 중형 SUV를 떠올리긴 쉽지 않다. 이 뛰어난 가성비야말로 싼타페 HEV가 보통 아빠들의 '현실 드림카'로 불리는 가장 큰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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