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성그룹 카드 "힘 덜어낸 이지 리스닝…카리스마 내려놓을게요"

[서울=뉴시스]강주희 기자 = "퍼포먼스 그룹이다 보니 카리스마 같은 것들이 굳혀져 있잖아요. 이번 기회에 그런 것들이 조금 풀어지지 않을까 싶어요."(소민)

K팝 대표 혼성그룹 '카드'(KARD)가 이지 리스닝으로 돌아왔다. 그간 선보였던 강렬하고 화려한 사운드 대신 편안한 멜로디와 중독성 있는 후렴구로 '팬'들의 귀를 사로 잡겠다는 포부다.

최근 서울 광진구 한 카페에서 만난 카드는 "항상 카리스마 넘치는 퍼포먼스를 보여줬다면 이번에는 팬분들이 들으실 때 흥얼흥얼 따라 부르실 수 있도록 이지 리스닝한 곡을 선택했다"고 밝혔다.

13일 공개하는 일곱 번째 미니 앨범 '웨어 우 나우? - 파트 1 : 옐로 라이트'(Where To Now? Part 1 : Yellow Light)는 올해 데뷔 7년차를 맞이한 카드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는 신보다.

BM은 "(앨범 부제인) '옐로 라이트'는 정지를 뜻하는 신호등 노란불에서 착안했다"며 "원래 가고 있었던 길에서 이제 방향을 틀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의미로 (연내 발표 예정인) 파트 2는 어떤 분위기로 갈지 아직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앨범에는 타이틀곡 '텔 마이 마마'(Tell My Momma)를 비롯해 트로피컬 팝 장르의 '웨스트 마이 타임'(Waste My Time), 강렬한 베이스가 돋보이는 힙합 댄스 곡 '시미시미(SHIMMY SHIMMY), 일렉트로 팝 분위기의 '붐박스'(Boombox) 등 일곱 곡이 담겼다.

'텔 마이 마마'는 카드의 전매특허인 '중독성 강한 후렴구'가 귀에 맴도는 노래로, 엄마에게 사랑하는 연인을 자랑하고 싶다는 독특한 가사가 영어로 담겼다. 밝고 경쾌한 신스 사운드에 카드 멤버들의 시원한 목소리와 자유분방한 랩이 여름에 잘 어울린다.

제이셉은 "'텔 마이 마마'를 처음 들었을 때 카드의 곡이라는 느낌을 못 받을 수도 있다"면서 "(타이틀곡을 정할 때) 누가 들어도 카드의 노래라는 곡으로 할지, 아니면 조금 다르게 가면서 방향을 잡고 나아가야 할지에 대해 고민이 많았다"고 말했다.

지우 역시 "하이라이트 메들리가 공개됐을 때 굉장히 의외라는 의견이 나왔다"며 "그래도 (팬들이 알던) 카드의 색깔이 있는 것 같다는 리액션을 봤을 때 듣기 좋았다. 저희도 어떤 노래를 불러도 저희 네 명의 목소리가 들어가면 카드 색깔로 변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카드는 이번 앨범을 위해 멤버 전원이 금발로 변신했다. BM은 "멤버 모두가 금발을 시도한 건 이번이 처음"이라며 "1980년대 빈티지 스타일이 콘셉트인데, 팬분들이 좋아하실 것 같아서 앨범 작업을 재미있게 했다"고 말했다.

소민은 "멤버들이 염색에 대해 크게 생각을 안 했는데 아무래도 공백기를 갖고 나오는 컴백이다 보니 눈에 확 띄면 좋겠다는 의견이 있었다"며 "여러가지 색을 찾다가 통일성 있게 가는 것이 좋지 않을까 해서 금발에 한 번 도전을 해봤다"고 소개했다.

2016년 프리 데뷔 싱글 '오나나'(OHNANA)로 가요계에 첫 발을 내딘 카드는 K팝 시장에서 보기 드문 혼성그룹이라는 팀 구성과 강렬한 음악으로 북미권에서 먼저 주목을 받으며 데뷔 3개월 만에 월드투어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특히 그룹의 음악적 뿌리인 뭄바톤 장르와 중독성 강한 후렴구는 해외에서 큰 인기를 끌며 카드의 존재감을 키웠다. 지난해에는 카디비, 릴 웨인, 포스트 말론 등 세계적인 아티스트들이 대거 소속된 미국 대형 에이전시 UTA와 전속계약을 체결했다.

데뷔와 동시에 글로벌 무대에서 큰 사랑을 받고 있지만 국내 음악방송 1위를 못한 점은 여전히 아쉬운 부분이다. "음악방송 1위는 정말 하고 싶어요. 이번 앨범이 일곱 번째 앨범이라서 '럭키 넘버 세븐'이 되지 않을까요. 최근에 7주년 축하도 했거든요."(BM)

카드는 지난 7년 동안 쉴 새 없이 달려올 수 있었던 원동력으로 '팬'을 꼽았다. 이번 앨범도 잠깐의 휴식기 없이 미니 6집 '이끼' 활동이 끝나자마자 준비했다고 한다.

제이셉은 "1년에 앨범 한장 나오는 게 힘들어서 팬분들께 너무 죄송스러운 마음"이라며 "그래도 열심히 준비했으니 많은 분들께서 좋아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소민은 "지치지 않고 무대에 설 수 있는 것만으로도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며 "많은 팬분들이 저희의 음악을 기다려주시는 것에 보답하기 위해 앞으로 고민하고 좋은 음악 컨포런스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웰어 투 나우'에 의미를 두는 것 중 하나는 목적지 보다 누구랑 함께 도착하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지금 같이 달려가고 있는 멤버들이랑 잘 하고 있는 것 같아서(웃음) 그 목표가 이뤄지고 있다는 느낌이 드네요."(B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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