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 후보로 꼽았던 우상혁, 높이뛰기 7위로 마무리
한국 육상, 파리 대회 3명 참가…1976 대회 이후 최소 규모
[서울=뉴시스]김주희 기자 = 한국 육상이 또 세계 무대에서 웃지 못했다.
금메달까지 넘봤던 우상혁(용인시청)은 11일(한국시각) 프랑스 파리 스타드 드 프랑스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육상 남자 높이뛰기 결선에서 2m27을 넘고 7위에 그쳤다.
실내 2m36, 실외 2m35의 개인 최고 기록을 갖고 있는 우상혁은 이날 자신의 기량을 맘껏 발휘하지 못하고 일찌감치 경쟁에서 밀려났다.
2m17, 2m22를 1차 시기에 모두 성공한 뒤 2m27을 2차 시기에 넘었다. 이어진 2m31을 세 차례 모두 실패하면서 아쉬움에 고개를 떨궜다.
기대를 모았던 한국 육상 트랙·필드 종목의 첫 올림픽 메달도 나오지 않았다.
도로(마라톤·경보) 종목을 제외한 트랙·필드에서 한국 선수가 낸 최고 성적은 우상혁이 2020 도쿄 대회에서 작성한 4위다.
종전 기록은 8위였다. 1984 LA 올림픽 남자 멀리뛰기 김종일, 1988 서울 올림픽 여자 높이뛰기 김희선, 1996 애틀랜타 남자 높이뛰기 이진택이 남겼던 기록을 우상혁이 바꿨다.
한국 육상의 새로운 페이지를 넘긴 우상혁은 이번 대회에선 첫 메달과 함께 새로운 역사를 노렸다.
그러나 2022 베오그라드 세계실내선수권(2m34) 우승으로 한국 선수 최초로 메이저대회 트랙·필드 메달을 획득하고, 지난해 다이아몬드리그 파이널 대회(2m35)에서 역시 한국인 최초 우승을 따냈던 우상혁도 올림픽에서는 시상대에 오르지 못했다.
가장 많은 관심을 받았던 우상혁이 입상에 실패하면서 한국 육상은 이번 대회도 빈손으로 물러나게 됐다.
이번 올림픽에 참가한 한국 육상 선수는 단 3명뿐이다.
우상혁과 함께 남자 세단뛰기 김장우(국군체육부대), 20㎞ 경보 최병광(삼성전자)으로 단출한 선수단을 꾸렸다. '올림픽의 꽃'으로 통하는 마라톤에는 단 1명의 출전자도 배출하지 못했다.
이는 한국 육상이 1948년 런던 올림픽에 처음 선수를 파견한 이래 단 한 명의 선수도 내보내지 못했던 1976 몬트리올 대회 이후 최소 규모다. 1980 모스크바 대회는 정치적 문제로 불참했다. 직전 대회였던 2020 도쿄 올림픽 때는 7명이 출전했다.
일본과 중국이 신체 조건의 한계를 딛고 서서히 세계적인 수준과 격차를 좁힌 반면, 한국은 출전권을 획득하는 일조차 버거워졌다.
남자 세단뛰기에 나선 김장우는 예선에서 16m31을 기록, 전체 32명 중 26위에 자리했다. 12명에게 주어지는 결선 티켓을 얻지 못하고 파리 여정을 일찍 마무리했다.
최병광은 남자 경보 20㎞에서 1시간26분15초 레이스를 마쳐 경기에 나선 49명 중 42위에 그쳤다.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1시간29분08초로 57위, 2020 도쿄 올림픽에서 1시간28분12초로 37위에 올랐던 최병광은 자신의 세 번째 올림픽에서는 기록을 더 단축했다.
그러나 여전히 세계와 격차는 컸다.
이 종목 우승은 1시간18분55초를 기록한 브라이언 핀타도(에콰도르)에게 돌아갔다. 1시간19분9초의 카이오 본핌(브라질)이 은메달, 1시간19분11초의 알바로 마르틴(스페인)이 동메달을 땄다.
광복 이후 한국 육상에서 올림픽 메달을 수확한 이는 1992 바르셀로나 황영조(금메달), 1996 애틀랜타 이봉주(은메달·이상 마라톤)뿐이다.
마라톤의 두 영웅 이후 한국 육상을 올림픽 시상대에 올려놓는 새 영웅은 아직 나타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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