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G 가입자 비중 70% 치솟자…지갑 닫는 이통 3社

기사등록 2024/08/10 16:10:00

최종수정 2024/08/10 16:48:52

전국망 구축 마무리 수순…올 상반기 설비투자(CAPEX) 규모 뚝

현 보유 주파수로 5G 트래픽 충분 감당…"추가 투자 당장 없을 듯"

[서울=뉴시스] 최진석 기자 = 이동통신 3사가 모두 5G 28㎓ 주파수에서 손을 놓게 됐다. 기한 내 기지국 추가 구축 조건으로 5G 28㎓ 주파수 대역 회수를 유보받았던 SK텔레콤이 지난해 11월부터 해당 주파수 기지국 구축에 나서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 졌다. 사진은 23일 서울 한 이동통신 대리점에 붙은 이동통신 3사인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의 로고. 2023.04.23. myjs@newsis.com
[서울=뉴시스] 최진석 기자 = 이동통신 3사가 모두 5G 28㎓ 주파수에서 손을 놓게 됐다. 기한 내 기지국 추가 구축 조건으로 5G 28㎓ 주파수 대역 회수를 유보받았던 SK텔레콤이 지난해 11월부터 해당 주파수 기지국 구축에 나서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 졌다. 사진은 23일 서울 한 이동통신 대리점에 붙은 이동통신 3사인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의 로고. 2023.04.23.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심지혜 기자 =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의 설비투자(CAPEX) 규모가 감소 추세다. 5G(5세대 이동통신) 가입자 비중이 70% 안팎에 이르면서 투자 수요가 줄어든 탓으로 풀이된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통3사 올 상반기 합산 CAPEX 금액은 약 2조6080억원.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18.9% 감소했다.

3사 중 투자 감소폭이 가장 큰 곳은 SK텔레콤이다. SK텔레콤의 상반기 CAPEX는 약 7050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380억원) 대비 32.1% 줄었다.

다음으로 LG유플러스가 지난해 상반기 1조1805억원에서 올해 9420억원으로 20.2% 감소했다. KT는 9985억원에서 9609억원으로 3.8% 줄었다.

이통3사의 설비투자 감소는 예견된 수순이다. 올해 5G 상용화 6년 차로 추가 망 투자가 크게 요구되지 않는 상황이다.

5G 상용화 6년차…추가 망 투자보다 유지·보수 집중

이통3사는 올 4월 5G 전국망 구축을 사실상 완료했다. 이통3사는 그동안 농어촌 5G 공동 이용 계획을 통해 전국망 구축을 순차적으로 진행해 왔다.

3사는 각각 단독으로 85개시 행정동과 일부 읍·면 지역에 5G 망을 구축하고, 이외 농어촌 지역에 대해서는 지역을 나눠 각각 통신망을 구축하기로 했다. 그리고 자사가 구축하지 않은 지역에서는 타사가 구축한 망을 이용하는 방식으로 했다.

공동망 구축은 2021년 4월부터 실시했다. 게다가 지난해 5월 SK텔레콤을 마지막으로 이통3사 모두 28㎓ 주파수를 반납하면서 별도 투자도 필요하지 않다.

지난 4년간 이통3사의 연간 CAPEX 추이를 살펴보면 매년 감소 추세다.

SK텔레콤은 2020년 3조250억원, 2021년 3조10억원, 2022년 3조350억원, 2023년 2742억원을 집행했다. 2020~2022년까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다 작년을 기점으로 앞자리가 바뀌었다. KT도 상황은 비슷하다. 2조6660억원, 2조7600억원, 2조721억원, 2조412억원을 각각 집행했다.

LG유플러스만 지난해 5G 주파수 20㎒를 추가로 할당 받으면서 나홀로 투자가 소폭 증가했다. LG유플러스는 2020년 2조3805억원, 2021년 2조3455억원, 2022년 2조4200억원으로 유사한 수준을 유지했으나 지난해 2조5140억원으로 반짝 늘었다.

CAPEX 집행 규모는 하반기로 갈수록 늘어나지만 전년 수준을 넘어서지 않을 것이란 게 업계 중론이다. 특히 5G 주파수 추가 할당이 없는 한 망 구축 투자보다 유지보수에 중점을 두고 있어 CAPEX가 늘어날 요인이 크게 없다.

장민 KT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이날 진행한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정부가 디지털 스펙트럼 플랜 초안을 올해 초 공개한 이후 아직까지 최종적으로 확정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현 5G 주파수로 수요 감당…6G 상용화 시점 멀어

현재 이통 3사가 보유한 주파수로도 5G 트래픽을 충분히 감당할 수 있는 상황이라는 게 이들이 설비투자를 줄이는 이유다. 현재 전체 이동통신 모바일 가입자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70% 수준에 이른다. SK텔레콤의 5G 가입자 비중은 6월 기준 71%, KT가 75%, LG유플러스 67.7%다.

이통사는 추가 주파수 할당이 당장 시급한 상황이 아니라고 설명한다. 장 CFO는 "아직 5G 주파수 여유가 많아 추가적인 CAPEX 등 재무적 부담이 근시일 내 발생할 것 같진 않다"고도 했다.

이동통신 업계 한 관계자는 "5G 상용화 이후 6년 차에 이르면서 점차 투자 안성화 상황에 접어든 것"이라며 "5G 보급률이 70% 수준에 이르렀지만 현재 보유한 5G 주파수로 트래픽을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아직까지 추가 주파수 수요가 크게 있는 상황이 아닌 데다, 차세대 이동통신이 상용화 되기까지는 시간이 남은 만큼 당분간 CAPEX 부담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통신 사업만으로는 미래없다"…AI 등 신사업으로 투자 전환


시장 포화와 정부의 통신비 인하 압박 등으로 더 이상 주력사업에서 수익을 올리기 쉽지 않은 만큼, 이통 3사는 인공지능(AI), 클라우드, 인터넷데이터센터(IDC) 등 신사업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이에 투자도 망보다는 신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올해 생성형 AI 검색 전문 기업인 퍼플렉시티에 1000만 달러를, 최근에는 미국 AI데이터센터 통합 솔루션 기업 SGH에 2억 달러를 투자했다. 이를 바탕으로 올해 AI 투자 예상 규모가 2000억원 수준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KT도 마이크로소프트(MS)와의 제휴를 통해 한국형 AI를 개발해 수익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LG유플러스 또한 AI 전환 중심의 매출 성장을 본격화하겠다는 기업 시장(B2B) 중장기 성장 전략을 추진 중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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