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 수련병원으로 복귀 마지막 기회
16일까지 지원해야…9월부터 수련 재개
복귀 가능성은 희박…앞서 1.36%만 지원
내달 상급종합병원 구조 전환 시범 사업
중증환자 비중↑…PA간호사 법제화 속도
[세종=뉴시스] 박영주 기자 = 전공의들이 올해 수련병원으로 복귀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인 하반기 수련 추가 모집이 이번 주 마무리된다. 지원자가 많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정부는 전공의 공백 장기화에 대비해 상급종합병원의 구조 전환에 속도를 내기로 했다.
12일 보건복지부 등에 따르면 정부는 이번 주까지 하반기 수련에 참여할 전공의를 추가 모집한다. 정부는 9월 수련을 시작하는 일정상 이번이 전공의들이 수련병원으로 복귀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는 입장이다.
앞서 정윤순 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은 "전공의들이 1명이라도 더 복귀하도록 하기 위해 좀 더 길을 열어 연장 모집한다"며 "9월1일 하반기 수련이 시작되기 때문에 더 이상 추가 모집을 하기에는 행정적인 여력이 안 된다. 이번이 마지막"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레지던트 1년 차는 14일까지, 레지던트 2~4년 차와 인턴은 16일까지 하반기 수련에 지원할 수 있다. 16일 접수가 최종 마무리되면 17일 레지던트 1년 차 필기시험을 시작으로 이달 말까지 병원별 선발 절차를 진행해 9월부터 수련을 재개할 계획이다.
정부는 지난달 8일 모든 전공의를 대상으로 면허정지 등 행정처분 방침을 철회하면서 하반기 수련 특례를 제공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사직 1년 이내에 같은 전공과 연차로 일할 수 없는 지침을 완화해 올해 하반기에 한해서만 같은 전공과 연차로 복귀할 기회를 제공한 셈이다.
하지만 실제 전공의들의 복귀로 이어질 가능성은 희박하다. 지난달 31일까지 진행된 하반기 전공의 총모집인원은 7645명이었으나 이 중 104명만 지원했다. 인턴 13명, 레지던트 91명이 9월 수련을 희망하면서 지원율은 1.36%에 그쳤다. 서울대·서울아산·세브란스·삼성서울·서울성모병원 등 '빅5' 지원자는 45명이었다.
특히 필수의료 분야 지원자는 1%대 안팎으로 나타났다. 내과 1.63%(모집인원 735명·지원인원 12명), 외과 1.57%(317명·5명), 산부인과 0.81%(367명·3명), 소아청소년과가 0.36%(553명·2명)의 지원율을 보였다.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지난 8일 오전 11시 기준 211개 수련병원에 출근한 전공의는 1만3531명 중 1201명으로 집계됐다. 출근율은 8.9%에 그쳤다. 사직 레지던트 5701명 중 약 11%인 625명(5일 기준)이 종합병원 등에 취업했다. 이러한 흐름으로 볼 때 사직 레지던트가 일반의로 취업하는 사례는 더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한편 정부는 상급종합병원의 전공의 공백 장기화에 대비해 다음 달부터 중증·응급환자 중심으로 구조전환 시범사업을 시행할 방침이다.
현재 50% 수준인 상급종합병원의 중증 환자 비중을 3년 내 60%까지 단계적으로 상향하고 전공의 비중을 40%에서 단계적으로 20% 이하로 감축하는 방안이다. 이에 맞춰 일반 병상도 5~15% 감축한다.
중증 환자가 상급종합병원을 이용했을 때 비용 부담을 낮추고, 경증 환자가 권역응급센터를 방문할 경우 의료비 부담을 높이는 방안도 포함된다.
아울러 정부는 상급종합병원과 진료 협력병원이 더 적극적으로 환자를 의뢰·회송하는 '전문 의뢰·회송시스템'도 구축할 계획이다. 환자가 상급종합병원으로 의뢰·회송되거나 증상이 악화할 경우 최우선으로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패스트트랙을 도입하겠다는 것이다.
진료지원(PA) 간호사를 제도화하는 '간호법'의 국회 통과도 지원한다. PA 간호사 인력을 활용해 전공의들의 의존도를 낮추겠다는 구상이다. 이와 관련해 여야는 이달 안에 '간호법' 국회 통과를 위해 협력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정윤순 실장은 "위기를 기회로 삼아 상급종합병원을 구조 전환해 의료전달체계를 근본적으로 혁신해 나가겠다"며 "상급종합병원이 중증 진료에 집중하고 전문의 중심으로 최선의 진료를 제공하며 전공의 없이도 안정적인 운영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