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 새마을금고서 수십억대 부실대출, 새 전환점 맞나

기사등록 2024/08/08 14:10:27

새마을금고 중앙회 감사결과, 건축주들 주장 인정 최고수위 '징계면직'

건축주들 경찰의 편파수사 의혹 제기, 감사결과 수사방향 전환점 될지 주목

[전주=뉴시스] 35억원대의 기성고대출을 부정 실행한 익산의 해당 새마을금고. *재판매 및 DB 금지
[전주=뉴시스] 35억원대의 기성고대출을 부정 실행한 익산의 해당 새마을금고. *재판매 및 DB 금지
[전주=뉴시스] 김종효 기자 = 전북 익산의 한 새마을금고에서 실행된 수십억대의 부정한 기성고 대출사건에 대해 새마을금고중앙회의 감사결과 대출과정의 부정사실이 확인됐다. 전주시 덕진구 일원에 다가구주택을 건립하고자 지난 2022년 7월 35억원의 대출을 받았던 건축주(피해자)들의 호소와 지리한 수사과정이 2년째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새 전환점이 될지 주목된다.

8일 건축주들에 따르면 최근 새마을금고중앙회가 내놓은 익산 ◯◯◯◯새마을금고의 기성고 대출 감사결과 이사장은 '직무정지', 업무담당자 3명은 '징계면직' 처분이 내려졌다. 새마을금고의 징계구분 중 '징계면직'은 비위의 정도가 심하고 고의적이라 판단될 때 내려지는 처분이다. 자체 최고수위 징계여서 일반의 경우에는 '파면'에 해당한다는 해석도 나온다. 단 이사장의 경우 선출직이기 때문에 최종 법적 판단이 내려질 때까지의 직무정지이다. 이후 별도의 조치 등이 예상된다.

내용상으로도 ▲한도대출(기성고) 임의출금 ▲기성고 대출 취급 부적정 ▲동일인 대출한도 초과대출 ▲임원 이해상충행위 발생(특정인 특혜대출) 등이 적시됐다. 관련 법규 및 규정상으로는 '새마을금고법'과 '금융실명거래 및 비밀보장에 관한 법률'을 비롯해 각 법률에 따른 규정은 물론 '형법 제356조 업무상 횡령과 배임' 등 10건의 위반사항이 적발됐다. 

공사 진척도에 따라 단계별로 분할지급돼야 하는 기성고 대출의 형식이 무시된 채 착공 전 2회, 나머지는 착공 후 공정률 20% 안팎인 상태에서 총 5회의 대출이 모두 실행됐다. 총 대출금의 57%에 해당하는 금원이 착공 전에 이미 시공사로 흘러들어 갔지만 애초 새마을금고의 기성고 대출 규정에는 착공 전 선급금이라는 것이 없다. 건축주들이 주장해 왔던 이런 내용들이 모두 인정된 결과다.

[전주=뉴시스] 다가구주택을 짓고자 익산 OOOO새마을금고에서 기성고대출을 받았던 건축주들이 새마을금고의 기성고대출 부정실행 때문에 빚더미에 앉게 됐다. 공정률에 따라 분할 지급해야하는 기성고대출의 기본 원칙을 어긴채 대출을 부정실행한 새마을금고 대출업무 담당자와 피해자인 건축주 중 1인의 대화내용 녹취록이다. 사진상의 대화자 중 박◯◯씨가 건축주이고 대화상대가 해당 새마을금고의 대출업무 담당자다. *재판매 및 DB 금지
[전주=뉴시스] 다가구주택을 짓고자 익산 OOOO새마을금고에서 기성고대출을 받았던 건축주들이 새마을금고의 기성고대출 부정실행 때문에 빚더미에 앉게 됐다. 공정률에 따라 분할 지급해야하는 기성고대출의 기본 원칙을 어긴채 대출을 부정실행한 새마을금고 대출업무 담당자와 피해자인 건축주 중 1인의 대화내용 녹취록이다. 사진상의 대화자 중 박◯◯씨가 건축주이고 대화상대가 해당 새마을금고의 대출업무 담당자다. *재판매 및 DB 금지

시공사는 대출금을 지급받은 후 공사 자재비 지불부터 시작해 모든 공사일정을 중단해 버렸다. 대출금을 소위 '먹튀'한 뒤 사실상 폐업한 상태다.

동시에 건축주들의 다가구주택을 짓겠다는 꿈은 한순간에 날아가 버렸다. 이들은 새마을금고와 시공사를 전북지방경찰청에 업무상 배임 혐의로 고소했다. 배임·횡령·사기 등을 포함한 내용이었다. 대출자 통장의 규정 외 보관, 시공사 송금을 위한 입금전표 사전날인 요구 등 관례를 가장한 비상식적인 대출실행 과정이 있었다.

특히 새마을금고 이사장과 시공사 대표가 과거 익산시의회 동료의원이었던 점은 건축주들 입장에서 새마을금고와 시공사의 사전 계획범죄로 판단하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새마을금고에서는 대출 실행과 시공사 공사중단 이후 건축주에 대해 채권추심에 나서며 신용불량자로까지 내몰았다. 더 나아가 건축주들과 시공사 사이 '업계약서' 즉 이면계약의 혐의가 있다면서 이들을 고소하기까지 했다.

[전주=뉴시스] 다가구주택을 짓고자 익산 OOOO새마을금고에서 기성고대출을 받았던 건축주들이 새마을금고의 기성고대출 부정실행 때문에 빚더미에 앉게 됐다. 그럼에도 새마을금고 측은 이면계약 즉 대출금 규모를 부풀리기 위한 사전 '업계약'이 있었다며 피해를 본 건축주들을 고소했다. "심각한 2차 가해로 고통스럽다"는 건축주들이 이면계약은 없었다며 이를 증빙하는 시공사 측의 문자메시지를 공개했다.  *재판매 및 DB 금지
[전주=뉴시스] 다가구주택을 짓고자 익산 OOOO새마을금고에서 기성고대출을 받았던 건축주들이 새마을금고의 기성고대출 부정실행 때문에 빚더미에 앉게 됐다. 그럼에도 새마을금고 측은 이면계약 즉 대출금 규모를 부풀리기 위한 사전 '업계약'이 있었다며 피해를 본 건축주들을 고소했다. "심각한 2차 가해로 고통스럽다"는 건축주들이 이면계약은 없었다며 이를 증빙하는 시공사 측의 문자메시지를 공개했다.  *재판매 및 DB 금지

새마을금고의 적반하장식 고소가 심각한 2차 가해라는 시각도 있다. 당시 시공사 대표의 아들이자 사내 이사였던 A씨가 "사죄 드린다. 피해구제가 우선돼야 한다"면서 제시했던 문자메시지를 입수했다. 이 내용에 "업계약서는 건축주들은 모르는 부분이다…", "아무상관 없는 일이다…"란 내용이 담겨 있었기 때문이다. 이를 사건의 전개 과정에 대입할 경우 건축주들의 행위라고 보기 어려웠다.

이를 묻고자 연락을 취했지만 새마을금고 측은 여전히 "답변할 수 없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

같은 사안, 다른 주장의 고소 2건을 접한 경찰의 수사과정은 건축주들에게 의혹과 불만을 샀다. 2개의 고소사건이 별개 수사로 진행되며 오히려 새마을금고 측 고소건에 대한 수사속도가 더 빨랐다. 여기에 건축주들이 결백하다는 주장의 문자메시지까지 공개했던 시공사 대표 아들 A씨의 같은 내용 진술까지 있었다.

건축주들은 그럼에도 경찰이 새마을금고 측 고소사건에 따라 자신들에게 혐의를 묻고 있는 상황을 놓고 황당함과 불안함까지 느껴야 했다. 특히 이들이 고소장을 제출했을 당시의 초동수사 과정에서 증거인멸 방지를 위한 새마을금고 압수수색 등이 이뤄지지 않은 점에 대해서는 강한 불만을 표시했었다. 이 때문에 최근까지도 이들은 "여러 정황상 경찰의 수사가 편파적이라고 느껴 기자회견 또는 항의방문 등 대응수단을 놓고 고심을 거듭했다"고 한다.

이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당사자 입장에서는 서운할 수도 있지만 수사라는 것이 양쪽을 다 만족시킬 수 없다"며 "증거 또한 다 확보된 상태에서 원칙적인 수사가 진행됐다"고 말했다.

현재 2개의 고소사건은 모두 전주지방검찰청에 송치됐다. 여기에 새마을금고 부정대출 관련자들에 대한 중앙회 감사 후 중징계까지 결정된 상태다. 사건의 향방이 어디로 갈지 주목되는 상황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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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산 새마을금고서 수십억대 부실대출, 새 전환점 맞나

기사등록 2024/08/08 14:10:27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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