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5월 용인에 약 39억원 들여 첫 개교
웹툰·미디어아트·창작뮤지컬 등 교육과정 다양
도교육청, 경기북부 양주에 제2창작소 설립 추진
[용인=뉴시스] 박종대 기자 = 6일 오후 2시께 경기 용인시 기흥구에 소재한 경기학교예술창작소 내 2층 웹툰강의실.
한낯 최고기온이 32도까지 오른 불볕더위 속에 한 눈에 봐도 앳돼 보이는 10대 청소년 학생들이 디지털 기기로 그림 그리기에 열중하고 있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학생들이 전문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을 이용해 애니메이션 드로잉 패드에 펜슬로 작업을 진행하면 노트북 화면에 띄워져 있는 실사 풍경 이미지가 웹툰 느낌이 나는 그림으로 바뀌었다.
'ㄷ'자 형태로 둘러앉은 학생 10여 명 사이로 웹툰작업에 필요한 교육을 진행하는 강사는 '십박'이라는 활동명을 쓰는 박성현 작가였다. 그는 건국대에서 이공계 학과를 전공하며 네이버 웹툰 공모전에 당선되면서 정식 데뷔한 현직 웹툰작가다. '군인RPG', '방탈출'을 그렸다.
평소 웹툰에 대한 관심으로 이곳에서 개설한 교육프로그램에 참여한 학생들은 현재 활동 중인 웹툰작가가 직접 지도하는 수업인 만큼 기존 학교 수업보다 더 집중력을 발휘해 수업에 참여했다.
이 웹툰강의실이 조성돼 있는 경기학교예술창작소는 2019년 5월 처음 문을 열었다. 도교육청은 용인 성지초등학교가 재학생 수가 줄면서 학교 건물 내 유휴공간이 늘어나자 약 39억원을 들여 교내 지하 1층, 지상 3층짜리 별관 건물을 리모델링을 거쳐 이곳을 개교했다.
이곳에는 웹툰 강의 말고도 미래의 예술가가 되기 위해 꿈을 키우고 있는 학생들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다. 순수예술부터 현대 및 대중예술까지 광범위하게 체험이 가능하다.
웹툰과 창작뮤지컬, 퓨전 실내악, 매체미술, 공연실습을 비롯해 미디어아트 및 음악, 평면 및 입체조형, 밴드앙상블까지 선택권이 다양하다.
학생들은 기존에 자신이 속해 있는 학교에서 정규 수업을 마치고 방과 후 이곳에서 무료로 자신이 전공하고 싶은 예술 분야를 배울 수 있다. 군포와 파주 등 지역사회와 연계한 교육과정도 운영한다.
특히 전문강사진을 초빙해 기본기가 탄탄한 학생들에게 1대 1 맞춤형 피드백 수업을 통해 한층 더 높은 수준에 도달할 수 있도록 특화 프로그램도 함께 지원하고 있다.
이 때문에 학생들의 진로 선택에도 커다란 도움이 된다. 커리큘럼도 단순히 체험해보는 수준에서 숙련자 과정을 돕는 프로그램까지 세세하게 구성돼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내용이 학생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나면서 경기학생예술창작소는 '미래의 예술가 양성소'라는 호평을 들으며 높은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2023년 한 해 동안 총 296개 학교에서 재학 중인 학생 1만2384명이 이곳을 찾았다. 경기학생예술창작소 홈페이지에서 학생 선발공고를 확인해 신청하면 된다.
도교육청도 이같은 수요를 반영해 2026년 6월 준공을 목표로 경기북부에 위치한 양주시에 제2경기학교예술창작소 개교를 준비 중이다. 약284억2500만원이 투입되는 이 사업은 도교육청과 양주시가 학교 신축에 들어가는 예산을 절반씩 나눠 부담하기로 했다.
제2경기학교예술창작소는 연면적 5584㎥에 교사 2개동, 체육관, 놀이터, 텃밭 등을 조성할 계획이다. 이곳이 문을 열게 되면 경기북부권 학생들에게 전문 예술교육을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성남 이우고등학교 2학년에 재학 중인 남지수(17) 양은 "제 진로가 연극과 뮤지컬 관련돼 있는데 이를 탐색해보기 위해 경기학교예술창작소에서 학생을 모집할 때 지원해 이곳에 오게 됐다"며 "실제로 와서 활동을 해보니까 실기 중심의 수업을 통해 직접 무대에서 표현하는 방법을 배우는 등 유익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도교육청 조영민 융합교육정책과장은 "경기학교예술창작소에서 운영하는 전문 분야 융합예술교육을 단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라며 "도내 학생이 자신의 미래를 향해 한 발 더 다가가고 예술과 학습이 균형을 이루며 성장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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