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바이든 지지했으나 가자 전쟁으로 돌아선 유권자들
해리스의 네타냐후 연설 사회 거부에 감격…정책 변화 기대
[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2020년 대선에서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을 압도적으로 지지했으나 바이든의 강력한 이스라엘 지원 정책에 실망한 아랍계 미국인 유권자들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에 대해서는 상당한 기대를 걸고 있다고 미 뉴욕타임스(NYT)가 5일(현지시각) 보도했다.
NYT는 이에 따라 바이든 반대운동을 했던 아랍계 유권자들이 해리스 후보를 지지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해리스 후보는 바이든 대통령의 중동정책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다만 팔레스타인 주민들의 고통에 대해서는 보다 강한 어조로 말해왔다.
아랍계 주민이 많은 미시간 주 디어본의 시장을 지낸 압둘라 함무드는 “바이든 대통령에게는 완전히 닫혔던 문이 카멀라 해리스에게는 열리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디어본 아랍 아메리칸 뉴스 발행인 오사바 시블라니는 “해리스가 우리들 표를 받으려 한다면 우리도 해리스의 생각에 관심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해리스를 자동적으로 지지하지는 않는다고 강조했다. “해리스를 좋게도, 나쁘게도 생각하지 않으며 그와 대화하기를 원한다”는 것이다.
한편 아랍계 유권자들은 해리스 후보가 유대인인 조시 샤피로 펜실베이니아 주지사를 러닝메이트로 발표할 것인지에 촉각을 곤두세운다. 샤피로 주지사는 강력한 이스라엘 지지자로 친 팔레스타인 시위를 비판해왔다.
미시간 주에는 20만 명 이상의 이슬람 유권자들이 거주한다. 미시간 주 선거 결과를 좌우하기에 충분한 수다. 바이든 대통령은 2020년 대선 때 미시간 주에서 15만4000표차로 승리했다. 아랍계 유권자들은 경합지역인 버지니아 주, 미네소타 주, 펜실베이니아 주에도 상당히 많이 거주한다.
아랍계 유권자들의 바이든 지지는 가자 전쟁 이후 크게 줄었다. 이스라엘에 많은 무기를 지원하는 등 강력히 지지하면서 바이든 포기 운동이 큰 힘을 받아왔다.
그러나 해리스 부통령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의회 연설 주재를 거부하면서 그에 대한 아랍계 주민들의 기대가 커지고 있다.
해리스 후보는 의회 사회 거부를 일정 때문이라고 밝혔으나 뒤이은 네타냐후 총리와 회담 뒤 이스라엘의 방위권을 지지한다면서도 가자에서 “너무 많은 무고한 민간인”이 숨졌다고 선언했다.
아랍계 유권자들은 해리스 후보의 향후 행보를 주시하고 있다. 아랍계 유권자들의 동향을 추적해온 제임스 조그비 아랍 아메리칸 연구소장은 해리스 후보가 2020년 바이든을 지지했다가 가자 전쟁으로 돌아선 유권자들을 끌어들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같은 분위기는 소셜 미디어에서도 역력히 드러난다. 바이든 대통령 후보 사퇴 직후 시리아계 미국인 코미디언 나세르 알라예스가 인스타그램에 아랍 노래에 맞춰 춤추는 동영상을 올리고 “바이든 후보 사퇴 뒤 바이든에 미투(Me to)한다”고 썼다. 이 동영상은 조회수가 80만회를 웃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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