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 시장도 덮친 'R의 공포'
비트코인·이더리움 평균 15% 폭락
FTX 사태 이후 최대 낙폭…추가 하락 전망도
'부자아빠' 기요사키 "저가 매수 시기 도래"
[서울=뉴시스]이지영 기자 = 가상자산 시장도 미국발 'R(Recession ·경기침체)의 공포에 백기를 들었다. 대장주에 속하는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등은 하루 만에 평균 15% 폭락했고, 전체 가상자산 시가총액은 3일간 약 427조원이 증발했다. 당분간 하방을 방어할 재료가 없다는 점에서 비트코인 7000만원 반납 가능성도 나온다.
6일 빗썸에 따르면 가상자산 대장주 비트코인은 전날 하루에만 12% 넘게 폭락하며 한때 7157만원을 기록했다. 7100만원대는 지난 2월 27일 이후 160일 만이다. 지난 2022년 11월 FTX 파산 사태 이후 최대 주간 낙폭이기도 하다.
알트코인 대장주 이더리움 낙폭은 더 컸다. 이더리움은 전날 20% 넘는 하락률을 기록하며 한때 315만원에 거래됐다. 이더리움이 310만원대까지 떨어진 것은 마찬가지로 지난 2월 이후 처음이다.
코인 대장주들이 잇따라 무너지면서 전체 시장도 쪼그라들었다. 가상자산 전문 매체 코인텔레그래프에 따르면 하락세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던 지난 2일(현지시간) 이후 3일 동안 가상자산 전체 시총은 약 3130억달러(427조원3076억원)가 날아갔다.
지난주와 비교하면 확연히 다른 분위기다.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가 지난달 27일(현지시간) 비트코인을 미국의 전략자산으로 비축하겠다고 발언한 직후 가상자산 시장은 일주일 내내 강세를 띠었기 때문이다. 당시 비트코인은 9700만원대까지 치솟으며 1억원 돌파를 앞두기도 했다.
일주일 만에 시장이 급격히 식은 배경은 전 세계 주요 증시를 무너뜨린 미국 경기침체에 대한 공포다. 미국 실업률이 약 2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하며 경기침체 논쟁이 급격히 일자 위험자산인 주식과 가상자산에 대한 매도세가 동시에 촉발된 것이다.
코인텔레그래프는 전날 "글로벌 증시가 부진한 가운데 가상자산 매도세도 상당했다"며 "특히 지난 3일간 매도세는 최근 1년 중 가장 강한 수준이었다"고 설명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그간 시장 호재로 꼽혔던 트럼프의 재선 가능성이 낮아진 가운데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유출세, 제네시스글로벌 부채 상환 개시, 점프트레이딩 대규모 이더리움 매각, 일본 금리 인상(엔화 강세) 등 복수의 악재가 겹치면서 하방 압력을 더욱 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전세계 금융시장을 끌어내린 매크로 이슈에 가상자산 시장 악재들이 더해졌다는 설명이다.
마일스 도이처 유명 디파이 애널리스트는 전날 "현재 가상자산 시장이 폭락세를 보이는 이유는 퍼펙트 스톰(두 가지 이상의 악재가 겹쳐 크고 심각한 경제 위기로 발전하는 현상)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가상자산 전문 매체 더블록 역시 전날 "최근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이 급락한 것은 복수의 원인이 작용했을 것"이라며 "미국 대선으로 인한 불확실성이 고조된 상황에서 미국 7월 고용지표가 예상치를 하회하고 일본 중앙은행이 금리를 인상하는 등 이벤트가 겹친 탓"이라고 분석했다.
"반등 재료 부재…6000만원대도 가능"
10x리서치는 지난 3일(현지시간) "미국 경제가 침체하는 시나리오가 전개된다면 비트코인은 5만달러(6830만원) 밑으로 하락할 수 있다"며 "이에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온체인 분석업체 크립토퀀트는 전날 X를 통해 "비트코인이 지지선 5만7000달러를 이탈했다. 이번 하락으로 4만달러(5464만원)까지 하락할 가능성도 있다"며 "현재 트레이더들은 지난 2022년 11월(FTX 사태) 이후 가장 큰 미실현 손실을 기록 중"이라고 밝혔다.
그간 비트코인 강세를 꾸준히 점쳤던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의 저자 로버트 기요사키는 이번 폭락에 따라 저가 매수 타이밍이 도래했다고 주장했다.
기요사키는 전날 X를 통해 "비트코인을 비롯한 모든 시장이 폭락하고 있다"며 "비트코인, 금, 은을 매수할 좋은 기회가 오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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