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주·광주 출신 안세영, 경기·체력·경기력 3박자 갖춰
한국 배드민턴 여자단식 올림픽 28년만 금메달 수확
[광주=뉴시스]김혜인 기자 =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체력·끈기 모두 남달랐어요. 세계 유망주라 생각했죠."
올림픽 28년 만에 한국 배드민턴 여자 단식 금메달을 수확한 광주·전남 출신 안세영(22·삼성생명)의 꿈나무 선수 시절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초등학교 시절 안세영의 첫 배드민턴 스승인 최용호 감독(강원도 인제 초중등 배드민턴팀 감독)은 5일 안 선수에 대해 "떡잎부터 남달랐다"고 회고했다.
전남 나주에서 태어난 안세영이 처음 배드민턴을 시작했던 건 초등학교 1학년 때였다. 체육인이었던 부모님의 영향으로 배드민턴을 시작하게 됐다.
당시 광주 풍암초등학교에서 만난 최 감독은 2008년 베이징올림픽 혼합복식 금메달리스트 이용대를 키워낸 스승이기도 했다.
최 감독이 기억하는 안세영의 첫 인상은 어린 나이에도 끝까지 임무를 완수하는 '프로'였다.
1학년 배드민턴팀 입단 직후 향한 전지 훈련에서부터 그의 끈기는 돋보였다. 고학년 언니 오빠도 힘들어하는 백사장을 수㎞를 뛰었다.
최 감독은 "첫 훈련이라 제안만 했는데, 어린 아이가 힘들어 눈물을 흘리면서 몇 시간 동안 고강도 훈련을 완수하는 정신력에 깜짝 놀랐다"고 전했다.
월등한 체력과 탁월한 경기력도 돋보였다.
매일 4~8시간 훈련을 거르는 적이 없었다. 강인한 체력 덕에 훈련을 도우러 온 중학생 선수들도 안세영과 게임하는 것을 꺼려했다.
상대 선수의 경기 특성을 파악해 공격·방어하는 게임 전략도 척척 구사했다.
초등학교 3학년, 안세영에게도 포기하고 싶은 순간이 찾아왔지만 최감독은 그를 붙잡았다. '세계 최고의 선수'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었다.
최 감독은 "공부 1등은 못할 수 있지만 세계 배드민턴 1등은 할 수 있을 것"이라며 안세영을 설득, 배드민턴계에 안착시켰다.
광주체육중학교 소속 안세영은 2017년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7전승을 거둔 뒤 중학생으로는 처음 단식 대표로 선발됐다. 2019년 한국 선수로는 처음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신인상을 받았다.
안세영은 이날 2024 파리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 결승전에서 허빙자오(9위·중국)를 상대로 2대0으로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걸며 배드민턴 계에 새 역사를 썼다.
안세영의 금메달은 1996년 애틀랜타 대회에서 배드민턴 여성단식 방수현이 결승에서 승리한 이후 28년 만이다. 배드민턴 전체 경기에서도 2008년 베이징 대회 이용대-이효정의 혼합 복식 이래 16년 만의 금메달이다.
최 감독은 "국내외 선수들이 안세영을 주목하고 있다"며 "흐트러지지 않고 최선을 다해 자랑스럽다"고 전했다.
육철수 광주체육중·고등학교장은 "안세영은 학교의 자랑이자 보배다"며 "학생들이 안세영이 올림픽에 나가 좋은 성과를 거둔 것을 보고 큰 꿈을 꾸고 있다. 값진 결실을 거둔 것을 축하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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