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 2개월가량 전부터 영빈관에 폭발물 은닉"
"하니예 재실 확인하고 원격으로 폭발물 조작"
폭발물 반입법·시점 불명…하니예'만' 노린 암살
[서울=뉴시스] 이명동 기자 =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정치 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예가 이란에서 암살된 방법은 외부에서 날아온 미사일이나 무인기(드론)가 아니라 내부에서 폭발한 폭탄 탓이라고 뉴욕타임스(NYT)가 1일(현지시각)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매체는 "중동 관료 5명에 따르면 폭탄은 2개월가량 전에 영빈관에 숨겨져 있었다고 한다. 영빈관은 이란혁명수비대(IRGC)가 운영하고 보호하는 곳으로 (이란 수도) 테헤란 북부의 고급 주택가에 있는 네샤트라는 대형 복합건물의 일부"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5명의 관료는 그(하니예)가 영빈관 방 안에 있다는 것이 확인되자 폭탄이 원격으로 터졌다. 이 폭발로 경호원도 사망했다"라면서 "혁명수비대 대원인 두 이란 관료는 이 폭발로 건물이 흔들리고 일부 창문이 깨졌으며 외벽이 부분적으로 무너졌다고 브리핑했다"고 적었다.
하니예가 사망한 뒤 미사일을 이용한 공습 가능성이 부상했지만 이는 현실성이 낮다는 비판론에 직면했다. 미사일이 이란 방공망을 뚫고 심지어 수도까지 진입하는데 어떻게 감지도, 저지도 되지 않았을 수 있느냐는 것이다.
그 때문에 사건이 건물 안에 반입된 폭발물에 의한 암살이라는 가능성은 설득력을 얻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폭발물을 혁명수비대가 보호하는 건물 안으로 어떻게 반입할 수 있었는지는 구체적으로 규명되지 않아 의문점은 여전히 남는 상황이다. 복수의 이란 관료도 폭발물이 언제, 어떻게 방에 설치됐는지는 알지 못한다고 털어놨다.
폭발물에 의한 암살이 설득력을 얻는 또 다른 이유는 하니예가 같은 장소를 반복적으로 방문했다는 점이다. 소식통은 카타르에 머무르던 하니예가 이란을 방문할 때 같은 장소에 여러 차례 머물렀다고 설명했다.
팔레스타인 무장단체인 이슬라믹지하드(PIJ) 지도자 지야드 알나카라가 암살 당시 옆방에 머물렀지만 큰 피해를 보지 않았다고 한다. 이는 공격이 하니예만을 노린 것임을 시사한다.
동시에 암살 사건을 벌인 뒤 이스라엘은 미국을 비롯한 일부 서방 정부에 작전 내용을 공유했다고 한다. 이는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자국 정부가 하니예 암살과 관련해 어떠한 정보도 '미리' 제공받은 적이 없다고 언급한 것과도 배치되지 않는다.
이란 측은 사건 발생하자 수면 중이던 이란 최고지도자인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를 깨워 이를 보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란 관료는 자국 심장부에서 벌어진 사건은 이는 정보·보안 부문에서 치명적인 실패라고 지적했다. 이로 인해 혁명수비대도 당혹스러워하고 있다고 한다.
매체는 8명의 소식통을 인용했는데, 이 중 7명이 북아프리카·서아시아 국가 관료다. 이 중 이란 관료도 2명 포함돼 있다. 나머지 1명은 미국 정부 관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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