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독일 이어 비트코인 매각 나설까
트럼프 언급한 '비트코인 비축 법안' 초안 공개
[서울=뉴시스]이지영 기자 = 비트코인이 미국 정부 매각설에 여전히 흔들리고 있다. 앞서 독일 정부가 매각했을 때와 마찬가지로 잠재적 매도 물량이 낙폭을 키울 수 있다는 불안감에 투심이 꺾인 탓이다. 최근 트럼프 연설 이후 9700만원까지 치솟았던 비트코인은 이번 하락세로 9200만원대까지 빠졌다.
31일 오전 8시40분 기준 비트코인은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에서 24시간 전보다 0.74% 오른 9280만원을 기록했다.
같은 시각 업비트에서는 0.82% 하락한 9285만원에 거래됐다. 가상자산 시황 중계 사이트 코인마켓캡에서는 24시간 전보다 0.95% 빠진 6만6204달러를 나타냈다.
이더리움도 약세를 띠고 있다. 같은 시각 이더리움은 빗썸에서 0.67% 떨어진 459만원을, 업비트에서는 0.95% 빠진 459만원을 기록했다. 코인마켓캡에서는 1.32% 밀린 3273달러에 거래됐다.
이더리움은 비트코인을 제외한 나머지 대체 가상자산인 알트코인(얼터너티브 코인)이다. 시가총액은 비트코인에 이어 두 번째로 크다.
김치프리미엄은 1%대를 이어갔다. 김치프리미엄은 비트코인의 국내외 가격 차이를 뜻한다. 글로벌 가상자산 시황 비교 플랫폼 크라이프라이스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59분 기준 비트코인 김치프리미엄은 1.26%다.
시장은 전날 퍼진 미국 정부 매각 가능성에 움츠러들었다. 트럼프가 지난 27일(현지시간) '비트코인 콘퍼런스 2024'에서 "비트코인을 팔지 않겠다"고 공언한 지 이틀 만에 미국 정부가 다크웹 실크로드와 연관된 비트코인 2만9800개(약 2조7674억원 규모)를 익명 주소로 이체했기 때문이다. 통상 이같은 이체는 매각으로 이어진 사례가 많았단 점에서 투심이 위축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이달 초 독일 정부 매도세에 하락장이 펼쳐진 사실도 시장 공포를 키운 것으로 보인다. 앞서 독일 정부의 매도세가 비트코인의 공급 과잉을 초래한 것처럼 미국 정부가 실제로 매각에 나설 경우 유사한 장세가 펼쳐질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당시 비트코인은 독일 정부가 영화 불법 다운로드 사이트에서 압수한 비트코인 5만개 중 3만7000개(약 4조원 규모)를 보름 만에 시장에 풀면서 8000만원 밑으로 폭락한 바 있다.
이 가운데 트럼프와 공화당 소속 신시아 루미스 상원의원이 비트코인 콘퍼런스 2024에서 발표한 '비트코인 비축 법안'의 세부 사항이 공개됐다.
30일(현지시간) 코인터크뉴스에 따르면 해당 법안 초안의 주요 내용은 ▲재무장관은 5년 동안 연간 최대 비트코인 20만개를 비축 ▲총 비트코인 100만개 비축을 목표로 하는 '비트코인 구매 프로그램' 설정 ▲비트코인은 최소 20년 동안 보유 ▲연방 부채를 갚기 위한 목적으로만 비트코인 판매 가능 ▲2년 동안 판매되는 비트코인의 양은 총 자산의 10%를 초과할 수 없음 등이다.
앞서 루미스 의원은 비트코인 콘퍼런스 2024에서 트럼프에 이어 연단에 오르며 "연방정부가 5년 내 비트코인 100만개를 비축하도록 하는 법안을 만들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글로벌 가상자산 데이터 조사 업체 얼터너티브(Alternative)에서 집계하는 '공포·탐욕 지수'는 이날 61점을 기록하며 '탐욕(Greed)' 수준을 나타냈다. 전날(67·탐욕)보다 떨어진 수치다. 해당 지수는 0에 가까울수록 극단적 공포를, 100에 가까울수록 극단적 낙관을 각각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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