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가 훼철한 덕수궁 일면 보여주는 증거
철거 전 전시장 등 문화공간으로 임시 개방
[서울=뉴시스] 이수지 기자 = 덕수궁 선원전 내 '구(舊) 조선저축은행 중역 사택'이 전시와 학술회의가 열리는 문화공간으로 탈바꿈한다.
선원전 영역은 역대 왕의 어진을 모시고 제사를 지내던 선원전을 비롯해 흥덕전, 흥복전 권역으로 이뤄졌다. 선원전 영역에 세워진 영성문의 이름을 따 '영성문 대궐'이라 불렸을 만큼 독립된 공간으로 인식됐다.
1919년부터 일제가 헐어내 종교시설 등 다른 용도로 사용하면서 궁궐로서의 역사성은 사라졌다. 사택은 당시 훼철된 덕수궁 일면을 보여주는 증거다.
국가유산청 궁능유적본부는 30일 이곳에서 '지속가능한 도시와 역사적 유산의 역할'을 주제로 한 학술회의를 연다. 오는 8월1~31일까지는 특별전 '회화나무, 덕수궁…'을 진행한다.
국가유산청은 선원전 영역 복원계획에 따라 향후 사택을 철거할 예정이다.
국가유산청은 "이번 기회를 통해 철거 전 시민들을 위한 문화공간으로 임시 개방하고, 덕수궁 복원의 의미와 가치를 느낄 수 있는 장소로 적극 활용하고자 했다"고 밝혔다.
학술회의는 덕수궁 복원의 의의와 도시 국가유산의 중요성을 새롭게 인식하고, 거시생태계 관점에서의 건축·도시·조경을 논한다.
학술회의에서 조경학, 건축학, 생태학 등 각 분야 전문가가 7개 주제로 발표한다. ▲도시에서의 역사적 유산, 보존과 활용 가치 ▲왜 우리는 조선 궁궐을 복원하는가 ▲조경이 만드는 궁궐·조선왕릉의 식생경관 ▲저 나무는 언제부터 왜 그곳에 자랄까 ▲지구법 관점에서 본 도시 정체성과 생태 ▲건축산수, 지속 가능한 도시는 가능한가 등이다.
특별전은 선원전에서 수백 년간 자리를 지킨 회화나무를 중심으로 선원전의 역사적 의미와 가치를 되새겨보고자 기획됐다. 이 전시에서 궁능유적본부 홍보대사인 이명호 사진작가가 재해석한 회화나무 작품들을 선보인다.
특별전은 전시 기간 중 사전예약 없이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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